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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노벨상 운운 하지들마라. 또 돈들어가는 소리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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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6일로 예상됐던 올해 노벨문학상 발표가 1주일 늦은 13일 목요일 저녁으로 연기된 가운데 고은 시인이 유력한 수상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면서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올 것인지 기대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막연한 기대를 긍정적 희망으로 바꾼 것은 지난주 로이터통신에 뜬 몇 줄의 예측 기사였다. 로이터통신은 영국의 도박전문 업체 래드브로크스의 발표를 인용, 시리아의 시인 아도니스에 이어 한국의 고은 시인과 스웨덴의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시인을 두번째로 유력한 수상자로 꼽았다. 매년 등장하는 유력후보만 십수명에 이르는 가운데 한국 문인이 세 손가락 안에 거론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다. 이를 계기로 고은씨뿐 아니라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이 있는 한국 작가들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즐거운 ‘내기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고은씨는 지난 10여년간 왕성한 해외활동으로 수상 기대를 한껏 높여놓은 상황이다.

고씨는 1995년 독일 베를린을 방문, 일본을 제외한 첫 해외 문학행사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프랑스, 미국, 멕시코, 그리스, 체코, 노르웨이 등을 해마다 드나들면서 해외 문단에서 입지를 구축해왔다. 2000년 이후에는 한 해에 서너 달은 해외에 있었다 할 정도로 왕성한 행보를 보였다. 그 사이 고은씨의 작품 131종 단행본(‘나의 파도소리’ ‘조국의 별’ ‘만인보’ 등)이 세계 15개 언어로 번역·출간됐다. 특히 지난 8월에는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국제문학제 비에른손 페스티벌에서 비에른손 훈장을 받아 세계 속 위상을 실감케했다.

시인 이시영씨는 “해외에서의 그에 대한 평가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라며 “그동안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한국문학의 세계 속 위상을 높이는 한편 침체된 국내 문학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도 노벨문학상 수상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세계 무대에서 시인 고은씨만이 갖는 매력으로는 ‘쉼 없는 창작력’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이미 100권이 넘는 저서를 썼고 70세를 넘긴 오늘까지도 창작활동을 지속하는 그의 ‘화수분’같은 생산력이 해외 문단을 놀라게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동양시 특유의 신비스러움과 강렬함, 열정적인 낭송 모습 등이 이른 시간 안에 ‘고은’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 고씨의 가장 강력한 노벨문학상 ‘라이벌’은 소설가 황석영씨다. 황씨는 2002년 프랑스 쥘마 출판사에서 ‘한씨 연대기’와 ‘삼포가는 길’이 출간된 이후 국제 무대에서의 위상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출판사에서 ‘손님’이 번역·출간돼 페미나상 후보에 오르는 등 주목받으면서 삶의 터전을 아예 런던으로 옮겼다.

특히 황석영씨는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국내 한 대학강연에서 차기 노벨문학상 수상 유력후보 4명 중 한명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은 바 있다. 밀입북으로 옥고를 치르고 해외를 오랫동안 떠도는 등 평탄치 않았던 인생 역정도 수상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이밖에 국내 작가 중에 박경리, 이호철, 최인훈, 조정래, 이문열씨 등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만한 작가로 거명된다.

스웨덴 한림원은 오랜 전통에 따라 매년 10월 중 한 목요일에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하며 발표가 나는 주 화요일쯤 발표날짜를 예고한다. 18명의 위원이 심사하며 후보명단은 물론 심사과정 일체가 비밀에 부쳐진다.

〈이상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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