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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사태에도 불구하고 금강산사업을 고집한

이유가 바로 이거였나?

아래 조선 펌)

정권 실세들, 금강산서 7년째 영리사업
<이 기사는 주간조선 [1938호] 에 게재되었습니다>
이해찬, 임채정, 김근태, 장영달씨 등… 주식회사 차려 금강산 온정각서 포토숍 운영
공무원법, 국회법, 공직자윤리법위반 … “정책 펴면서 영리사업” 도덕성 도마에
이범진 주간조선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 2007.01.13 16:09 / 수정 : 2007.01.13 16:19

이해찬 전 총리, 임채정 국회의장,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장영달 열린우리당 의원 등 햇볕정책을 추진해온 현 정권 실세들이 금강산 온정각에서 7년째 영리목적의 사업체를 운영해 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회사의 현·전임 이사진에는 국가의 3부 요인인 전직 국무총리, 국회의장 등 고위 공직자가 포함돼 있어 “공무원의 영리업무 및 겸직을 금지한 국가공무원법(64조)에 어긋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국회의원이 다른 직위를 얻게 될 경우 서면으로 제출하도록 규정(국회법 29조)한 ‘의원 겸직 신고’도 하지 않았다. 또 이들 중 일부는 공직자윤리법이 규정한 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에 주식보유 사실을 기재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햇볕정책을 추진해온 여당 주체와 고위 공직자들이 금강산에서 영리 목적의 사업체를 운영해왔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도덕성 시비가 아울러 제기되고 있다.

▲ 금강산 육로관광시범단이 북방한계선을 지난 지점에서 북측 관계자의 환영을 받고 있다.

◆ 어떤 회사인가

이들이 차린 회사의 이름은 ‘주식회사 엔터프라이즈국’으로, 1997년 8월 12일 설립돼 11년째 운영되고 있다. 서울 반포4동 서래마을에 위치하며, 입구엔 큰 글씨로 ‘스튜디오국’, 그 밑에 작은 글씨로 ‘㈜엔터프라이즈국’이라고 쓰인 간판이 걸려 있다. 내부엔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한명숙 국무총리,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 유명 정치인의 사진이 전시돼 있다.

등기부 등본상 이 회사의 자본금은 5000만원이다. 회사 설립 목적은 사진·영상사업, 이벤트 사업, 광고 제작 및 대행업, 문화벤처사업, 기자재 도ㆍ소매 수출입업, 출판 및 인쇄업 등으로 돼 있다. 이 회사 홈페이지(www.studiokook.com)는 인천 국제공항 면세점 내 포토숍 운영, 금강산 온정각 포토숍 및 유람선 내 포토숍(금강산 관광구역 독점 촬영) 등을 ‘주요 사업’으로 소개하고 있다.

현대아산 측은 이에 대해 “2001년 3월, 엔터프라이즈국과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현대아산에 내는 조건으로 금강산 온정각 포토숍 계약을 맺었다”며 “금강산에 포토숍이 한 곳밖에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독점이긴 하지만 공식적으로 이 회사에 금강산 관광구역 독점촬영권을 준 적은 없다”고 밝혔다. 현대아산 측은 “매출액의 어느 정도나 (현대아산에) 내는지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회사의 이사로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현 열린우리당 의원, 서울 관악을), 임채정 국회의장(서울 노원병, 2006년 11월 이사 사임),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서울 도봉갑), 장영달 열린우리당 의원(전주 완산갑) 등이 등재돼 있으며, 14~15대 국회의원(민주당·국민회의·광주 북을)을 역임한 이길재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감사에는 2005년 6월~2006년 7월까지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천정배 열린우리당 의원(경기 안산단원갑)과 박석무 전 민주당 의원(전남 무안)이 올라 있다.

◆ 무엇이 문제인가

▲ '주식회사 엔터프라이즈국' 사무실 벽에 걸려있는 사진. 김근태,장영달,정동영,이해찬,이길재,임채정(오른쪽부터)씨 등이 '엔터프라이즈국' 상호 밑에서 포즈를 취했다.

‘주식회사 엔터프라이즈국’의 1주 가격은 5000원, 발행할 주식은 총 4만주로 돼 있다. 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을 담은 관보와 국회공보 등에는 이해찬 전 총리가 1700주, 김근태 의장이 1700주, 장영달 의원이 1700주를 갖고 있는 것으로 신고돼 있다. 하지만 임채정 국회의장은 최근의 공직자 재산신고 시점인 2006년 2월 28일자 신고 내역에 이 회사 주식 보유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

또 임 의장과 이 전 총리, 김 의장, 장 의원 등은 국회 사무처가 6월 공개한 ‘의원 겸직 현황’에도 겸직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 따라서 “국회의원이 다른 직위를 얻게 될 경우 의원 겸직 신고서를 서면으로 제출하도록 규정한 국회법(29조)을 준수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가공무원법 준수 여부도 논란이 되고 있다. 2006년 6월 국회의장에 취임한 임채정 의장은 취임 5개월 뒤인 2006년 11월 17일, 이 회사 이사직에서 사임했다. 하지만 취임 직후 곧바로 사임하지 않고 5개월간 겸직을 했다는 점에서, 영리업무 및 겸직을 금지한 국가공무원법을 준수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이해찬 의원은 국무총리로 재임했던 기간(2004년 6월~2006년 3월)을 포함해 1997년 8월부터 현재까지 계속 이 회사의 이사를 맡고 있다. 따라서 “준법의 의무가 있는 고위 공직자가 공무원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가공무원법 64조는 공무원의 영리업무 및 겸직을 금지한 조항으로 ‘공무원은 공무 이외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소속기관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태수 변호사는 “상법상 회사는 모두 영리 목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라며
“3부 요인의 한 사람이자 입법부를 대표하는 사람인 국회의장과 행정부를 대표하는 국무총리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의 이사를 맡았다는 사실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박상일 변호사는 “회사의 이사로 등재돼 있다는 점은 경영에 참여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는 (당사자들이) 영리업무 및 겸직을 금지한 국가공무원법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회사 측 반론

이 회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이길재 전 의원은 “정치 자금을 스스로 만들어 써보자는 의도로 운동권 출신 의원들이 자금을 모아 사진관을 인수, 1997년 8월 회사를 설립했다”며 “(사업을 제안한 사람들이) 마진율이 높으니 금방 이익이 날 것이라 해서 기대를 했지만 지금은 원금도 까먹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유인태 열린우리당 의원 등이 차렸던 음식점인) ‘하로동선’과 같은 케이스라고 보면 된다”며 “원래 사진사업을 했던 사람들이 제안을 하고, 내가 이해찬ㆍ김근태ㆍ장영달ㆍ임채정 등 친한 사람들에게 하자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햇볕정책을 추진한 고위 공직자가 금강산에서 영리 목적의 사업을 펼친 것에 대해 도덕적 책임감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 “특혜를 받은 것도 아니다”라며 “미래를 보고 한번 해보자고 했던 것이며, 현대가 계산해서 이익을 챙기고 (나머지를) 우리한테 넘겨 주는 형식”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 이사를 맡았던 임채정 국회의장 측은 2006년 2월 28일 공직자 재산신고 때 주식 보유 사실이 누락된 것에 대해 “배당받은 적도 없고 해서 신경쓰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임 의장 측은 “(회사로부터) 수익도 없어서 별로 신경쓰지 않은 것”이라며 “영업팀이 따로 있었기 때문에 영업에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해찬 전 총리 측은 “(엔터프라이즈국에 이사로) 이름만 걸어놓았을 뿐 전혀 활동하지 않아 신고하지 않았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답했다.

김근태 의장 측은 “수년 전 이해찬 의원의 권유로 생애 처음 850만원을 투자해 이사로 등재돼 있다”며 “재산 목록에 올라 있긴 하지만 비상장 주식인 데다 실적도 미미해 사실상 주식가치는 없다”고 말했다.

장영달 의원 측은 “금강산 온정각과 햇볕정책은 무관한 것 아니냐”며 “금강산에 편의점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대아산이 그곳에 사진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니까 들어간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장 의원 측은 “사업이 잘 안 돼서 신경도 쓰지 않고 있던 문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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