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129/ 양비론 사설의 가면
오늘 날짜 조선일보 사설 중 하나인
“룰도 하나 못 만들며 대통령 되려 하나” 는
‘중립적이고 공평한 사설’이라는 가면을 쓰고
양비론을 폈지만, 실제로는 편파적 결론을 내린 서투른 사설로 봅니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이 사설의 마지막에 쓴
“이 길 끝에서 이씨는 자신이 말한 ‘그런 어리석은 사람’은 바로 本人본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며, 박씨 역시 枯死木고사목처럼 말라 죽은 원칙 옆에서 혼자 떨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라는 문장에 있습니다.
이 문장은 이명박씨보다 박근혜씨가 더 한심하다는 냄새를 강렬하게 풍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枯死木처럼 말라 죽은 원칙”이라니!
이 사설을 쓴 논설위원 양반!
이 무명 독자의 말, 잘 들어 두소!
이 나라는 법률, 즉 원칙과 약속이 너무나 안 지켜져 개판공화국이 된 나라올시다. 국가의 존립과 운영의 틀을 명시한 것이 헌법이라면, 당의 존립과 운영의 틀을 명시한 것이 당헌입니다.
이 당헌이 잘 준수되어 왔었는데, 대통령 후보로 물망에 오른 한 후보의 입장에서 보아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보아 개정을 요구해도 좋다면, 당헌은 “매 5년마다 대통령선거가 있기 직전”에 고치게 되는 한심한 연극이 반복 공연되게 마련입니다.
근본적인 불합리가 발견되어 굳이 고칠 필요가 있다면,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직후, 즉 차기 대통령 예비후보가 매스컴을 타기 전에 당원 전체의 여론, 혹은 투표에 따라 고쳐야 합니다.
이런 시각이 가장 올바르다고 볼 경우, 박근혜씨의 기존 당헌 존중론, 즉 원칙론은 정당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오늘 사설은 양쪽의 잘못을 공평하게 비판하는 척하면서 마지막 문장에서 박근혜씨의 “원칙론”을 “고목(枯木)”으로 비유하면서, 야유 폄하했군요.
조선일보 사설들이 대체로 수준 이상인 것은 인정하는 정기구독자이지만 오늘의 이 사설
“룰도 하나 못 만들며 대통령 되려 하나” 에는 정말 실망했습니다.
공평무사한 체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이명박씨 편을 드는 강재섭씨의 중재안이 어째서 중재안인가? 라는 비판은 왜 하지 않았지요?
북쪽 동네 빨갱이들이 잘 써 먹는 상술(商術: 외교수법)이 바로
“터무니없이 비싼 10배 바가지 가격을 매겨놓고
5배 가격으로 에누리해 팔면서 더럽게 생색내는”
상술이 아니던가요?
이명박씨가 바로 이 수법을 써 먹는다고 볼 수는 없을까요?
2007년 5월 14일 월요일 오전
조선일보를 애독해 온 장기구독자이지만
조선일보의 운명보다 국가운명을 더 중요시하는
나두(拏頭) 전태수(全泰樹) 드림
■ 참고문 ■ 070514일자 사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자신의 경선 룰 중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 주자 간에 다른 합의라도 이뤄지지 않으면 대표직과 의원직에서 모두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강 대표가 내건 조건이 성사될 가능성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오는 15일 당 상임 전국위에서 중재안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표결 처리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아니다. 당장 사회권을 쥔 전국위 의장부터 여기에 부정적이라고 한다. 이 길로 그대로 가면 강 대표는 정계를 떠나게 되고 한나라당은 최소한의 중재자마저 없어지는 사태로 접어들게 된다. 그 다음부터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험악한 국면이 벌어질 것이다.
한나라당은 그 과정을 통과하면서 국민의 발길질로 만신창이가 되고, 이명박·박근혜씨는 포용력, 정치력, 先見力선견력 등의 자질 면에서 대통령감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국민적 낙인이 찍히게 될 것이다. 그때서야 두 사람은 중재안을 들고 정계를 떠난 강 대표를 다시 만나고 싶어하게 될지 모르지만, 두 사람과 당이 이미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마당에 그것은 부질없는 일로 그치고 말 것이다.
강 대표는 “룰도 하나 못 만드는 사람들이 어떻게 정권을 잡겠느냐”고 했다. 지금 이·박 두 사람의 처신을 보면 이 말이 틀릴 게 하나도 없다. 표결 처리마저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양쪽 간에 물밑 대화라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대선 주자들의 위임을 받은 접촉은 일절 없다고 한다. 두 사람은 양보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다. 13일에도 이씨는 ‘캠프 내에 양보하자는 기류가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런 어리석은 사람이 있나”라고 오히려 反問반문했다. 박씨도 ‘원칙론’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있고, 그 사이 親朴친박 시위대는 당사에 몰려가 문을 부쉈다.
양쪽 다 한마디로 ‘무조건 내 앞에 무릎을 꿇으라’는 것이다. 얼마나 서로 버티면서 고집을 부리면 가운데 끼인 강 대표가 “차라리 하나님이나 부처님을 불러오라”고 하소연을 했겠는가. 강 대표는 그동안 경선 룰을 둘러싸고 두 진영 사이에 벌어진 일에 대해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이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당 대표 입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그 실상이 짐작이 간다.
이제 한나라당에서 눈에 띄는 것이라곤 흉하게 불거져 있는 두 개의 권력욕뿐이다. 협상 테이블은 다 치워졌고, 어디서도 양보를 말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다. 妥協타협과 寬容관용을 모르는 사람들은 정권을 잡기도 어렵지만 그런 사람들이 정권을 잡았을 때 국가적으로 일어날 문제는 심각할 수 있다. 그 부작용과 폐해는 지난 4년여 동안 지겹도록 보았다.
이 길 끝에서 이씨는 자신이 말한 ‘그런 어리석은 사람’은 바로 本人본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며, 박씨 역시 枯死木고사목처럼 말라 죽은 원칙 옆에서 혼자 떨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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