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합참의장 ´북핵 선제타격´ 발언 당연"
"북측, 남북긴장 조성 바람직 않아… 진정성 갖고 대화해자"
청와대 "순수하게 군사적 측면에서의 언급" 확대 해석 경계
2008-04-03 11:43:36
◇ 지난 29일 국가보훈처의 업무보고를 받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은 3일 김태영 합참의장의 이른바 ‘북핵 선제타격’ 발언과 관련, “김 의장의 발언은 국회의원이 물으니까 당연히 한 것으로, 그 정도 선에서 일반적인 대답”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군 중장 진급 및 보직 신고를 받은 뒤 이 같이 밝히고, 특히 북한 당국이 김 의장의 발언을 빌미로 대남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데 대해 “다른 의미가 없는 대답을 갖고 그러는(북한이 긴장을 조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태영 합참의장은 지난달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이 소형 핵무기를 개발해 남한을 공격할 경우 어떻게 대처하겠느냐”는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의 질문에 “중요한 건 적이 핵을 가지고 있을 만한 장소를 확인해 타격하는 것”이라며 ‘선제 타격’ 가능성을 시사했던 터.
이에 대해 북한 당국이 김 의장의 발언 취소 및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최근 북측의 개성공단 남북경협사무소 직원 철수 요구, 그리고 서해상 미사일 발사 등으로 긴장이 고조된 남북 관계가 한층 더 경색돼왔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새 정부 들어 북한이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사태가 있었으나, 난 더 이상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새 정부는 오히려 더 남북이 진정으로 대화를 하자는 관점에서, 대남전략이나 대북전략과 같은 전략적 차원에서 대화하자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남북이 가슴을 열고 대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북한은 우리) 민족끼리를 주장하는데 ‘민족끼리’란 구호만 갖고 되는 게 아니다. 실질적으로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과 진정성이 없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대한민국은 (과거의) 그런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는 만큼, 북한도 이제까지 해오던 방식에서 조금 벗어나야 한다. 남과 북이 모두 세계 조류에 맞게 대화를 해가자는 것이고, 그래야 서로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현 상황이 다분히 북한의 정치적 의도에 비롯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원칙엔 철저하되, 접근 방식은 유연히 하겠다’는 기존 입장 아래 북측의 공세에 휘둘리지 않고 의연히 대처해 나가겠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북한 측에 대해서도 변화된 정세에 맞게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남북관계 정립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도 “대통령의 입장은 북한과의 대화는 언제든 가능하지만 북측도 좀 더 실용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면서 “현 상황의 경우 북측의 의도가 다분히 읽히는 만큼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대통령의 언급이 자칫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을 용인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한 듯, “합참의장의 ´북핵 선제타격´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일반적인 얘기라고 한 것은 순수하게 군사적 측면에서 ‘할 말을 했다’는 뜻”이라며 “(대통령은) 이 문제로 인해 남북관계가 경색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도 “(전쟁이 일어나면) 전쟁에서 이겨야 하겠지만 더 중요한 건 국방을 튼튼히 하고 안보의식을 철저히 해서 전쟁을 억제하는데 있다”며 “우리가 강할 때 전쟁을 억제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안보의식이 남북평화와 안전을 가져오고 국가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장용석 기자]
장용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658985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