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소식통을 인용해 “이집트 시위가 절정이던 2월 초순쯤 김정일은 평양 용성에 있는 자신의 21호 관저 주변에 탱크 수십대를 배치했다”면서 “당시 자신과 친하게 지내던 무바라크 대통령이 물러나야 할 상황에 부닥치자 극도의 경계심에 이 같은 지시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정일의 ‘관저 무장’은 아들 김정은에게 권력을 이양할 채비를 했던 지난해에도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북한에서 ‘3대 세습’이 진행되던 지난해 김정일은 주민들의 불만을 우려해 자신이 자주 이용하는 관저를 비롯해 평양, 강원, 함경남도 등에 있는 자신의 별장에도 각각 장갑차 10대씩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북한 전역 10개 지역에 배치된 장갑차는 100대에 달하며 2011년 현재에도 그 자리에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일은 지난 1989년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이 차우셰스쿠가 민중봉기로 축출되자 큰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쫓겨난 차우셰스쿠의 죽음과 성난 군중의 모습을 담은 비디오물을 1990년 초 일주일 내내 북한 관리들에게 보여주면서 “우리도 인민들에게 죽임을 당할 수 있다”는 말을 강박적으로 반복하고 다녔다고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전했다.
실제로 최근 중동사태가 벌어지자 김정일은 지난달 17일부터 열흘간 공식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1.92일에 한 번꼴로 하던 현지시찰을 뚝 끊은 것이다.
열흘 만인 27일 김정일은 후계자 김정은과 함께 인민내무군을 찾았다.
인민내무군은 두 사람을 지키기 위해 새롭게 만든 친위(親衛)부대다.
북한 소식통은 “유사시 자신들의 보호막이 되어 줄 친위 군조직부터 챙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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