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일의 방중을 거론하면서, 중국에 친척이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쌀 구매를 목적으로 방중(訪中)할 의향이 있으면 여행증명서를 발급해 주겠다”고 제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북한이 국가 차원의 식량외교가 신통치 않자 민간인을 동원해 식량 공급량을 늘리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최근 담당 보위지도원들이 중국에 친척이 있는 사람들을 요해(파악)하면서 친척방문 갈 의향이 있으면 동의서를 써 주겠다고 했다”며 “보위원들은 ‘가게 되는 경우 쌀만 가져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5월 중순쯤부터 민간인의 중국 출입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고 한다. 이 조치는 김정일의 방중 관련 소식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소식통은 “몇 년을 신청해도 부결됐었는데 이번에는 아무런 노력 없이 친척방문이 성사될 것 같다. 국가에서는 공업품과 식품을 제외하고 모두 쌀로 가지고 오라고 요구한다”며 “대신 중국세관에서 쌀만은 관세를 받지 않게 조치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이 중국에 친척을 만나러 갔다 쌀을 갖고 오는 경우 북한 쪽 세관에서는 1997년부터 세관비를 전혀 받지 않고 있지만 중국세관에서는 톤당 200위안(약 3만4000원)의 세관비를 받고 있다. 식량난에 따른 고육지책(苦肉之策)의 일환이었다.

소식통은 “밀수도 식량만 가져오면 법적 처벌이 없다. 오히려 식량을 넘겨 올 수 있다고 하면 국경경비대에서 보호해준다”며 “밀수로 식량을 구해오거나 나라에 바치면 법을 어기고도 ‘애국자’라고 평가받을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