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공정성’ 문제는 정권 교체 시마다 불거진 문제였다. 이 문제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의 공정성을 잡기를 위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또 선정성, 폭력성 프로그램이 급증하고 있는 케이블 TV방송에 대한 심의가 대폭 강화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업무보고에 앞서 배포한 업무현황 자료를 통해 “방송의 공정성 기준을 구체화해 사회 각계가 공감할 수 있는 공정성 심의규정과 체계를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방통심의위는 사회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주요 선진국들의 사례를 조사해 오는 11월께 공정성 가이드라인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특히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같이 ‘방송 공정성’은 그간 제작자나 수용자 간의 상이한 입장으로 인해 논란의 대상이 되왔다. 그런의미에서 방통심위위의 이번 시도는 방송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공정성 시비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방통심의위 출범 지연으로 인해 생긴 공백기를 틈타 선정성 프로그램이 판치고 있는 케이블TV방송에 대해 심의 철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방통심의위는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를 중심으로 자체 제작 프로그램의 제작, 편성이 늘어나면서 선정적이고 폭력성이 심한 내용의 프로그램이 증가했다고 보고 이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행정지도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방통심의위는 기구 통합 이전보다 외부의 지시나 간섭으로부터 독립성이 약화했다고 지적하고 법령 개정을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방통심의위는 “심의위원회가 심의에 대한 실질적인 결정을 하는데도 행정처분 및 재심권한은 방송통신위원회가 갖고 있어 심의위원회 직무 독립성 및 행정의 효율성이 저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이중구조로 인해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이 제기될 경우 결정주체인 심의위원회가 아닌 방송통신위원회가 당사자가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또 방통심의위는 지난 6월 방송광고 사전심의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허위.과장광고, 불법 및 유해성 광고물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사후심의 체계를 서둘러 구축할 계획이다.
이에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방송광고 후 제재나 과태료 등 규제를 받더라도 광고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치고 빠지기’식 광고가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대한 심의를 엄격하게 진행하는 한편 사후 심의체계를 구축하도록 법규를 개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저작권 강화에 요구가 거세짐에 따라 방통심의위는 인터넷상의 불법, 유해정보에 대해서도 심의를 강화키로 하고 P2P, 웹하드 등 정보의 주요 유통 경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서버를 해외로 이전한 음란, 도박, 불법 의약품 판매 사이트 등에 대한 감시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인터넷상의 사생활 침해, 명예훼손 등 권리침해에 대해서도 명예훼손 분쟁 조정부의 기능을 강화해 중재, 직권조정결정을 도입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이 같은 방통심의위 결정에 대해 시민단체의 반응이 판이하게 달랐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난 정권에서의 편파방송과 선정성 문제는 이미 사회 문제로 대두될 만큼 심각했다”면서 “이제라도 방통심의위가 방송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그것에 맞추어 공정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옳은 일이다”며 말했다.
하지만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들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음모라며 적극 반대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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