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다음 / 선대인기자
부동산투기 의혹으로 구설수에 오른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오전 국회 법사위에 출석,자료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부인 진모씨 명의의 경기도 광주 땅을 처분한 시점과 관련한 해명과 지난해 재산등록 시 신고한 내역이 아귀가 맞지 않는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이 부총리는 그 동안 문제의 광주시 땅을 부총리 취임 이전에 모두 처분했다는 근거로 2003년 10월 30일자로 광주시의 임야와 논밭을 58억여원에 모두 일괄 계약했다고 밝혀왔고 이에 관한 매매계약서를 증거자료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 부총리가 지난해 2월11일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취임한 뒤 같은 해 3월27일자 관보에 기재한 재산등록 내용은 이 부총리의 주장과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 부총리는 지난해 재산등록 내역에서 경기도 광주시 초월면 지월리 산 23-1, 24-1번지의 임야 1만7400여평을 함께 실거래가 41억5000만원에 판 것으로 기재했다. 하지만 같은 시점에 팔았다고 밝힌 지월리 564-1 일대의 논밭 5800평은 각각 80년과 82년 구입한 뒤 계속 소유한 것으로 기재하고 있다. 이 부총리가 같은 시점에 팔았다고 주장하는 부동산에 대해 하나는 판 것으로 신고하고 다른 하나는 계속 보유중인 것으로 신고한 것이다. 관보의 비고란에 기재된 부동산 내역 변동 시점이 모두 매입 및 매각 시점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이부총리 주장대로라면 논밭도 판 것으로 기재해야 옳다. 특히 이부총리는 임야 매각과 관련, 비고란에서 ‘2003년 10월 30일 매각. 잔금 30억원 미수령’이라고 기재해 매각 시점에서 재산을 신고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재산등록 기준시점이 부동산의 매입, 매각 시점임이 분명해 보이지만 소유권 이전 시점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해도 모순이 생기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 부총리 주장에 따르면 지월리 임야 가운데 산 24-1번지 1만3700평의 소유권이 이전된 시점은 2월 19일이지만 나머지 임야인 지월리 산 23-1번지 땅 3700평의 소유권 이전 시점은 3월 31일이다. 또 지월리의 논밭 5800평의 소유권 이전은 4월 6일 이뤄졌다. 지난해 이부총리의 재산등록 신고기준일은 3월 10일. 따라서 이부총리가 부동산 매각 시점이 아닌 소유권 이전 시점을 신고 기준으로 삼았다고 한다면 임야 가운데 지월리 산 23-1번지 땅은 논밭과 함께 보유한 것으로 신고해야 한다.
따라서 부동산 투기 의혹을 둘러싼 그간 이 부총리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이 부총리는 지난해 재산을 허위로 등록한 것이 된다. 반대로 지난해 재산등록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 부총리의 해명 내용 가운데 적어도 지월리의 논밭을 판 시점에 대한 주장은 거짓이었음이 분명해진다.
경실련 김헌동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은 “이 부총리의 해명과 재산등록 내용은 서로 아귀가 맞지 않아 둘 중 하나는 거짓인 셈으로 의혹 투성이다”라며 “이 부총리가 정말 떳떳하다면 국세청 등이 모든 사실을 조사해 진실이 무엇인지 밝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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