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민이 부끄러워야 할 것은 4
나는 얼마 전 중국으로 탈출했다가 중국공안에 체포되어 지금 함경북도 000포로 수용소에 수용돼 있는 대한민국 하사 한만택이다.
1950년 20세 나이로 국가의 부름을 받고, 침략군과 피흘리며 싸우다가 포로가 되어 50여 년 간 북녘 땅에서 내 청춘과 일생을 다 보냈다. 언제가 대한민국 정부가 날 꼭 구해 주겠지 하는 가느다란 희망을 갖고 말이다. 최근엔 대한민국은 아주 잘 사는 나라가 되었다고 들려온다. 이곳 북녘땅은 점점 더 가난해져서 이젠 식량마져 배급이 끊겨 간부들 눈을 피해 암암리에 중국 땅에 들어가 쌀을 구해오곤 한다.
나는 그 틈을 타 2005년 간신히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했다. 잘 먹지도 못하고 고생도 엄청 했지만,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건강덕분에 76세 나이로 그나마 죽을힘을 다해 간신히 탈출했다. 대한민국이 나를 대대적으로 환영해 주는 큰 꿈을 안고.........
그러나 그야말로 꿈이었다. 중국에 있는 한국대사관 영사관 등 어느 곳에서도 나를 환영하지 않았다. 탈출한 국군포로는 재수 좋으면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연락이 닿아 브로커들에게 3천만원의 돈을 주면 동남아를 통해 한국에 보내주는데, 죄수가 형기를 마치고 교도소에서 집으로 돌아오듯 소문 없이 조용히 고향에 돌아 갈 수 있을 뿐이다. 작년 10월까지 노무현정권에서만 51명의 국군포로가 그렇게 한국으로 탈출했다고 한다.
노무현 정부는 1,300억이나 돈을 써서 동학란 때부터의 과거사 조사를 한다고 하는데, 우리 국군포로들은 3천만원이 없어서 대부분 중국까지는 탈출했다가도 한국으로 가지 못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국군포로와 꼭 같은 입장의 남파간첩 등 비전향 장기수 63명을 북한에 보내주고, 5억달러의 돈, 수백만톤의 쌀, 수백만톤의 비료, 수억달러의 돈을 금강산 관광 등을 통해 보내주었고, 퍼질러 주지못해 환장하면서, 우리들 국군포로를 보내달란 소리도 한마디 안 했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내가 태어났고 내 가족들이 사는 곳이지만, 이미 내 조국이 아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걸고 싸웠던 우리들을 귀찮은 존재로만 여기고 있을 뿐이다. 우리들 국군포로를 구출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귀환을 전혀 반기지도 않는 괴상한 무리들이 장악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를 전쟁 범죄자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정부이다.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나말고 내 주변의 몇몇 국군포로는 탈출했다가 붙들려와서 가진 고문을 받고도 또다시 탈출을 시도하다가 다시 붙들려오기를 반복하고 있다. 빠삐용과 같은 삶이다.
나는 중국에서 붙들려 북조선으로 돌아와선 짓밟히고 얻어맞고 지금 북조선 국군포로 수용소에 다시 수용되어 있다. 탈출했다가 얼은 발을 짓밟혀 양 발목을 짤라낸 사람도 있다고 한다. 나도 며칠이나 더 살지도 모르겠다.
내 가족 내 고향이 너무나 그립다. 너무나 돌아가고 싶다. 제발 내 죽기 전에 단 한번만이라도 고향 땅을 밟고 죽었으면 한이 없겠다. 내 나이 이젠 77세 이제 살면 얼마나 더 살수 있을까? 내 주변에 간신히 목숨을 버티고 있던 늙은 국군포로 동료들도 이젠 거의 다 죽고 몇몇 남아 죽을 날만 오늘내일 하고 있다.
아............! 내 일생은 무엇이었던가? 난 내 조국을 위해 목숨걸고 싸웠다는 죄 밖에 없는데, 자기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 주기 위해서 싸웠는데................
대한민국 정부 저주스럽다.
아...............! 너무 춥다. 배고프다.
2006. 1. 25
대한민국 하사 한만택 함경북도 국군포로 수용소에서
-이회창을 사랑하는 사람 이고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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