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 재개정 6월 국회서 끝내라
개정 사립학교법의 내달 시행을 앞두고 정부와 사학재단이 또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정부가 개방형 이사제 도입을 비롯 이사 취임승인 취소 요건과 임시이사 파견 요건의 확대 등을 골자로 한 법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한 것이 그 계기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사학수호국민운동본부 등은 사학법 재개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만약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불복종 운동을 펼치겠다며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개정 사학법 시행을 놓고 정부와 사학재단,종교단체간 충돌이 초읽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정부가 비리 사학법인에 개입해 사학비리 문제를 엄중히 다스리겠다는 데 대해서는 누구도 반대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법률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이미 문제점으로 지적됐듯이 개정 사학법은 건전한 사학법인에도 개방형 이사 선임을 의무화하고,작은 분규만 일어나도 교육부가 임시이사를 파견할 수 있게 하는 등 전체 사학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지난해 말 여당 단독으로 통과시킨 개정 사학법의 재개정 문제를 논의키로 지난 1월에 이미 여야간 합의가 이뤄져 있을 뿐만 아니라 개정 사학법은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까지 청구돼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런 데도 정부가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개정 사학법 시행을 강행함으로써 사학의 반발과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더욱 한심스러운 것은 여야 정치권의 태도다.
지난 1월 여야 원내 대표는 개정 사학법의 재개정 문제를 논의한다고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가 끝나자 여당은 언제 그런 약속을 했느냐는 식으로 줄곧 외면해오다 이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마지못해 여야가 재개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내놨다. 여론의 향배를 살피는데만 급급한 모습이다.
우리나라 사학의 정상화를 위해 사학법 재개정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현안이다. 사학의 투명성은 확보하되 건학이념이나 자율성은 침해하지 않도록 사학법의 재개정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할 것임은 새삼 설명할 필요도 없다.
그런 점에서 여야는 19일부터 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 사학법 재개정 협상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여야는 더 이상 서로의 입장만을 고집하면서 갈등을 빚을 것이 아니라 양보와 타협을 통해 재개정의 매듭부터 풀어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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