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당시 가장 반대했던 인물 중의 하나가 이명박이라는 대학생이었다.

“한일군사정보보유협정”이 연기(무산?)된 것을 가지고 허문도 전 통일원장관이 협정에 반대한다는 정신 나간 소리에 의아했는데, 우파 논객(고성혁, 김승근, 김필재, 콧수염, 騎士...) 간에는 열띤 찬성주장이 나와서 그나마 이 나라에 제대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 이 분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자 한마디 거들려고 한다.

어제 KBS에서 느닷없이 러시모어 산(미국 대통령 네 분의 큰 바위 얼굴이 조각되어 있는 산)이 소재하고 있는 미국 다코다 주의 블랙힐스에 있는 인디언 슈우 족의 소송을 보도하였다.

슈우 족들이 백인에게 빼앗긴 땅이라며 반환소송을 제기하자 법원에서는 미국정부가 보상할 것을 판결했는데, 이들은 오히려 자신들의 신성이 깃든 땅이라며 영토반환을 요구하며 보상을 거절하더란 것이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는 하와이 원주민들이 미국정부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독립운동을 보도하였는데, 해괴한 것은 한 결같이 장엄한 논조로 그들을 편들더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나라에서 다른 대부분의 국민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또한 남극처럼 사람이 살지 않을 때 이주하여 북미대륙의 환경을 망친 인디언들은 또 어떻게 봐야 하는가.

그런데, 왜 캐나다에는 이런 일이 없는가. 보도를 하지 않은 것이다.

더불어 러시아가 시베리아와 알라스카를 점령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만행이라든지, 중국 티벳과 신장-위구르를 통치하는데 따른 만행과 소수민족의 저항사례는 왜 그렇게 장엄하게 보도하지 않는가.

보도함으로써 부각시키는 것과 보도하지 않음으로써 은폐시키는 식의 왜곡이다.

바로 이번에 무산된 “한일군사정보보유협정”도 같은 맥락으로 파악해야 한다.

왜 중국이나 러시아까지 맺은 군사정보보유협정인데, 왜 “한일” 것만 무슨 대단한 문제인 것처럼 보도하나.

뭐 한일군사정보보유협정이 밀실에서 어쩌고저쩌고 하는데, 그럼 중국이나 러시아와 맺을 땐 역사적으로 대단한 일처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국민투표 했었나?

‘한일’군사정보보유협정이라고 해봐야 별스런 특징도 없는데, 무어 그리 대단한 일 취급하는가.

엊그제 제2연평해전 10주년 기념식에 대선 주자인 새누리당 김문수 경기지사와 이재오·정몽준 의원은 참석했다.

그러나 박근혜 전 새누리당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오래전에 잡힌 선약(先約)이 있었기 때문이란다.

그 선약은 아마도 국가안보보다 중요하였던 것인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 또한 별스런 뉴스로 취급하지 않았기에 박근혜의 불참이 입방아에 오르내리지 않았다.

그런데 박근혜의 부친이신 박정희 대통령이 한일국교정상화를 추진할 때, 가장 극렬히 반대했던 학생이 바로 ‘이명박’이었음을 아는가.

그 이명박이 제2의 한일국교정상화 곧 “한일군사정보보유협정”을 맺으려고 했다면, 그만한 현실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우리나라 대외물동량의 95%이상은 해상에서 이루어지고, 이러한 해상루트에 걸쳐진 나라는 일본과 대만이다.

이들이 우리와 적대관계에 놓이면 우리의 수출은 물론이요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는 차치하고라도 금액상으로 별스럽게 여기지도 않던 곡물반입부터 당장 끊어진다. (우리의 식량자급율은 26%다.)

이게 조작된 감정인 반일문제로 다룰 일인가.

아무리 뭘 모른다고 해도, 과거사가 어찌되었든 ‘중-러’라고 일본보다 좋았던 것도 아닌데, 무슨 반일감정문제인가.

최소한 대북․대중․대러 전선에서 뒤통수라도 치지 못하도록 하고, 일본의 순망치한 심리를 이용한다면 오히려 당분간 동맹을 해두는 게 좋은데도 이러한 전략을 허문도 같은 좀팽이는 모르는 것으로 보인다.

완전히 믿기엔 찜찜한 우방 정도로 발목을 묶어두는 데는 그게 나은데, 무슨 친일 타령인가.

친일이라고 하든 말든 맺어야 한다.

어차피 못 맺어도 용어선점 전술차원에서 먼저 뒤집어씌운 친일로 트집 잡을 인간들인데 뭘 그리 신경써주는가.

괜히 여론을 의식한다는 게 좌익의 입장에 스스로 굴복한 것에 지나지 않으며, 종북세력의 친일모드를 정당화시켜주고 힘을 실어준 격이 되 버린 게 이번 협정연기사태 아닌가.

협정을 맺었다고 망신이 아닌데도, 친일로 뒤집어씌우려는 좌빨의 보안누설로 괜히 뉴스거리로 부각된 것 아닌지 의심해볼 일이며, 진작에 집권 초에 남들이 환호할 때 방송부터 접수하였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 아닌가.

80년대에 대일무역적자로 다들 고심할 때, 일제 워크맨 제일 좋아했던 젊은들이 바로 지금 감성적으로 가공된 반일감정으로 친일파 때려잡자는 486들이다.

반미 하는 인간들이 자기 자식들은 미국 시민권자로 만들어 미국 소고기 먹고 미국에 잘 살고 있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빨갱이들이 친일이란 용어를 떠벌이는 그들이 알고 보면 더욱 악질친일분자라는 것이다.

중국이나 러시아와도 협정을 맺었는데, 무슨 새삼스런 거라고 친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가.

반미 주창하는 놈들처럼, 반일의 기치를 올리는 자들? 자신의 모계 조상들 뒤져보면 친일파 없을까?

따라서, 한일군사정보보유협정에 반대하는 자들은 빨갱이로 봐야하고, 실제로 대부분 자주 등장하던 새빨간 그 얼굴들이었다.

끝으로 우판 논객들의 좋은 말씀들이 많아서, 간략히 필자의 소견을 간단히 요약하려고 한다.

첫째, 최소한 우리나라를 둘러싼 주변의 한 곳 쯤은 뒤통수치지 않을 안보의 숨구멍을 열어야 한다.

사방이 적이면 우리 땅이 사지(死地)가 되는데, 그 사지를 탈출하는 것이 바로 한일군사정보보유협정을 맺는 것이며, 역사적 감정에 따른 일본의 적대적 모드로의 전환은 한-미-일 삼각구도의 틀 속에서 제한되므로 상당히 타당성이 있는 협정이다.

더구나 일본은 우리의 해상수송로를 둘러싸고 있어 보급에 있어 그 중요성이 지대하다.

둘째, 최근 일본발 뉴스 속에 일본의 핵무장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한일군사정보보유협정을 매개로 일본의 핵무장을 구실 잡아 우리도 핵무장할 구실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핵무장을 우리가 반대한다고 안 하겠는가. 오히려 우리도 핵무장할 구실로 만들어야지.

빨갱이들이 바라는 것의 반대로만 하면 좋은 일인 것을 상기해 볼 일이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