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보성그룹 자금당당 이사 최은순 검찰진술조서 공개
월요신문 보도“비자금 사용내역서 작성, 보관했다” 검찰이 지난해 나라종금 로비의혹 사건수사 당시 로비자금 내역과 관련된 진술을 확보하고도 이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당시 로비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김호준 보성그룹 회장의 계열사 자금당당 이사가 로비장부를 관리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 수사 당시 수사관이 로비내역서를 지목하면서 내역서 여부를 확인하는 진술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금실 법무부장관이 10일 국회 사회·문화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나라종금 퇴출 저지 로비 의혹 사건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같은 내용은 최근 주간신문인 월요신문이 단독입수한 김호준 보성그룹 회장 계열사 자금담당 최은순 이사의 검찰진술조서에서 드러났다. 다음은 최은순 이사의 검찰진술조서를 단독입수한 월요신문 기사 전문이다.
‘나라종금 로비의혹’ 사건을 재수사중인 대검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보성그룹 계열사 자금담당 이사였던 최은순씨가 관리한 20여개의 계좌들과 연결되는 차명계좌 10여개를 추가로 발견하고 자금흐름을 추적중이다.
검찰이 현재 설정하고 있는 수사 방향은 크게 두 갈래로, 하나는 김호준 전 보성그룹 회장측이 안희정, 염동연씨에게 전달한 2억5,000만원의 성격 규명이고, 다른 하나는 김 전 회장이 계열사 자금담당 이사 최은순씨에게 위탁 관리했던 ‘비자금’의 용처를 밝혀내는 것이다.
월요신문이 입수한 김 회장의 자금담당이사인 최은순씨에 대한 검찰 진술서에 따르면 비자금 내역서를 최씨가 관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입수한 12페이지 분량의 최씨 진술서는 비자금 관리 및 유출경로를 명확히 확인시켜 주고 있었다. 그러나 비자금 리스트가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나머지 22페이지의 진술서는 확보하지 못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약 20여페이지에 달하는 숨겨진 비자금 내역서에 정관계 로비 명단이 실려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한 이 진술서가 작성된 시점이 지난해 6월이라는 점으로 보아 이미 검찰은 당시 사건의 진실을 알고도 은폐했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또한 그동안 검찰과 민주당 일각에서 “나라종금 정치인 리스트는 없다”고 주장한 것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최씨의 진술서에는 비자금을 입금하는 경로까지도 상세하게 나타나 있었다. 따라서 최근 검찰의 재수사 과정에서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정치인 로비 의혹들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지난해 나라종금 사건 수사가 정치권에 의해 중단된 수사였다면 나라종금 수사 역시 특검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나라종금 사건 의혹을 제기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나라종금 사건이 정치적으로 봉합돼 진실이 감춰질 경우 그동안 입수한 내용을 공개하겠다”며 “나라종금 사건은 단순 일부 정치인에게 얼마를 주고 안주고가 문제가 아니라 권력 핵심부 깊숙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본 진술서는 2002년 6월 공적자금비리합동단속반에서 업무상 횡령혐의가 있는 최은순씨에 대한 진술서로 비자금관련 내용을 중점적으로 요약했다.
… (중략) …
문: 김호준 회장이 “나라렌탈에서 엘에이디로 30억원이 기표될 것이니 그 중에서 10억원
은 현금으로 찾아서 10만원 짜리 수표로 바꾸어 가지고 오라”고 지시하였는가.
답: 사실이다. 김호준 회장으로부터 전화로 직접 30억원이 입금될 것이니 그 중 10억원은 현금으로 찾아서 다시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로 바꾸어 놓으라는 지시를 받았다.
문: 김호준 회장이 자금세탁을 하라고 했다는 것인가.
답: 자금세탁이란 말은 하지 않았지만 현금으로 찾아다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로 바꾸어 놓으라고 한 것이 무엇을 원하는지 자금담당이사로서 당연히 알 수 있는 것이다.
…(중략)…
문: 김호준 회장의 지시를 받은 후 자금을 어떻게 했는가.
답: 10만원짜리 자기앞 수표 1만매로 바꿔 김 회장에게 전화로 “지시하신 것 다 준비됐습니다”라고 했더니 “수고했다. 일단 5억원만 가지고 OO동 사무실로 오라”고 했다.
문: 언제 어떤 방법으로 전했는가.
답: 자기앞 수표로 바꾼 돈을 가방에 넣어 OO동 사무실에서 직접 건넸고 다음날 OO동 아파트에서 자기앞 수표 5천장을 건넸다.
문: 직접 건넨 것이 맞는가.
답: 첫번째는 김호준 회장 사무실에서 여비서에게 전달했고 여비서가 사무실로 들어가는 것으로 보았다. 두번째는 아파트에서 전달했는데 부부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전달했다.
문:김호준의 비자금을 관리한 사실이 있다고 했다. 사실인가.
답: 사실이다.
문: 그러면 김호준의 비자금으로 얼마를 관리하고 있었나.
답: 모두 기억 나진 않지만 내역서를 보면 알 수 있다.
문:(검찰 비자금 사용내역서를 보여주며) 이것이 작성보관하고 있다가 압수된 비자금 사용
내역서가 맞나.
답: 맞다. 그 사용내역서의 E란이 비자금 잔액이며 단위는 천원이다.
월요신문 김대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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