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보고] 노 정권의 정치이념의 위험성
노무현 정권의 정치이념(政治理念)의 위험성(危險性)
■ 활개치는 부정(否定)의 잣대
기대와 우려 속에 노무현(盧武鉉) 정권이 출범하였다. 형식적으로 보면 노무현 정권은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이다. 그러나 노 정권이 김대중 정권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은 이념과 세대차이다.
노 정권이 민주당이라는 정치세력과 호남 지역으로부터 전폭적 지지는 그대로 이어받았지만 당과 지역을 뛰어넘어 기존에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던 중심 이념체계와는 다른 이념을 가진 세력이 정치의 중심으로 등장한 것이다.
그 이념체계의 공통된 3대 중심내용은 대한민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 김정일 정권에 대한 우호적 태도, 그리고 반미주의(反美主義)라 할 만하다.
먼저 대한민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건국 이후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정하거나 폄하(貶下)하는 것에서 나타난다. 대한민국이 쌓아온 성취와 업적, 그리고 그 정통성(正統性)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노무현 조차 취임이전부터 대한민국은 '분열주의 세력'이 만든 국가라는 인식(認識)을 표명(表明)해 왔다. 그러더니 취임 이후 첫 공식행사라 할 수 있는 지난 3.1절 기념식에서 우리 근현대사에서 "정의(正義)는 패배했고 기회주의(機會主義) 세력이 득세(得勢)했다"고 최근의 우리 역사를 규정(規定)지었다.
우리 현대사는 분열주의 세력이 만들어서 부정의(不正義)하고 기회주의 세력이 이끌어온 역사가 되고 만 것이다. 비록 자국(自國)의 역사가 찬란(燦爛)하거나 화려하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가능하면 자부심(自負心)과 긍지(矜持)를 느끼게 만들고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하는 것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지도자의 자세다.
그런데 노무현은 우리의 역사를 자랑하고 애착(愛着)을 갖게 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폄하하고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랬는지 노무현은 한국전쟁에 대한 규정에 있어서도 '피해자도 가해자도 없는 전쟁'이라고 한다든지 '좌우로 갈라 싸운 사람 모두가 시대와 역사의 피해자'라는 식으로 모호(模糊)하고 중립적인 태도를 표명해 오고 있다.
객관적인 모든 지표와 수치를 동원하여 보더라도 지난 50년간 대한민국의 역사는 우리 민족 5천년 역사에 빛나는 자랑스러운 것이었다. 그리고 한국전쟁은 명백히 국제 공산주의 세력과 결탁(結託)한 김일성 세력이 全 한반도의 공산주의화(共産主義) 라는 차원에서 일으킨 反민족적, 反자유민주적 전쟁이었다.
그 후 우리 대한민국은 지난 수십년간 세계 최고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고, 후진국의 위치에서 경제 규모에 있어서나 무역에 있어서나 세계 12위 규모의 대국(大國)으로 성장해온 유례(類例) 없는 민족중흥(民族中興)의 역사였다. 그것은 찬란하다 못해 눈부신 것이었다.
그러나 노무현을 비롯한 신(新)정부의 핵심인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청와대의 최고 실세(實勢)이며 경제수석 비서관까지 휘하(麾下)에 두고 있는 이정우 정책실장은 지난 50년간의 경제성장을 과감하게 '후퇴(後退)의 역사'로 규정짓기도 한다.
대표적인 분배중심적(分配中心的) 경제학자로 알려져 온 이정우 정책실장은 아마르타 센(Amartya K Sen)의 시각을 빌어와 지난 50년간의 한국경제를 "인간의 기본권(基本權)과 자유가 억압(抑壓)되었으므로 그것은 발전이 아니고 후퇴의 역사로 기록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박정희 신화'의 극복(克服) 없이는 민주주의도 발전도 불가능하다고 외친다.
그리고 대안(代案)으로 제시하는 것은 "노동자 참가(參加)를 통한 임금(賃金) 인상(引上) 자제(自制)와 혁신(革新)만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한다. '보다 많은 민주주의'가 확립될 때 진정한 노사화합(勞使和合)과 경제발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의 노사문제는 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경제협력개발기구, 經濟協力開發機構) 국가중에서 가장 험악(militant)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최근 조사된 선진 산업국의 노사관계 중에서 가장 경쟁력이 떨어지는 나라 중의 하나가 되어 있다.
그러나 이정우 정책실장은 세계 어느 나라의 성공적 사례나 모델의 제시도 없이 막연히 '노동자의 참가 확대'와 '보다 많은 민주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과연 우리와 같은 조건에 있었던 그 어느 나라가 얼마나 기본권과 자유가 지켜졌는지도 의문이지만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이렇게 부정하고 꼭 후퇴의 역사로 규정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이 가야할 확고한 목표나 상(像)도 없이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폄하시키는 것은 건설과 극복을 통한 개혁이 아니라 결국 기존 체제를 부정하고 파괴(破壞)와 분열(分裂)의 길로 갈 위험성을 내재(內在)하는 것이기에 더욱 위험스런 것이다.
■ 김정일(金正日)에 아양 떠는 무리들
노무현 정권의 핵심에 있거나 중심 지지(支持) 세력의 두번째 공통된 이념적 특징은 친북한적(親北韓的)이거나 김정일 정권에 우호적(友好的)인 인식과 논리를 견지(堅持)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 1990년대 대표적 공안사건인 구국전위(救國前衛) 사건의 핵심이었던 이범재가 노무현 정권의 정권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하다 구속된 것도 하나의 상징적 사건이다.
反국가단체 구성 혐의(嫌疑)로 지명수배 되었던 이범재는 조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在日本朝鮮人總聯合會)의 지령(指令)을 받아 결성된 단체인 구국전위대의 선전이론책(宣傳理論責)이었으나 그동안 민주당의 특위부위원장으로 활동하다 노무현 정권의 출범과 함께 인수위에서 활동 중에 구속되었다.
과거 김대중이 주도하던 정당의 국회의원이었던 서경원의 밀입북(密入國) 사건이나 당 간부였던 오익제 위원장의 월북(越北) 사건을 연상시키는 일이다.
노무현은 자신이 과격세력(過激勢力)이고 좌파(左派)로 평가받는 것을 잘못된 것이고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것은 구체적 인사와 정책에서 입증되어 마땅하다.
예를 들어 노무현을 만든 주역(主役) 중의 주역은 소위 386세대인 안희정과 이광재, 그리고 그를 의식화(意識化)시켰다는 이호철이다. 이들은 모두 1980년대 좌파 학생운동권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다. 시국사건(時局事件)인 '부림(釜林) 사건'의 변호과정을 통해 노무현 당시 변호사를 '의식화'시켰다고 알려진 이호철은 지금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되어 있다.
그리고 위장취업(僞裝就業)을 하고 노동자를 의식화시킨 혐의로 구속된 바 있는 이광재는 현재 청와대 국정상황실장(1급)을 맡아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補佐)하는 핵심에 있다.
안희정은 2억원의 금품수수(金品授受) 사건 문제로 청와대로 입성(入城)하지는 못했지만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직을 맡고 있으며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안희정은 고려대 '애국학생회'의 조직부장으로 1986년 10월의 건국대 사건으로 구속된 바 있고 그 이후에도 '반미청년회' 사건으로 다시 구속된 바 있다.
물론 과거 친북(親北) 좌파였다라고 해서 지금까지도 똑같은 사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들이 아직까지도 주체사상을 근본적으로 부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체사상에 입각한 혁명을 완수하기 위해 조직내에 '인민무력부'까지 갖추었던 안희정은 여전히 "주체사상의 이론적인 장점은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여러 가지 사상의 하나일 뿐이다" 라고 태연스럽게 말한다.(중앙일보, 2003년 2월17일)
그리고 "지금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도 나는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인수위원회의 위원으로 대북(對北) 정책의 핵심이었고 임동원과 함께 노무현 정권의 특사(特使)로 북한까지 다녀오고 현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인 이종석 조차도 그의 논문에서 "주체사상을 변화하는 현실에 탄력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재(再)체계화하는 것만이 북한 사회주의의 새로운 전망을 여는 길"이라고 진단하면서 주체사상을 부정, 폐기(廢棄)하기 보다는 '재체계화'에 관심을 두고 있는 실정(實情)이다.
김정일 정권에 우호적인 사고를 가진 것은 단지 실무자(實務者)만은 아니다.
정세현 통일부장관은 햇볕정책의 전도사(傳道師)로 장관급 회담의 대표로서 대북(對北) 접촉을 총괄(總括)한 인사인데 그가 통일부장관을 그대로 맡고 있다. 국정원장 특보로 있을 때부터 북한에 50만kw의 전력(電力)을 지원해야한다고 강조해 오던 정세현 장관은 민족의 운명을 좌우할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서는 그 어떤 비판이나 문제 제기도 삼가고 있다.
노무현이 5억 달러의 비밀지원이라는 잘못된 대북(對北) 정책을 바로잡을 의사(意思)가 있다면 적어도 김대중 정권의 통일부장관을 그대로 기용(起用)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대북(對北) 정책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고 앞으로도 그런 방식으로 대북(對北)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확고한 메시지라고밖에 볼 수 없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 등 한반도 위기상황에서 노무현 정권의 외교통상부를 맡은 윤영관 장관 조차 김정일 정권에 대한 우호적 태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윤영관 장관은 노 정권 출범 전 특사 자격으로 미국에 갔을 때 북한 핵무기를 용인(容認)하는 듯한 발언을 해서 이미 문제를 야기(惹起)한 바 있다.
윤영관 장관은 한국의 젊은 사람들은 북한의 붕괴(崩壞)보다는 차라리 핵무기를 용인하는 것을 선호(選好)한다는 의견을 간접화법으로 미국에 밝혀 김정일 정권이 붕괴돼서는 안된다는 소신(所信)의 일단(一端)을 보인 것이다.
미국 고위 인사를 만나는 그 짧은 시간에 그런 표현을 했다는 것 자체가 자기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을 간접적으로 한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평소에도 김정일 정권을 보는 윤영관 장관의 눈은 분명히 남달랐다. 그는 북한의 각종 선언적(宣言的) 경제조치들을 과대평가하면서 말하기를 "경제발전을 위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구상(構想)이 서서히 그 골격(骨格)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까지 드러난 것을 보면 김 위원장의 구상은 임기응변(臨機應變)이 아니라 상당한 시간동안 준비되어 온 국제적 발약(方略)의 모습을 띄고 있다."(경향신문 2002년 9월25일)고 극찬(極讚)한 바 있다.
그러면서 윤영관 장관은 점(点)과 선(線)과 면(面)의 전략으로 김정일이 북한 경제발전 전략을 실천해나가고 있다고 강변(强辯)한다. 김정일의 점의 전략이란 특구식(特區式) 개방전략이고, 선의 전략이란 철도를 중심으로 한 물류거점(物流據點) 전략이며, 면의 전략이란 全 국가경제차원의 개혁전략이라고 칭송(稱頌)해왔다.
그렇기에 노무현 정권의 핵심인사들이 늘 하는 말은 북한을 자극(刺戟)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을 자극하고 코너로 몰면 결국 강경(强硬) 군부(軍部)가 주도권을 잡게 될 것이고 잘못하면 한반도에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위협(威脅)한다.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북한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지 말고 지원(支援)해 주어야 한다는 식이다. 그리고 늘 문제는 미국의 강경파나 한국의 보수우파(保守右派)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김대중 정권이 정상회담을 위해 북한에 건넨 5억 달러(6천억원)의 뒷거래에 대한 조사도 북한을 자극할 것이기 때문에 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대한민국의 현대사에는 그렇게 부정적이던 이들이 봉건적(封建的) 왕조세습체제(王朝世襲體制)이자 세계 최악(最惡)의 폐쇄적(閉鎖的) 독재체제(獨裁體制)를 꾸려가고 있는 김정일 정권에 대해서는 우호적 태도를 취하며 인권문제(人權問題)조차 거론(擧論)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논리는 분명 균형을 잃은 것이며 대한민국의 체제와 안보(安保)를 위험스럽게 만드는 것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 김정일보다 부시(George W. Bush) 대통령을 더 미워해
노무현 정권을 이루고 지지하는 핵심적 인사들이 가진 세번째 이념은 반미주의(反美主義)다.
반미주의가 우리나라에 본격적이고 조직적으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반부터다. 미 문화원 방화(放火) 사건 등으로 상징되는 1980년대의 학생운동은 그 이전의 학생운동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었다.
그들은 사상적(思想的)으로는 김일성의 주체사상으로 무장하고 최대 투쟁목표를 우리 사회에 반미주의를 확산시켜 '민족해방(NL, National Liberation)'을 시켜야 한다는 것에 두었다. 대한민국을 미 제국주의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을 가장 큰 민족적 과제로 설정하던 그들의 대안(對安)은 늘 북한이고 주체사상이었다.
현재 민주당의 국회의원이 된 임종석 의원이나 오영식 의원은 모두 민족해방계열의 좌파 학생운동 조직이었던 전대협(전국대학생협의회)의 의장 출신으로 반미전선의 최전선에 섰던 주역들이 지금 우리정치의 중심무대로 등장한 것이다.
20년에 걸친 반미주의의 확산으로 우리 사회의 이념적(理念的) 지평(地平)은 엄청나게 변화되었다. 작년 10월 조사된 인터넷 여론조사는 우리 사회의 이념의 위치를 극명(克明)하게 보여준다.
'세계평화에 가장 위협적인 인물이 누구냐'는 질문에 2만9천5백명이나 답변한 조사에서 72.7%인 2만1천여명이 부시 미국 대통령이라고 답했다. 김정일이라고 답한 사람은 불과 11.7%인 3천5백여명에 불과했다. 이라크의 후세인(Saddam Hussein)이 약 7%, 빈 라덴(Osama bin Laden)은 약 4.5%에 불과했다.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해서 우리 국민들 사이에 미국과 미국 대통령이야말로 악(惡)의 화신(化身)이 되었고 북한은 어느 덧 주체(主體)와 민족의 상징이 되어온 것이다.
이런 이념적 지형의 변화를 만든 것은 물론 운동권의 땀과 노력의 산물임에 틀림없다. 그들은 환경단체를 조직해서 전국 각지에 있는 미군 기지의 환경오염을 집중적으로 거론해 왔고, 인권단체를 조직해서 한국전쟁때 충북 영동의 노근리에서 있었던 양민(良民)의 희생을 집중 조명하였으며, 또 지역운동 단체들을 조직해서 매향리의 미군 사격장의 문제를 사회 여론화시켜 왔다.
나아가 각종 시민단체를 조직해 '윤금이 사건' 등 주한미군(駐韓美軍)이 저지른 각종 범죄를 집중 조명하고, 의정부에서 있었던 두 여중생의 죽음을 반미주의로 총결집시키는 전방위적(全方位的) 투쟁을 해왔던 것이다.
이렇게 반미투쟁의 선봉(先鋒)에 있던 좌파 시민단체들이 노무현 정권를 만들고 이끌어나가는 핵심에 자리하게 된 것이다.
■ 한국적(韓國的) 좌파이념(左派理念)의 정체(正體)
노 정권 출범으로 우리 사회의 주류(主流)로 성장한 세력의 이념체제를 한 마디로 말한다면 한국적 좌파이념이다.
그 내용은 지금까지 거론한 바의 反대한민국, 친(親)김정일, 反美주의다. 그리고 그 이념적 토대(土臺)는 20여년전 우리 사회를 휩쓸었던 상징적 고전(古典), '해방전후사의 인식', '우상과 이성'과 '주체사상'에서 출발했다.
1980년대 대학생들에게 고전처럼 인식되었던 '해방전후사의 인식'은 저자(著者)들의 의도와도 상관없이 反대한민국을 그 기조(基調)로 했다.
대한민국은 해야 할 '혁명'을 하지 않은 反혁명·독재국가이자 친미(親美)·친일(親日) 정권이고 종속적(從屬的) 독점자본주의(獨占資本主義)의 길을 걸은 나라라는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정통성(正統性)도 없고 태어나서는 안될 나라라는 결론으로 가게 한다.
이영희 前 한양대 교수가 쓴 '우상과 이성'은 사회주의에 대한 동경(憧憬)과 환상(幻想)이 중심주제였다.
시장경제적(市場經濟的) 개혁(改革)·개방(開放) 이전의 중국 사회주의와 문화혁명(文化革命)을 미화(美化)하고 우리 체제가 가야할 모델이 거기에 있는 것처럼 강변하였다. 친(親)사회주의라는 다리를 건너 친북한(親北韓)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열었던 것이다.
이렇게 反대한민국과 친(親)사회주의라는 징검다리를 만들어 결국 대학, 학계, 노동계 그리고 시민운동에 확산된 것이 바로 김일성의 '주체사상'이었고 친북(親北) 논리였다.
당시에는 김일성의 그 '철학'을 모르면 감히 껴들지도 못했고 그 내용을 술술 외는 자가 흠모(欽慕)의 대상이 되었으며 거기서 투쟁(鬪爭)의 전략(戰略)과 전술(戰術)이 흘러나왔다.
反대한민국, 친(親)김정일, 그리고 反美주의 라는 한국적 좌파의 이념은 그 후 한때 공산주의 붕괴와 북한 실상(實狀)이 알려지면서 급속히 그 힘을 잃었다.
그렇지만 그 논리의 연장(延長)에서 사물을 보고 사회를 평가하던 세력들이 이제 사회의 주역이 되었고 김대중 정권이 조성(造成)한 우호적 환경을 발판삼아 노무현을 만들어 낸 것이다.
물론 그들이 과거의 논리와 사고를 그대로 견지하는 것은 아니나 노 정권을 탄생시킨 핵심 역량의 기본적 인식틀은 여전히 그 이념에 영향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핵(反核)'을 소리높여 주장했던 세력들이 북한 핵무기 개발에 대해서는 굳게 입을 닫고 협상용(協商用)일 뿐이라고 두둔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핵을 만들어 위협하는 북한을 비난하는 말은 하나도 없이 미국의 강경파가 북한을 몰아치고 있다고 규정짓고 있다. 만약 우리 대한민국이 핵무기를 만들었다면 우리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이에 반대하는 극한적(極限的) '반핵(反核)' 투쟁이 속출(續出)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독재와 비민주(非民主)에 대해서는 비타협적(非妥協的) 투쟁을 감행敢行했던 그들이 북한의 세습독재(世襲獨裁)와 인류 최악의 사교적(邪敎的) 파쇼체제(fascio 體制)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오히려 '이해(理解)'하자고 나서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발리(Bali)섬에서 발생한 테러세력에 의한 한국인 두자매의 희생은 거들떠도 안보더니 오직 미군의 우발적(偶發的) 사고는 '살인자'로 몰며 총공세를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맹국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악의 화신으로 곳곳에서 화형(火刑)에 처해지고 성조기는 곳곳에서 찢기고 태워지는 반면, 우리를 침략했고 위협해온 김정일은 대화가 통하고 통이 크다며 칭송되고 인공기는 신주(神主)단지 위하듯 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의 2천만 우리 민족을 고통과 지옥의 나락(奈落)에 떨어뜨리고 5천년 역사에 없던 민족적 구걸행각(求乞行脚)을 하게 만든 反민족적 죄인(罪人) 김일성·김정일은 '민족자주(民族自主)'의 상징이 된 반면, 역사이래 우리 민족이 가장 발전되고 자존(自存)을 지키며 살 수 있는 토대를 만든 이승만·박정희는 反통일·反민족자가 되어 구천(九泉)을 떠돌게 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이같은 역설(逆說)을 만든 장본인(張本人)들이 노무현을 지지해 온 핵심역량임을 알아야 한다.
노무현은 '전자개표'로 대통령에 당선된 후 시민단체들의 모임에서 "청사진(靑寫眞)도 나침반도 없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고 스스로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노무현이 과거 운동권에게 자신이 '의식화'되었다고 말하고 있듯이 비록 자신은 모르지만 주변의 핵심 세력은 청사진과 나침반을 갖고 여기까지 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더 이상 잘못된 이념을 가진 '보이지 않는 손'에 좌지우지(左之右之)되고 떠밀려가는 그런 정부와 나라와 역사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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