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 피터 드러커는 21세기는 교육의 세기요, 교육에 의해 국가의 성패가 좌우된다고 설파한 바 있다. 각 국가도 국가 발전에서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해 교육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교육을 강조해 온 나라다. 경제개발시대 이후에는 교육이 국가의 최우선 과제가 되었으며, 대통령마다 ‘교육 대통령’임을 자임하고 있다. 국가의 교육 체제와 틀을 바꾸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으며, 다양한 교육방법과 프로그램들을 도입·적용하고 있다. 교육자치제의 확대, 다양한 학교체제의 도입, 교원인사제도의 혁신, 열린교육, 수행평가, 7차 교육과정 등 쉴 새 없이 교육개혁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공교육에 대한 불신, 사교육의 심화, 교육 주체간 갈등, 교육 이민의 증가 등 교육에 대한 실망과 우려의 징조들이 나타나고 있다. 교육 당사자인 학부모, 학생, 교원들의 불만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교육을 이끌어가야 할 핵심 주체인 교원들의 사기와 열정이 저하되고 있다. 교원들은 사기저하뿐만 아니라 위기의식과 불안을 느끼고 있다. 사회적 냉대, 교육자로서 권위 하락 등으로 패배주의와 냉소주의에 빠져 있다. 이러한 교원들의 소극적 태도 및 사기저하는 단순히 교원들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국가교육의 질과 직결된다. 교육은 결국 교원들에 의해 이끌어지며, 아무리 좋은 교육개혁안도 교원을 통해 구현되어야 한다.
국가는 교육정책을 운영함에 있어 교원들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 같다. 교육개혁에 있어 교원들은 개혁의 걸림돌이며,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교원평가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려고 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진정한 국가의 교육 발전을 생각한다면, 우리나라 교원정책의 방향에 있어 무능한 교사를 퇴출시키려는 소극적인 전략보다 대다수 보통의 교원들이 높은 전문성을 갖추도록 하는 적극적 전략이 필요하다.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교육개혁의 방향은 공통적으로 교원의 전문성 향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우수한 자원들이 교직에 들어온다. 이 보고서는 교직에 들어오는 우수한 자원들을 제대로 계발·훈련시키지 못해 교원들의 전문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수한 자원들의 전문성을 신장시키지 못해 교육적 성취를 이루지 못한다면 국가적 낭비다.
교원의 전문성은 교원양성기관을 통해서도 길러지지만 학교 현장 역시 전문성 향상의 매우 중요한 장이다. 우수한 교사들은 학교 현장에서 만들어진다. 교육 현장에는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교원들과 높은 전문성을 발휘하는 교원들이 많다.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그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교육계내 자발적인 움직임과 교원들의 적극 참여도 필요하다. 교원들의 사기와 의욕을 저하시키면 어떠한 교육개혁도 성공할 수 없다. 교원들이 갖고 있는 장점과 소중한 자산들을 잘 활용해야 한다. 교원이 살아야 교육이 살고 나라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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