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좌파 박멸]DJ는 이솝우화를 정독했어야 한다

“회의(懷疑)와 진실의 힘과 휴머니즘은 마르크스와 프로이드가 벌이는 작업의 지도적, 추진적 원리이다.”

-에리히 프롬/환상의 사슬을 넘어서(Beyond the chains of illusion)

미우라 아야코의 빨간 돌

미우라 아야코라는 일본 작가는, 아주 어렸을 적에 '빨간 돌을 주우면 엄마가 죽는다'는 말을 들었다.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기에 그 말을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아야코는 어렸을 적, 길에서 놀다가 빨간 돌을 목격하면 조건반사적으로 두려움에 사로잡히곤 했다. 사랑하는 엄마를 죽게 할 수 있는 물건이 반가울 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이 돌을 주우면 참말로 엄마가 죽는 것일까?' 하고 문득 회의를 품게 되었다. 용기를 내어 빨간 돌을 움켜쥔 채 정신없이 집으로 달려가 보았다. 엄마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집안일을 하고 있었다. 그 날 이후, 빨간 돌은 하나의 돌멩이에 불과했으며, 빨간 돌을 인한 의식의 굴절은 없었다.

모든 스쳐 지나가는 생각은 과거에 입력된 지식과 경험과 상상이 조합되어 무질서하게 떠오르는 개념의 작용이다. 어른들은 확실성에 대한 엄격한 탐구와 진지한 검토도 없이, 공허감을 씻기 위해, 자신의 권력욕을 채우기 위해, 역시 주입된 지식을, 더욱 발전시키고 체계화하여, 세상에 퍼트리고, 어린 아이들의 의식에 주입시키곤 한다. 그래서, 진실이 아닌 것이 진실인 것처럼 계승되는 경우가 숱하게 있다.

정직성이 엄격하지 못한 타인의 말은 거짓에 오염되어 있다. 성실성이 투철하지 못한, 거짓된 개념이 섞여 있는 타인과 전통과 외부의 권위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이 있는 한, 불합리한 혼돈과 불안은 계속 될 것이다. 그런 고로 어떤 개념이 자신의 삶을 많이 좌우하는 것일수록 그 개념을 철저하고 엄격하게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반토막 난 펀드

미우라 아야코의 ‘빨간 돌’은 아야코 개인의 정서를 굴절시킨 것이었다면 “대한민국이 있는 한 안전한 상품”이라는 은행직원 말만 믿고 퇴직금과 평생 모은 재산을 합쳐 펀드에 가입했는데 반토막이 나버렸다면 믿는 도끼에 현실생활의 발등이 찍힌 격일 것이다.

일단 고객이 펀드로 갈아타면 은행은 확실히 수수료를 챙겨먹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있는 한 안전한 상품’이라는 광고는 진실이 아니었다. ‘상황에 따라 원금 손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가 정확한 진실이었다.

개인과 개인, 또는 업체와 업체 간의 거래에서 일단 전후좌우의 진실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정직한 거래일 것이다. 상대에게 해가 되는 진실을 은폐하거나 있지도 않은 것을 있다고 말하는 범위가 넓어질수록 상대방의 등을 치고 자신만 이익을 보겠다는 사기극일 뿐이다.

나는, 서글픈 현실이지만 일단 이 세상의 비즈니스의 영역에서는 거의 예외없이 과장과 기만이 내포되어 있다고 본다. 상당수의 음식점들은 남은 음식을 재활용한다. 카센타는 아직 안 고쳐도 되는 부품을 당장 교체해야 한다고 겁을 준다. 심지어 사람의 목숨을 직접적으로 다룬다고 할 수 있는 병원도 시시때때로 바가지를 씌우는 짓을 한다.(물론 우리 사회 곳곳에 정직지수, 성실지수가 회의 없이 신뢰해도 좋을 수준의 사람들도 많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다 그렇지 않기에 회의로 깨어있을 수밖에 없다.)

은행이나 증권회사? 그들은 오직 고객중심으로 돌아가는가? 거짓과 과장을 엄격한 회의로 걸러내지 않았던 사람들이 지금 숱하게 참담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것은 단순한 정서적 굴절이 아니라 10년, 20년, 30년 동안 흘린 땀이 허무해지는 현실적 좌절이다. 거짓과 왜곡의 파괴적인 힘은 그만큼 무섭다.

나는 이제 인터넷 한겨레를 클릭조차 하지 않는다

나는 정치현실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이 결코 절대무오의 진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원기둥이 있다고 하자. 나는 바로 위에서 본다. 내 눈에는 둥근 원으로 보인다. 어떤 이는 바로 옆에서 본다. 그의 눈에는 직사각형이 보인다. 나는 관점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관점은 내가 서 있는 곳에서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이며, 언제든지 새로운 정보에 의해 재조정될 수 있는 편견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오마이뉴스의 기본 논조에 공감하지 않지만 ‘내가 이렇게 보는 것을 그들은 어떻게 보는가’를 보기 위해서 가끔 인터넷으로 클릭하곤 했다. 예를 들어, 나는 학교교육에서 절도있는 체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은 어떤 체벌이든 불필요하다고 주장한다고 하자. 나와 다른 관점이지만 그들이 논리적으로 타당한 근거를 제시한다면 나의 관점에 그들의 관점을 수렴하여 진실을 좀 더 풍부하게 채울 수 있을 거였다.

광우병소로 논란이 있었다. MBC, 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 전교조 등은 ‘미국소 = 거의 광우병소’라는 식의 주장을 강력하게 펼쳤고 그들의 논리가 먹혀 광화문에 수십만 명의 시민이 나와 촛불시위를 벌이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었다. 그때 그들과 매우 다른 의견을 고독하고 끈기있게 주장한 매체는 조갑제 사이트였다. 조갑제 사이트는 ‘미국소 = 싸고 맛있으며 광우병 위험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소’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MBC PD수첩의 번역에 참여했던 자의 고백에 의하면 MBC는 고의적인 왜곡과 과장을 하고 있었다. 결국 MBC PD수첩의 화면에 나와 쓰러진 소와 사람은 정확하게 광우병에 걸린 소와 사람이 아니라는 진실이 밝혀졌다. 나는 이렇게 해석했다. 집요하게 ‘미국소 = 광우병소’라는 등식을 증명하고자 했던 방송에서 진짜로 미국소를 먹고 광우병에 걸려서 죽은 사람을 화면에 담지 못했다면 미국소는 엄청나게 안전하다는 반증이다…

만일 조중동이 친정부적인 성향을 보이는 상황 속에서 MBC나 한겨레신문, 오마이뉴스 등이 미국소를 수입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 국익을 챙기기 위해 얼마나 까다롭게 노력했느냐, 졸속성은 없었느냐, 를 예리하게 따져 물었다면 ‘제대로 된 언론의 제대로 된 비판의 사명’을 수행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있었을 것이다.

MBC PD수첩이 정부의 제재를 받게 되자 MBC노조에서 누군가가 “이명박 정부가 언론의 비판기능을 죽이고 언론을 장악하려 한다!”고 소리쳤을 때 나는 전혀 공감할 수 없었다. 거짓과 왜곡으로 선동하는 것은 결코 보호받아야 할 비판기능일 수 없다는 게 내 의견이다.

원기둥에서 원이 있으면 원이 보인다, 직사각형이 있으면 직사각형이 보인다고 할 때 일고의 가치가 있는 진실이다. 그러나 MBC나 한겨레신문처럼 있지도 않은 삼각형을 있다고 소리친다면 쓰레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들은 겸허한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그 이후, 나는 한겨레신문이나 오마이뉴스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매체로 규정하게 되었으며 클릭조차 하지 않는다.

DJ의 나라망칠 선동이 먹히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를 의도적으로 파탄내려 하고 있으나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민주주의의 위기가 오고 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국민들은 역사마다 독재정권을 좌절시켰고, 우리들은 매번 이겼다…민주노동당과 민주당, 시민사회단체가 굳건하게 손을 잡고 광범위한 민주연합을 결성해 역주행을 저지하는 투쟁을 한다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라고, 엄청난 정치적 의미가 담긴 발언을 했다.

DJ의 말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1.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를 파탄내려 한다.

2.이명박 정부는 독재를 하고 있다.

3.그런 고로, 이명박 정부에 투쟁해야 한다!

나는 우선, 1과 2에 도무지 공감할 수 없었다. 이명박 정부가 무엇을 어떻게 했기에 남북관계를 파탄내려 한다는 말인가? 관광객을 총으로 쏴죽이고도 오리발을 내미는 북한과 민간차원에서 휴머니즘에 입각하여 삐라를 날려 보내는 것을 어영부영 말리려 하는 이명박 정부, 도대체 둘 중에 누가 남북관계를 파탄내려 하는 짓을 하는 것인가? 1과 2는 거짓이거나 착각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DJ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독재인가? 참으로 대단한 독선이요, 앞뒤가 꽉 막힌 독재자의 사상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수행에 대해 점점 실망하고 염려(뜨거운 애국심도 담백한 도덕성도 부실한 상황 속에서, 경제 하나는 확실히 챙기겠습니다, 했던 공약이 강력한 반작용의 부메랑이 될 때가 오면 이명박 정부는 무엇으로 지탱할 수 있을까?)하고 있지만 DJ처럼 ‘이명박 정부가 독재를 하고 있으므로 투쟁의 대상이다’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 고로, DJ가 선동한 3은 쓰레기라고 본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과 시민사회단체도 DJ가 거의 치매수준의 헛소리를 했다고 판단했는지 단합하여 투쟁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으니 천만다행이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판국에 거짓과 왜곡에 기초한 선동에 의해 국가를 흔드는 투쟁을 벌인다면 나라가 절단 날 것이며 김대중 자신처럼 나라가 망해버릴 지경에 빠지더라도 넉넉하게 먹고살 만큼 부를 축적해놓지 않은 대다수의 국민은 생존의 고통에 빠지고 말 것이다.

DJ는 이솝우화를 처참하게 잘못 읽었다

DJ의 나라망칠 선동에 대해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한 마디 했다. “이북이 노다지 나오는 곳, 천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북에 가서 살도록 하는 게 최선이다. 김대중의 장점, 김대중이 잘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정일과 회담을 하고 노벨평화상을 탔을 때까지만 해도 김대중 정부가 몇 가지 국내정책에서 과오를 범한다할지라도 그 모든 과오를 상쇄할 만큼의 성과를 세웠다고 생각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노벨상의 가치가 땅에 떨어졌다’고 독설을 퍼부었을 때, 외환위기가 있다는 상황에서 노벨상의 상금도 달러로 짭짤하게 챙겨오는 것이니 국가에 그만큼 이익이 아니겠냐, 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북한에 “1달러도 안 줬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백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공식적으로 밝혀진 것만 해도 몰래 갖다 바친 것이 ‘현찰 4억5천 만 달러 + 각종 물자 5천만 달러’였다. ‘1달러도 안 줬다’와 ‘최소한, 거의 5억 달러를 줬다’는 현실적으로 얼마나 거대한 차이가 있는가. 그러니까, 그 차이만큼 김대중 전 대통령은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자인 것이다. ‘김대중의 장점은 거짓말을 잘 하는 것’이라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평가는 정확한 진실인 거였다.

김일성/김정일 체제는 북한의 일반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세계 최악의 수준으로 짓밟으면서 동시에 대한민국 파괴를 획책해왔다. 그런데 DJ는 국회와 국민의 동의라는 민주적인 절차도 없이, DJ 자신의 완전한 독단으로, 국민혈세를 적장에게 조공 상납하듯이 바쳤다. 세상천지에 이런 독재가 또 있을까? 그것은 엄청나게 삐뚤어진 독재자일 때에만 할 수 있는 짓이었다. 그런 자가 현재의 이명박 대통령을 일컬어 독재를 한다고 떠들었으니 뭐 묻은 뭐가 뭐 묻은 뭐를 보고 되게 더럽다고 외치는 꼴일 뿐이었다

DJ는 이솝우화에서 나그네의 겉옷을 벗긴 것은 바람이 아니라 햇볕이었다는 사례에서 힌트를 얻어 ‘햇볕정책’이라는 것을 사용했다. 그런데 이솝우화에는 이런 이야기도 있다.

나무꾼이 숲에 와서 도끼 자루로 쓸 작은 나무 하나만 달라고 했다. 숲은 작은 나무 하나를 내어주는 선심을 썼다. 나무꾼은 도끼날에 손잡이를 꽂은 다음, 숲에서 가장 단단하고 좋은 나무들, 수십 수백 년 된 나무들을 하나씩 찍어내기 시작했다. 그제야 숲은 비통하게 신음하며 후회했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 무엇인가? 때때로 햇볕정책을 쓰는 게 필요할 수도 있다. 상대방이 달라는 것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때, 반드시 상대방의 의도나 본질을 잘 살펴야 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의도나 본질을 살피지 않고 퍼주는 것은 자살 아니면 반역행위일 수 있는 것이다. 자살이나 반역이 아니면 미친 짓이다. 상대방이 정직과 성실에 투철한 휴머니스트일 때에만 이판사판으로 퍼줘도 큰 탈이 없을 것이다.

三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