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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폭력배들의 충돌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경찰이 중징계를 받게 됐다.
 
23일 경찰청은 인천의 한 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발생한 폭력조직의 난투극을 눈앞에서 보고도 방치한 책임을 물어 인천 남동경찰서장을 직위 해제했다.
 
또 1차 책임자인 형사과장과 강력팀장·상황실장·관할 지구대 순찰팀장에 대해서도 정직, 감봉 등 중징계할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지휘책임자에 대해 먼저 징계한 것”이라며 “현장에서 미온적으로 대처한 경찰관들도 감찰 조사 후 징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의 날’이었던 지난 21일 오후 11시 50분쯤 남동구 한 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인천 조직폭력배 간 유혈극이 벌어졌다. 인천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갈등을 벌여온 두 폭력조직의 충돌이 벌어진 것이다.
 
조직폭력배들은 A파 조직원의 부인이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문상을 위해 장례식장에 모였다. 인천 남동경찰서 형사들은 “병원 장례식장에 조폭들 간의 신경전이 벌어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형사 5명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에는 대규모 충돌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들은 문상 온 조직폭력배들이 모여 있는 점을 제외하고, 특이사항이 없다고 보고 장례식장 앞에서 추가 동향을 파악하고 있었다.
 
유혈극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B파 조직원 김모(34)씨가 형사들 바로 앞에서 흉기로 A파 조직원 이모(34)씨를 2∼3차례 찔렀다. 최근 자신의 조직에서 상대조직으로 소속을 바꾼 것을 응징하기 위해서라는 이유였다. 경찰은 흉기를 휘두른 B파 조직원을 현장에서 긴급체포했다. 왼쪽 어깨와 허벅지 등을 찔린 이씨는 목숨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조폭들이 문상을 위해 모인 것만으로 검거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약해 형사들이 현장에 남아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며 “그런 와중에 갑자기 한 남성이 상대방을 흉기로 찔렀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막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