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역사상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았던 때가 언제였을까? 아마도 70년대였을 것이다.

그런데, 참 재미난 통계가 있다. 70년대에 국가예산에서 국방비가 무려 37%로서 여느 때보다 높았다는 것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국방비를 그렇게 많이 부담하고 어떻게 그렇게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루었다는 것 말이다.

나도 이게 잘 이해가 가지 않다가, 문득 오래 전에 탈북자 프로에서 북한의 로켓발사비용에 대한 탈북자들의 의견을 듣고선 무릎이 탁 쳐지더라는 것이다.

즉, 우리가 볼 때 로켓 1기당 2천만 불이라고 할 때 북한에선 2백만 불도 안 든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우리는 원자재->중간재->최종재 거래에 있어서 거래단계마다 이윤을 추가한다는 것이다.

그런 부가가치가 있어야 임금도 주고 사업자도 먹고 살 것 아닌가 말이다.

반면, 거래단계별 이윤추구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최초의 원자재 값과 최종재 값이 가공과정에 필요한 에너지 빼고는 차이 날 게 거의 없다는 것이다.

가령 우리는 자동차 수리 맡길 때, 부품가격 5천원이라고 해도 수리공임 포함해서 5만원을 받는다.

그래야 그 일로 먹고 살기 때문이다. 부품값만 받으라고 한다면 정비센터를 운영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그 5천 원짜리 부품도 원재료와 에너지만 가지고 엄밀히 따지면 1천원이 안될 수도 있다.

그만큼 우리는 거래라는 것 자체가 이윤추구 행위요, 가격의 대부분이 이윤으로 구성되는 것이다.

이윤추구를 인정하지 않는 거래는 단순한 동원에 불과한 것이 된다.

그러니 당연히 북한식으로 따지면 우리의 50억 원짜리 전차 1대도 5억원이 안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국방비가 그만큼 거품이 많은 비효율적인 낭비란 뜻일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우리의 방위비는 중간 거래단계의 이윤이 모두 포함된 최종재 구입값이다.

그러므로, 경제의 후방연관효과를 가지고, 승수효과를 창출하는 종잣돈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가예산에서 국방비 지출비율이 가장 높았던 시절에 경제성장이 가장 왕성했다는 것이다.

국방예산이 많아서 맨날 망할 것처럼 여기는 미국의 경제가 건재한 것도, 실은 그 많은 국방비가 경제연관효과와 승수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종잣돈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구소련 같은 사회주의의 경우는 어떻게 봐야 할까?

사회주의 구 소련의 경우, 국방비를 미국보다 훨씬 적게 쓰더라도 이윤이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므로 물량으로는 더 많이 획득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그 물량만큼 미지불된 이윤이 실제로는 다른 경제부문의 기회비용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즉, 군비생산에 동원된 만큼 다른 부문 경제활동이 희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달리 풀이하면, 우리가 전차 한대를 50억원에 만들 때 45억원이 경제연관효과와 승수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종잣돈 역할을 하는 반면, 북한은 전차 한대를 5억원에 만들더라도 이윤으로 반영해주지 않고 강제 동원된 45억원만큼 기회비용으로 환산되는 사회적 손실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그 금액이 갖는 경제연관효과와 승수효과만큼의 손해도 반영해야 함)

그러므로 평화시나 전시나 똑같은 동원행위에 지나지 않는 사회주의와는 달리, 이윤을 인정하는 시장경제하에서 국방비는 평화시에는 연관효과와 승수효과 형태로 경제에 유입되고, 전시에는 사회주의와 똑같이 이윤을 인정하지 않는 동원형태로 전환하더라도 그 기반은 평시에 충분히 축적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방비가 많은 시장경제 국가의 경제가 더 발전한다는 것이다.

국방비가 많아서 망한 사회주의 국가는 있어도, 국방비가 많기 때문에 망한 시장경제 국가는 없다.

그러나 복지비 많아서 망할 조짐을 보이는 시장경제국가는 많다.

이렇게 볼 때, “국방은 자산이 아니라 비용”이라는 좌파들의 주장이 얼마나 거짓인지 여실히 드러난다.

오히려 아무리 예산을 투입해줘도 별 개선여지가 없는 복지부문과 농업부문에 대하여 산업연관효과와 승수효과 측면에서 따져 볼 일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그리고 특히나 분단국가인 우리에게 있어서 복지예산이 국방예산보다 많은 것은 망조가 아닌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