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하야]탄핵 의 정당성 을 逆 으로 보여주는 방송 의 작태

아무리 느슨한 기준 적용해도 공정하지 못해"
"與黨은 비통·울분, 野黨은 음모·오만으로 묘사
시민인터뷰, 탄핵 반대진영을 4배나 많이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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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학회(박명진 서울대교수)가 10일 발표한 ‘대통령 탄핵 관련 TV 방송내용 분석’ 보고서는 지난 3월 12일 국회의 탄핵안 가결 후 방송사의 탄핵 관련 보도가 공정성을 잃은 편향적 보도였다는 결론을 내렸다. 12~13일 이틀간의 뉴스 특보·속보와 14일부터 1주일 동안의 정규 저녁뉴스, 시사·교양·정보·토론 프로그램 등 총 96시간에 이르는 탄핵 관련 보도를 분석한 이 보고서는 탄핵 가결을 ‘일탈(逸脫)’로 본 방송사 기본 시각 탄핵 찬반 세력을 ‘가해자’ ‘피해자’로 본 대립 구도 화면 이미지 구성 앵커와 출연자의 언어 표현 등으로 낱낱이 분석, 첨예한 갈등 상황에 대한 방송사의 편향 보도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를 명백하게 드러냈다.
탄핵 가결을 ‘잘못’으로 설정하고 탄핵 찬성 세력을 ‘부정적 틀짓기’에 가둬

언론학회는 “탄핵안 가결을 둘러싼 갈등을 합법적 논쟁의 영역에 속하는 제도권 정치집단 간 정치적 갈등으로 본 것이 아니라 일탈적 행위로 봤거나 그렇게 보고자 했던 것으로 추론된다”고 설명했다. 탄핵 방송의 편파성은 방송사들이 탄핵안 가결을 ‘잘못된 일’이라는 판단을 바탕으로 제작했기 때문에 생겨난 결과로 분석된다는 이야기다.

언론학회는 특히 탄핵 방송의 편파성은 탄핵 주도 세력을 ‘비개혁적 가해자’로 ‘부정적 틀짓기’를 한 것에서도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탄핵 주도 세력에 대해 ‘위기의 민의 외면 집단’이라고 부정적 틀을 씌운 반면, 탄핵 반대 세력에 대해서는 ‘민의를 대변하는 약자’ ‘역부족인 피해자’로 국민의 동정을 유발하는 틀짓기를 한 데서 확인된다는 것이다.

▲ 탄핵 관련 방송에서 앵커의 편파적인 발언이 많았다는 지적을 받은 MBC ‘신강균의 사실은’(사진왼쪽)과 ‘의회민주주의의 승리인가 의회쿠데타인가’라는 부제를 달고 방송된 KBS ‘추적60분’의 지난 3월 탄핵 직후 편성된 프로그램의 진행 모습./KBS·MBC화면 촬영

대립적 이미지 강화

언론학회는 또 “영상 이미지도 대립적 경쟁 프레임의 구도에 따라 처리되고 있었다”고 편향성을 지적했다. 특히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정치 행위자를 보여주는 이미지틀(프레임)에서 그 같은 대립구도가 분명했다는 지적이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행위 주체로 등장하는 영상은 ‘피해자’ 프레임을 적용, 탄핵소추안 가결 과정에서 의원들이 국회 경위들에게 끌려나가거나 무릎 꿇고 애국가를 부르며 껴안고 우는 모습 등을 반복적으로 보여준 데 반해, 한나라당을 포함한 탄핵 찬성 집단의 영상은 힘을 사용해 탄핵안을 강제 처리한 가해자라는 이미지를 강조했다는 분석이다. 언론학회는 “약자의 분노를 촉발하는 프레임을 양산했다는 사실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인터넷 영역에서도 이러한 ‘약자 분노 프레임’이 모든 주요 사이트를 지배하고 있었으며, 그러한 사이트를 통해 확산됐던 메시지는 ‘강자에 대한 저항’ 곧 ‘촛불시위로의 참여 촉구’였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언어 표현의 편파성

열린우리당에 대한 탄핵안 가결 초기 방송묘사는 ‘분노’ ‘비통’ ‘울분’ 등이었던 데 비해, 한나라당을 위시한 야 3당에 대해서는 ‘무소불위의 힘’ ‘음모적 치밀함’ ‘오만함’ 등이 집중적으로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언론학회는 특히 프로그램 사회자(앵커) 멘트와 관련, “야 3당을 언급할 때 부정적 평가가 개입된 멘트를 많이 사용했다는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며 “방송 프로그램 사회자가 탄핵과 같이 정치적으로 예민한 문제를 다루면서 정파적으로 비칠 수 있는 가치 개입적 표현기법을 쓴다는 것은 공정성과 관련해 중대한 문제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언론학회는 “특정 정파에 ‘우호적이거나 적대적인 말은 피한다’는 방송사 자체 윤리강령을 위반한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미지 프레임과 마찬가지로 표현에서도 열린우리당 의원이나 탄핵 반대 시민 인터뷰는 ‘울분을 터뜨리는’ ‘눈시울을 붉히는’ 등 ‘피해자’로 묘사됐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에 대한 보도에서는 ‘새로운 불씨를 살려보겠다는’ ‘의석 수 계산에만 골몰한 행태’ ‘회심의 승부수가 먹힐지’ 등으로 탄핵 가결이 정략 행위였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지적이다.

공정성 논란 극복이 방송의 과제

언론학회는 “국민의 주정보 매체로서 그리고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로서 TV 저널리즘의 질을 그 사회적 위상에 걸맞게 제고하는 대승적 차원의 논의에 지혜를 모으기 위해서도 공정성 논란은 반드시 극복돼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한편 언론학회는 보고서 마지막 부분에 “탄핵 관련 이슈의 처리에 있어 탄핵 반대 진영을 두둔하는 기사와 프로그램이 비대칭적으로 많았다”면서도 “많은 부분이 ‘탄핵 반대’와 ‘탄핵 찬성’으로 구분짓기 어려운 중립적 의견과 정보로 채워졌다”고 언급하며 ‘미래의 희망’을 주문했다.

(최승현기자 [email protected] )

입력 : 2004.06.10 18:27 38' / 수정 : 2004.06.11 04:09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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