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의 민주주의는 어디까지 왔는가?
4.19가 발발한지 43년이 되는 이 시점에서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1960년 4.19일 부정으로 얼룩진 이승만정권을 대항하여 더 이상 참을 수 없음을 자각한 학생들이 부패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일제히 일어났다.
결국 이 불씨는 부패한 정권을 무너뜨리고 말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이루었다.
그들은 지금같이 지식의 풍요 속에 살리도 못했고 또한 민주주의가 어떠한 것이라는 정의를 내릴 만큼 논리적이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민주주의가 이런 것이다"라고 설명하는 것에는 이론적으로 불충분하였는지 모르나 그들은 민주주의를 가슴으로 느끼고 행동으로 나타내 보였다.
2003년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과연 어떤 민주주의를 하고 있는가?
이것이 민주주의라고 이론적으로만 떠드는 것은 아닌가?
말로만 번지르르한 민주주의 애호가는 아닌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과학만능 시대임에 틀림없다. 가정마다 한 대 이상의 자동차를 지니고 있으며, 에어콘, 냉장고 등 말할 수 없는 경제 생활의 풍요로움 속에서 살고 있고, 또 인터넷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세계가 하나의 안방과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런데 과학은 발달하고 인간의 생활수준도 향상되었는데 어찌하여 민주주의는 진보하지 못하고 있는가 말이다.
43년 전의 민주주의보다도 지금의 민주주의가 못하다면 말이 되겠는가?
43년 전 선배들은 불의를 몰아내기 위해 죽음을 내놓고 부패와 싸웠다.
행동할 줄 모르는 국민, 불의를 보고도 항거할 줄 모르는 백성. 이러고도 이 시대를 산다고 말할 수 있는가?
이제 이틀 후면 4.19의거 43돌을 맞이한다.
정말 부끄럽지 않은 4.19을 맞이하여야 하겠다.
출세에 눈이 어두워 불의에 타협하는 사람들, 자신의 미래에 악영향이 있을까 겁을 내며 눈치를 보며 이기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것이 사는 길이 아니라, 죽는 길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43년 전 선배들은 민주주의 기초가 서기도 전에 민주주의를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이것이 민주주의다 이것이 정의를 사랑하는 자들의 선택이다."라는 사실을 후세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이제 우리는 어찌할 것인가?
더 이상 부끄러운 삶을 살지 말자. 더 이상 부끄러운 민주주의를 하지 말자.
선배들이 보여주었던 기상을 이어받아 진정한 민주주의 시민임을 보여주자.
43년 전 선배들이 보여주었던 민주주의보다도 새로운 새 천년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더 나은 민주주의를 보여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제 일어나자. 그리고 불의를 대항하여 궐기하자.
2003년 4월 19일 오후2시 시청 앞으로 모여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결코 죽지 않았다는 것을 세계에 기필코 보여주자.
그리하여, 후세에게 기억되는 민주주의의 투사들로 이름을 남기도록 하자.
2003년 4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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