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은 매명(賣名)을 먹고 사는 직업인이다. 전여옥이 비대위의 김종인 위원의 과거를 들추고 이준석 위원을 향해서는 들러리라고 표현했다. 26세의 이준석은 전여옥을 가르켜 “그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 이라고 간단명료하게 정리했다. 이재오는 “지금으로서는 할 말 없다”라고 대응했고 , 홍준표는 김종인과 이상돈에게 “비대위에서 나가라” 저항한다. 정몽준은 “소이부답‘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김문수 지사는 119 소방관과의 전화 녹취록 때문에 차기 대권 대열에서 저절로 떨어져 나가는 자충수를 두었다. 한나라당이 민심으로 부터 멀어지는 일을 잘도 골라 하고 있다.

소주병에 소주가 1/3 정도 들어있다. 매사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 어라 소주가 이것 밖에 안 남았어?” 라고 하지만 ,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 아이쿠, 소주가 아직도 이만큼 남아있네” 라고 표현한다. 이처럼 같은 사물을 보는데도 사람마다 느끼는 시각차는 천양지차와도 같은 간격이 존재하는 법이다. 특히 매명을 위해서라면 온갖 악담도 사양하지 않는 직업인이 정치인 이라고 볼 때 , 전여옥은 항상 뉴스의 가장 자리에 서고 싶은 욕심이 가득한 사람임을 세상은 이미 낙인찍어 주었다.

배가 몹시도 아픈 것일까, 아니면 차기 총선에서 자신이 공천 탈락 1호 대상임을 직감한 탓일까? 이상돈 위원이 과감한 물갈이론을 주장했다. 이 발언 한마디로 한나라당 친이계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한다. 도둑이 경찰에 잡혀 와서 내가 도둑질 했다고 처음부터 순순히 시인하는 도둑은 없다 , 한결 같이 발뺌하고 부정하다가 꼼짝할 수없는 증거가 나오면 그때서야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다. 비대위 첫 날부터 강도 높은 쇄신이 예고되자 제 발이 절리는 정치인들이 반발인지 반항인지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수직 낙하하고 있고 민심으로부터 외면 받은 지 꽤나 되었다. 돌아선 민심을 회복시키는 적임자를 박근혜로 지목하고 당을 다시 한 번 살려 달라고 애걸복걸하다시피 하여 전면에 등장시켰다. 비대위 구성과 임명은 위원장의 고유권한이며 이 권한을 중앙상임 위원회로부터 만장일치로 가결을 받았던 사실을 벌써 부터 망각하고 있다.

문제는 반발하고 저항하는 당사자들이 도대체 무엇 때문에 한나라당이 민심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지를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홍준표는 며칠 전 자신이 부산에 출마를 하겠다고 했다가 농담이라고 둘러댔다. 정치를 어린아이 장난감처럼 취급하고 있으니 이런 경박한 발언이 나왔을 것이다. 이 중대한 시기에 얼마나 농담이 할 것이 없어, 그런 중요한 발언을 농담이라고 하는지, 이런 생각들로 가득 차 있으니 민심이 더욱더 멀어진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정치를 농담 따먹기로 간주하는 이런 사람은 당연히 정치판에서 나가야 하고 개그계로 진출해야 한다. 그런데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고 있으니 더 큰 문제인 것이다. 전여옥의 발언은 일고의 가치조차 없으니 언급을 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따름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입에서는 이구동성으로 쇄신을 하자고 한다. 쇄신을 하자고 채근 거릴 때는 언제고 막상 쇄신을 하겠다고 하니 저항을 하고 반발을 하는 모양새가 앞, 뒤가 맞지않는 자기모순의 이중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쇄신의 핵심은 정책쇄신도 중요하지만 인적쇄신이 더 중요한 일이다. 쇄신 대상자들은 자신만은 해당이 안 되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김칫국에 불과한 일이다. 극열한 저항도 있을 것이고 극심한 반발도 있을 것이다. 그 정도 예상하지 못하고 칼을 뺄 하수는 바보가 아닌 이상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당연히, 처절한 반발과 저항이 뒤따를 것이고 희생도 뒤따를 것이다. 이 저항과 반발은 쇄신을 해 나가는 과정의 일부분일 뿐, 요체가 되어선 안 된다. 산을 넘고 강을 건너야 더 넓은 평야가 보일 것이므로 반드시 건너야할 강이요, 넘어야할 산인 것이다. 물론 집단적인 반발도 있을 것이다. 이재오가 했다는 “ 지금으로서는 할 말이 없다 ” 라는, 이 말을 곱씹어 보면 앞으로 할 말이 그만큼 많다는 뜻일 수도 있고 , 대대적으로 반격을 시도하겠다는 늬앙스도 들어있다고 보여 진다.

비대위에서는 표면적으로 상대를 자극해 가면서 애써 그렇게 강력한 톤으로 말 할 필요가 없다. 공천 개혁의 프레임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꼼짝 달싹할 수 없을 정도로 제도를 만들어 대입을 시키면 절로 떨어져 나갈 사람들은 부지기수로 나타날 것이다. 혁명적인 공천제도라는 칼을 잘 가다듬어 단 칼에 베어버리면 된다는 뜻이다. 그래야만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참신하고 능력 있는 재야의 신진 사림들이 몰려들게 될 것이다.

대대적인 개혁을 한다면서 피 한 방울 안 흘리고 이룩한 개혁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것도 아주 크게, 대판으로 한판 벌여야만 진정한 개혁이 이루어 질 것이다. 거세게 밀려온 퍼팩트 스톰이 한바탕 지나가고 나면 바다 속을 뒤집고 헤집어 깨끗하게 환경을 정화시키는 순기능의 역할도 매우 지대하다는 것을 안다면 전면전 불사도 각오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