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900만배럴 소비… 세계 전체 소비량 10% 넘어

신에너지車 개발 17조 투입 "전기車 아니면 못 판다" 자동차 업체들 압박해

중국의 누적 자동차 보유대수가 1억대를 돌파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 사이에만 약 5000만대의 자동차가 새로 등록된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런 속도라면 앞으로 10년여 안에 1억대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공안부 교통관리국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중국의 자동차 보유 대수가 1억400만대에 이르렀다고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 매체들이 지난 4일 보도했다.

현재 약 10억대 수준인 세계 자동차 보유대수 중 10%를 차지하게 된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미국(2010년 기준 2억4000만대)에 이어 세계 2위 자동차 보유국이 됐다. 중국은 연간 신차 판매대수로는 이미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중국 정부는 차량 급증에 따른 석유소비 문제 해소를 위해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개발에 목을 매고 있다.

◇5년 새 5000만대 폭증

하루 5만대꼴로 늘어나는 자동차는 중국의 사회·경제적 문제이자, 세계의 골칫거리가 됐다. 늘어나는 중국 자동차 기름 탱크를 채우느라 전 세계 에너지가 블랙홀처럼 빨려들고 있기 때문. 지난해 기준 중국의 하루 석유 소비량은 900만배럴로 세계 전체 소비량의 10%를 돌파했다. 세계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초 '2011 세계 에너지전망' 보고서에서 "2020년에는 중국이 미국을 누르고 최대 석유 수입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35년이면 전 세계 승용차 보유량이 현재의 2배에 가까운 17억대에 달할 전망인데, 중국이 이 숫자를 늘리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도 올 9월, 2035년까지 각국의 자동차 등 수송부문 에너지 수요량을 전망하면서, "중국의 자동차 소비 추이가 전체 전망을 좌우할 만큼 가장 큰 변수가 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세계의 우려를 감안, 중국 정부는 향후 10년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신(新)에너지 자동차(친환경차)' 개발·보급에 1000억위안(17조7800억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2020년까지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배터리 기반 자동차를 500만대, 또 전기차가 본격 상용화될 때까지 하이브리드차를 300만대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가솔린차의 평균 연비도 2015년까지 17.9㎞/L로 높이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미국보다도 높은 목표치다.

◇"전기차 안 만들면 중국서 차 못 판다" 자동차 메이커 압박

다급한 중국 정부의 의욕과 달리 현실은 따라주지 않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가 이미 전체 승용차 판매량의 5%가 돼야 하지만, 실상은 올 상반기까지 0.05% 보급되는 데 그쳤다. 목표치의 겨우 '100분의 1' 수준이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각 자동차 업체들에 중국에 공장을 더 지으려면 중국 현지 합자업체와 함께 친환경차를 만들 것을 종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현대차도 중국기술연구소에 전기차 개발부를 신설하는 한편, 지난달 광저우모터쇼에서 국내에도 없는 포르테 전기차 시험모델(쇼카)을 전시했다. 폴크스바겐과 GM, 닛산, 도요타 등 주요 글로벌 업체들도 2013년~2015년 사이에 중국 전용 전기차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