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대에서도 총기사건 빈발…구타·가혹행위 많은 탓


지난 4일 김모(19) 상병이 동료 해병대원들에게 총격을 가해 4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북한 군대에서도 총기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고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가 최근 보도했다. 

북한에서는 17살에 입대하기 때문에 어린 나이로 10여년 동안 장기 군 복무를 하면서 생긴 피로감과 상급자와의 갈등, 엄격한 규율에서 오는 긴장감, 일상화돼 있는 구타·가혹행위 등 때문에 종종 총기 사고를 일으킨다고 전했다. 한국에는 그나마 '관심사병' 제도가 있지만, 북한에는 구타 등에 대한 형식적인 내부 교육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경비대 출신 김명철(가명)씨는 "북한에서는 남한에서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상급 병사가 하급 병사를 지속적으로 구타하거나 가혹행위를 하는 경우가 많다" 면서 "특히 적응을 못하는 병사에 대한 부대원들의 집단적인 왕따와 가혹행위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양강도 출신 탈북자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양강도 삼지연군 무봉 국경경비대 초소에서 한 병사가 동료 6명을 사살하고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6명은 평소 이 병사 혼자 근무를 하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저질렀으며, 사건 당일에도 이 병사만 근무시키고 6명은 술을 마시다가 봉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탈북자는 2000년대 말 함경북도 경성군의 한 군부대에서 한 병사가 장기간 계속된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장교와 그 부인을 죽인 사건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이 병사는 생활총화(매일 실시하는 자기비판) 시간에 모인 간부들을 향해 총을 난사하고, 사택 인근에서 빨래하고 있던 장교 부인까지 죽였다. 총과 수류탄을 갖고 산으로 도망갔지만, 포위망이 좁혀오자 자살했다.

한 여자를 두고 군인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서 총기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2000년대 평양에서 군 생활을 했던 고형만(가명)씨는 "부대 내01 식당에서 일하던 여성 종업원과 부소대장이 서로 사귀고 있었는데, 소대장이 이 여자를 가로챘다. 화가 난 부소대장이 자동 소총으로 소대장과 여성을 죽이고 자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