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공항출입기자가 본 KAL사건
우선 이번 대한항공(Korean Air Lines), 소위 “땅콩회항”사건으로 국내외에 커다란 물의를 빚은 경위를 따지기전에 이 나라 언론들이 국익이 무엇인지 정의의 잣대를 어느선에 대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줘야 하는 것인지 좀더 신중했어야 했다. 왜냐하면 KAL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항공사일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유수한 항공사중 하나다.
KAL은 1962년부터1969년2월까지 국영으로 운영하던 대한항공공사(Korean National Airlines)를 1969년3월 한진그룹(당시그룹총수 故 조중훈회장)이 14억5300만원(당시화폐)에 인수하여 유일하게 대한민국 민영항공으로 새출발을 하게 된 것이다. 만성적자에 허덕이던 국영항공사를 인수한 한진그룹은 당시 조중훈회장의 동생인 미국에서 유학한 조중건씨를 부사장으로 임명하고 총력을 기우려 흑자항공사로 탈바꿈시킨 것은 물론 인수시 유일한 제트여객기 DC-9기 1대와 프로펠러 F-27기등 모두 8대의 소형항공기로 운항하기 시작했다. 그해 10월 미국보잉사로부터 대형항공기와 일본에서 신형YS-11을 도입하여 그동안 김포에서 일본 도꾜와 오사까만 취항하던 국제노선을 타이완과 홍콩,방콕을 연결하는 새로운 국제노선으로 확대시켰다.
아무튼 KAL은 지금까지 45년간 운영을 해 오면서 항공기 납치사건을 비롯한 폭파사건 그리고 추락사고등 피해도 적지 않았지만 그래도 승승장구하여 현재(2013년기준) 자본금3천억원에 연매출13조원, 영업이익1조5천억원,순이익6천억원 그리고 200여대의 대형항공기와 세계120여곳의 취항지 국제노선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대형항공사로 성장한 것이다.
필자가 1969년2월부터 1971년9월까지 2년7개월간 김포공항과 1971년9월부터 1973년2월까지 1년6개월간 당시 교통부에 출입하면서 민영항공사로 탈바꿈한 대한항공의 성장과정을 누구보다 자세히 알고 있는 관점에서 이번 “땅콩회항사건”으로 공과를 묻어버리고 언론들이 특히 종편TV방송이 갑(甲)질 만을 부각시켜 회사 이미지까지 뭇매를 때리는 것은 정의가 아닌 것 같다.
물론 자유민주국가에서 인권이 우선이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의 기본질서가 무엇보다 중요하나 그렇다면 “땅콩회항사건”의 원인제공자인 조현아(40) 전KAL부사장 보다 항공기내에서 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장(Captain)의 처신이 더욱 졸렬(拙劣)하고 권한을 방기한 책임이 크다.
항공기조종사인 기장은 항공법제50조1항에 “항공기의 비행안전에 대하여 책임지는 사람(기장)은 그 항공기의 승무원을 지휘,감독한다” 로 돼 있고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속해 있는 KAL기장은 “비행시간동안 항공기의 운항과 안전및 탑승자의 안전을 책임진다”로 돼 있어 사법권등 모든 권한이 기장에게 있다.
그러므로 당시 부사장이였던 조현아씨가 아무리 회사상사라고 해도 올바른 기장이였다면 승객들의 안전과 항공법위반등을 들어 조부사장을 설득시키고 활주로로 이동중인 항공기를 계류장 로딩부리지(출입구통로)로 되돌아가게 해서 사태를 악화시킬 필요가 없었던 것 아닌가?
문제를 일으킨 조현아 전부사장의 책임도 크지만 사실상 기장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이번사태에 언론들은 일방적인 보도로 사태를 악화시키고 국가이미지까지 추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2014.12.31-인해-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