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6일 미군의 무기로 북한을 파괴할 수는 있지만 핵심 우방인 한국이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 답답한 일이다. 스스로 족쇄를 채우는 바보짓 아닌가.

비슷한 아니 똑 같은 일을 우리 박근혜 대통령이 저질렀는데, 그 당시 4.13 총선에 부정적인 요소가 될까봐 미루어두었다가 이제야 쓴다.

총선 전인 4월초에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되었던 2016세계핵안보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외쳤다.

정말로 답답하다.

이는 북한이 주장하는 “고려연방제”나 “낮은단계 연방제”와 같은 효과를 가져 올 수도 있음을 모른단 말인가.

“고려연방제”나 “낮은단계 연방제”의 경우, 우리의 적대포기에 따른 안보조직의 와해는 반역성향을 지닌 남한 내 좌익에 의하여 담보될 수 있지만, 북한의 실질적 적대포기는 신뢰할 수 없다는 데서 바로 저들의 기만술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에 비하여, “한반도 비핵화”는 북핵 ‘폐기’는 실질적으로 담보할 수 없으면서 미군의 전술핵 재배치 카드만 날려버리는 자충수라는 것이다.

아마 우리가 기껏 얻을 수 있는 거라곤, 북핵 ‘폐기’가 아닌 북핵 ‘동결’이라는 말장난일 것이다.

그런데 그 북핵 ‘동결’마저도 따지고 보면 ‘비공개성’ 때문에 실제로는 ‘증산’하고 있는지 알 길이 막막하다.

사기꾼과 계약보다 더 나쁜 성폭행범에게 처녀성 검사 의뢰하기와 같다는 것이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가 “북한이 침략하면 남한과 일본이 알아서 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ㆍ일의 핵무장을 용인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그가 대선을 통과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핵무장할 좋은 구실을 마련해준 셈이다.

이런 좋은 떡을 줘도 못 먹는단 말인가.

누구는 핵무장하면 한미동맹이 와해될 거라고들 하는데, 이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왜냐하면 핵을 가진 우방과는 더욱 긴밀해지기 때문이다.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이스라엘을 보면 알 것 아닌가.

실제로 이러한 핵을 가진 우방은 파병 등으로 미국의 입장을 당장 도울 수 있지만, 핵이 없는 우리나라 같은 우방은 당장 병력투입마저도 이리저리 재고 눈치 본다.

아프간전, 이라크전, 시리아전을 보라.

우리보다 병력이 적은 영국과 프랑스는 그냥 교전현장에 전투병력을 파병한다.

반면, 우리는 이리저리 눈치 다 보고 안전지대에서 봉사활동 위주다.

즉, 이것만 봐도 미국의 위기 때 별로 돕지도 못하는 한국의 실상을 여실히 드러낸다.

그러면서, 미국의 일방적 도움만 요구하는 한미동맹을 지속하려 할까?

아직도 도움만 바라는 부자나라 한국, 복지비를 국방비보다 더 많이 쓰는 한국을 저들이 돕고 싶을까?

언론에선 미리부터 트럼프를 부정적으로 매도하던데, 트럼프는 무식한 게 아니라 솔직한 거다.

지 꼴리는 형용사 구사를 통한 정서적 왜곡보다는 사실을 정확히 보도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 같은 나이브한 자충수를 스스로 끌어안지 말기 바라면서.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