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좌파 박멸]망치 들고…멱살잡고 ‘막가파 국회’

망치 들고…멱살잡고 ‘막가파 국회’

문화일보 유병권·민병기기자

연말 임시국회가 난장판이 되어 가고 있다. 무조건 밀어붙이겠다는 한나라당의 ‘GO’함성과 무조건 막겠다는 민주당의 ‘NO’ 목소리만 들린다.

대화와 타협은 실종된 지 오래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8일 오전부터 오후 2시로 예정된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비준 동의안 상정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양당은 한·미 FTA비준안 상정이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임시국회 주도권 향배와 직결된다는 판단아래 난장판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싸늘한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막가파식’ 전략만 고수하고 있다.

◆ 외통위 난장판 =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이날 새벽부터 숨바꼭질을 벌였다. 문학진 민주당 외통위 간사는 박진 외통위원장과 황진하 한나라당 간사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박 위원장과 황 간사를 찾아내 외통위 회의실 입장을 사전에 막으려 한 것이다. 이날 오전 8시15분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와 문 간사, 송영길 최고위원 등 의원 30여명과 당직자 등 50여명이 외통위 위원장실 진입을 시도했으나, 이미 회의실에 들어가 있던 박 위원장과 한나라당 의원 10여명은 문을 걸어 잠그고 출입을 통제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과 국회 경위들간 격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어 9시쯤에는 민주당이 정과 망치를 동원해 회의장 출입문을 뜯어내려 하자, 이를 막는 한나라당 의원과 민주당 의원들이 뒤엉키면서 외통위 회의장 앞은 난장판이 됐다.

민주당 송 최고위원은 “국회법에 질서유지권은 회의장에서 사후적 조치로 한정짓고 있다”며 박 위원장의 질서유지권 발동은 위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정권 한나라당 원내 대변인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플래카드를 걸 수 없도록 돼 있는 조항을 민주당이 먼저 어겼다”고 맞서면서 고성과 험한 말들이 오갔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의원들은 비준안상정을 막기 위해 외통위 출입문 앞에서 연대농성에 들어갔다. 법제사법위원회와 국방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소속 위원들이 외통위 전쟁에 투입되는 바람에 회의가 지연되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회의가 뒤늦게 진행됐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한·미 FTA 비준안은 오후에 상정해 논의한 뒤 다음주에 통과시켜야 한다”며 “우리에게 유리한 협상을 재협상하자고 하는 것은 반미주의였던 민주당이 친미주의자가 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가 정치터가 아니라 전쟁터로 변했다”며 “여당이 싸우기도 전에 질서유지권부터 발동하는 행태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만나 오후로 예정된 외통위 회의를 취소하고 질서유지권을 철회한뒤 여야간사간에 FTA상정여부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문화일보 유병권·민병기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