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恨江` 하루 1명꼴 투신
(::유명인사 "명예 탓"-서민들 "생활고 탓"::) ‘한강의 전경이 얼마나 아름답게 내려다보이느냐’가 아파트 가 격에 영향을 미치는 세상이지만, 한강 다리의 화려한 조명 뒤편 에는 삶과 죽음 사이를 줄타기하며 ‘난간에 선’사람들이 있다.
카드 빚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혹은 실추된 명예에 대한 자책감 으로 강물에 몸을 던지는 사람들. 이들중에는 자살을 막기위해 순찰에 나선 경찰에게 “죽기 좋은 곳”을 묻는 사람들도 있고, 구조후에 “다시 물속에 넣어달라”거나 툭툭 털고 일어서 “다 리위의 신발과 가방을 찾아달라”는 사람들도 있다.

◈생명을 버리는 사람들〓불량만두 제조업체 사장이 서울 반포대 교에서 투신한 다음날인 14일 오후 8시 한강대교 남단. 최모(74) 씨가 웃옷과 신발을 벗고 다리난간에 한쪽다리를 올려놓았다. 투 신 직전 다리위를 지나던 행인이 그를 붙잡았고, 최씨는 구조됐 다. 최씨가 밝힌 투신시도 이유는 “어려운 살림에 더이상 자식 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않아서…”였다. 경찰의 추궁에도 “자식에 게 누가 된다”며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던 최씨는 결국 지 문으로 인적사항을 확인한 경찰에 의해 가족들에게 돌려보내졌다 . 이에 앞서 지난 8일 오후2시50분쯤에는 동작대교 북단에서 한 강에 몸을 던진 60대 남자가 한강순찰대에 의해 구조됐다. 투신 동기는 역시 생활고였다.

이달 들어 15일까지 한강에 뛰어든 사람은 15명. 하루에 1명씩 강물에 몸을 던진 셈이다. 이 중 6명이 구조됐고 9명이 숨졌다.

1월부터 계산하면 41명이 목숨을 잃었고 20명이 구조돼 벌써 지 난해의 73% 수준이다. 한강순찰대 용산경찰서 이촌초소 송응길(4 8) 경사에 따르면 투신자 대부분은 경제사정을 비관하거나 카드 빚에 시달리다 자살을 결심한 경우로, 90% 정도가 남성이고 50~60 대가 대부분이다. 암 같은 중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자살을 시 도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 잇단 유명인사들의 투신자살이 ‘명예 에 상처를 입은 억울함’ 때문인 반면 서민들은 ‘살기 힘들어서 ’자살한다.

◈생명을 구하는 사람들〓한강대교 북단에 위치한 이촌초소가 관 할하는 다리는 원효대교부터 한남대교까지. 지난 10일 파견된 지 원인력 2명을 포함해 6명이 3명씩 격일제로 24시간 근무한다. 하 지만 2시간마다 보트를 타고 관할구역을 순찰하는 외에 하루 평 균 5번 이상 신고를 받고 출동해도 투신자들을 모두 구할 수는 없다. 시신 수색작업도 물속에 자전거부터 철근까지 널려 있는데 다 물이 많을 때는 유속까지 빨라 쉽지 않다.

지난 13일 반포대교에서 투신한 불량만두 제조업체 사장의 시신 을 찾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목숨을 구해주고 욕을 먹는 경우도 많다. 11년째 한강순찰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송경사는 “ 다시 물속에 넣어달라고 요구하거나 구조된 배 위에서 뛰어내리 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기 말고 죽기에 더 좋은 장소를 가 르쳐달라’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성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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