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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통령의 실언, 내막을 알아보니...
8월6일 한국의 밤 9시 MBC TV뉴스를 위성중계로 보았더니, 부시 미국 대통령이 "미국정부는 미국을 해코지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 찾는 일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폭탄 선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만 들으면 정말 부시가 정신 나간 사람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그가 한 말을 영어로 들어보면, 그가 비록 문법상의 오류는 범했지만, 그가 무슨 말을 하려다가 그런 실수를 했는지 다 알수있다. 미국 TV 커미디언들도 부시의 실언 장면 녹화 테잎을 틀어주며 시청자들과 함께 한바탕 웃고 넘어갔을 뿐이다.
부시의 실언은 다음과 같은 우리말 실수에 비교할 수 있다. 갑과 을이 싸우고 있다 하자. 갑이 "너 까불면 너희 집에 불을 질러버릴거야!"라고 하자, 을이 "난 가만 있고? 나도 그럴거다!"라고 응수했다. 을의 말을 문법적으로만 해석한다면, 갑의 행동을 그대로 하는 것 즉 "나도 우리 집에 불을 질러버릴거다"가 된다. 그러나 을의 진짜 의도는 "나도 너희 집에 불을 질러버릴거야!"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 수 있다.
부시도 이와 똑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부시는 Our enemies are innovative and resourceful, and so are we. They never stop thinking about new ways to harm our country and our people, and neither do we.라고 말했다. 번역하면 "우리의 적들은 창의력과 자원이 풍부합니다. 그러나 우리도 그렇습니다. 적들은 항상 우리 나라와 우리 국민을 해치기 위한 새로운 방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가 된다.
부시가 말한 neither do we는 We don't stop thinking, either, about new ways to harm our enemies. (우리도 우리의 적들을 무찌를 새로운 방법에 대해서 한시도 생각을 하지 않을 때가 없습니다)라는 의미였고 듣는 사람들도 그렇게 알아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문법적으로 엄격하게 따지면 부시가 말한 neither do we는 그 앞 문장의 주어만 바꾸고 끝에 either(또한)을 붙인 것, 즉 We never stop thinking about new ways to harm our country and our people, either.(우리도 우리 나라와 우리 국민을 해칠 새로운 방법에 대해서 한시도 생각하지 않을 때가 없다)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말실수가 되어버렸지만 누구나 그의 진의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다 알 수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슬람 테러분자들을 비난하는 연설 도중 The vast majority of Iraqis want to live in a peaceful, free world. And we will find these people and we will bring them to justice.라고 말한 일이 있는데, 부시의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는 사람들은 이것도 그의 실언이라고 야단을 쳤었다. 물론 이 한 문장만 딱 떼어놓고 해석하면 "이라크 국민 대다수는 평화롭고 자유로운 세상에서 살고싶어 한다. 우리는 이 사람들을 찾아내어 법정에 세울 것이다"가 된다. 그러나 여기서 these people(이 사람들은)은 그가 몇 문장 앞서 언급했던 "테러범"들을 가리키는 말이었을 뿐이며 다들 그렇게 알아들었다.
부시의 말꼬리 잡고 늘어지는 사람들은 I'm honored to shake the hand of a brave Iraqi citizen who had his hand cut off by Saddam Hussein.라고 한 부시의 말도 실언이라고 했다. 이것은 "사담 후세인한테 손목을 잘린 용감한 이라크 시민과 악수하게 되어 영광입니다"라는 말이므로 얼른 들으면 웃기는 말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 말에는 아무 하자가 없다. hand를 모두 단수로 썼기 때문이다. 후세인이 그 이라크인의 한쪽 손목을 잘랐지만 그는 남은 한쪽 손으로 부시와 악수를 했던 것이다.
어쨌든, 원고를 읽지 않고 즉석에서 말 할 때의 부시 대통령은 확실히 말이 좀 어눌하고 문법상의 오류를 종종 범한다. 예를 들어 그는 presumptuous(주제넘은)이라고 해야할 것을 presumptive(거의 확실한)라고 말한 일이 있고, underestimate(과소평가하다)라고 해야할 곳에서 misunderestimate(잘못 과소평가하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쓰기도 했으며, subliminal(잠재의식 속의)를 subliminable이라는 사전에도 없는 말을 만들어 쓰기도 했다. 말할 때도 전치사 하나 틀리지 않는 뉴욕 타임즈 칼럼니스트 William Safire 같은 사람에 비하면, 부시의 언어 능력은 분명히 수준이 좀 낮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부시는 보통사람이다. 그래서 최소한 미국 인구의 절반은 그를 좋아하는지 모른다.
워싱턴에서 조 화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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