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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방상훈 X파일' 터지나
[오마이뉴스 2005-09-07 13:49]
[오마이뉴스 신미희/최경준 기자]
▲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97년 삼성 불법 대선자금과 관련,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과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사장의 대화가 담긴 도청테이프 내용이 공개되면서 불거진 이른바 'X파일' 불똥이 <조선일보>로 튀고 있다.
<한겨레>는 7일자에서 "99년 박인회씨가 'X파일' 녹취록을 지니고 삼성쪽 관계자를 만나기 두 세 달 전,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대화 등을 녹음한 녹취록 목록을 들고 중앙일보사 고위간부를 찾아가 거래를 시도한 사람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사람은 99년 7∼8월께 삼성 'X파일' 녹취록과 함께 다른 녹취록의 대화자 이름 등이 적힌 50여가지 목록을 중앙일보에 제시했다는 것. 한겨레는 검찰 관계자를 통해 "누군가가 중앙일보사에 찾아가 미림팀이 도청해 얻은 수십 개 녹취록 목록을 제시하며 수십 억원에 사라고 흥정한 일이 있었다"고 확인했다.
또 당시 여러 개 도청 테이프 중 하나가 방 사장 것임을 확인했지만 보도하지 않고 있다는 중앙일보 기자의 말도 전했다. 그러나 이 흥정의 결과는 성사되지 못했다. 중앙일보측이 이를 사기 위해 삼성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으나 삼성쪽이 ‘사지 않는 게 좋겠다’고 해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홍석현 전 사장 이어 방상훈 사장 'X파일'까지?
만약 이같은 보도가 사실이라면, 방상훈 사장의 'X파일'이 존재한다는 얘기가 된다. 그동안 홍 전 사장 외에 언론사주를 도청한 녹음테이프 존재설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전직 안기부 고위 간부는 지난 7월 24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홍석현 전 중앙일보 사장 뿐 아니라 K 전 명예회장, B 명예회장 등 유력 언론사주들이 모두 안기부의 도청활동 대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주요 언론사주들에 대한 미행 감시 및 도청은 주로 언론사의 약점을 포착하기 위해 수행했다"면서 "방송과 달리 신문사는 대부분 사적 지배구조를 갖고 있어 사주의 핸디캡을 잡는 것이 언론을 조정통제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수단이었다"고 말했다.
지방 근무 시절 유력 신문사 K 전 회장의 밀회장면 촬영과 대화 도청업무를 직접 지휘하기도 했다고 밝힌 그는 "일부 해고 직원이 일부 녹음테이프를 갖고 나와 개별적으로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삼성 X파일 녹음테이프를 제작한 옛 안기부 특수도청조직 미림팀장이었던 공운영(58·구속중)씨도 이날 SBS와 인터뷰에서 “조선일보, 동아일보, SBS 다 똑같다. MBC는 다른가. KBS도 다 똑같다”면서 “우리 같은 사람들 흥분시키면 언론에 재갈 다 물려놓을 것이다, 똥물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고 말해 언론사 관계자 도청사실을 암시했다.
공씨로부터 도청테이프를 받아 삼성과 거래하려고 했던 박인회(59·구속 중)씨도 검찰 조사에서 “99년 10월 녹취록을 들고 삼성을 찾아갔을 때 이학수 당시 삼성 구조조정본부장 녹취록을 보자마자 ‘여기 똑같은 것이 또 있네’라고 말하며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고 진술해 삼성측이 이미 녹취록 존재를 파악했음을 보여줬다.
또 지난 94∼95년 안기부 대공정책실장 보좌관을 지낸 김기삼씨는 미림팀 보고서와 별도로 언론계 인사를 도·감청한 내용을 종합한 '언론계 동향'이라는 비공식 보고서를 작성, 매주 한 차례씩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비선라인으로 보고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언론계 동향 보고서는 97년 12월 말까지 유지됐다고 김씨는 전했다.
<중앙> "확인 어렵다"... <조선> "도청여부 모른다"
그러나 X파일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처음 듣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황교안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는 7일 브리핑에서 "수사팀도 모르고 나도 처음 들었다"며 "내가 모르는 내용이니 검찰 관계자도 모르는 것이고 그래서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황 차장은 이어 "언론에 보도된 것과는 다르지만 비슷한 내용의 얘기가 한 두건 있었는데, 그런 일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실이었다면 처리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황 차장은 그러나 "언론에 보도가 나왔으니 확인은 해볼 것"이라며 "언론에 보도된 의혹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짚어보겠다"고 밝혔다.
공운영 전 미림팀장측도 "모르는 일"이라고 함구했다. 공운영씨 변호인인 서성건 변호사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언론사주 도청자료가 더 유출됐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라며 "공씨는 박인회씨한테 (삼성 관련) 테이프 1개를 건네 준 것 이외 또다른 유출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 변호사는 '공씨가 보관하고 있던 도청테이프에 언론사주 테이프가 상당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도청테이프에 그런 내용이 있는 지는 모르는 일"이라며 "나는 일부러 공씨에게 내용에 대해서는 물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박인회씨 변호인인 강신옥 변호사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삼성외에 다른 쪽과는 접촉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중앙일보측은 "(우리와) 관련된 보도가 나온 것이라 확인은 하고 있지만 99년 일이라서 확인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조선일보측은 "(당시) 안기부가 방 사장을 도청 대상으로 삼았는지, 관련 녹취록이 있는지 우리로서는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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