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에 대장균 득실 … 여름철 물놀이 주의보
중앙일보 원문 기사전송 2010-08-16 00:36 최종수정 2010-08-16 09:15

[중앙일보 강찬수] 서울 도심의 피서명소로 각광받는 청계천이 겉보기와 달리 상당히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2006년 2월부터 청계천 상류와 하류 3개 지점에서 매달 수질을 측정한 결과다.

이 조사에 따르면 대장균군(群)의 경우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수질인 2급수 기준(100mL당 1000마리 이하)을 초과할 때가 많았다. 문제는 대장균군은 오염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세균이어서 그 자체의 위험성보다는 다른 병원성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따라서 물놀이를 하다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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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결과 시민들이 많이 찾는 청계천 무교동에서는 지난해 총대장균군이 100mL당 평균 1477마리였다. 대변을 통해 배출된 분원성 대장균군도 평균 203마리가 검출돼 2급수 기준(200마리)을 초과했다. 현행 환경정책기본법에는 2급수 이상의 수질을 유지해야 물놀이(수영)가 허용되고, 또 이를 물놀이 용수로 사용하려면 정화처리를 거쳐야 한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수질은 더 나빠진다.

무교동에서 4㎞ 하류에 위치한 왕십리동에서는 지난해 평균 총대장균군이 2급수 수질 기준치의 12배를 넘었다. 분원성 대장균 수는 기준치의 1.7배였다. 청계천이 중랑천과 합류되기 전인 사근동 지점에서는 지난해 평균 총대장균군이 2급수 기준 14배를 넘었고, 분원성 대장균 수는 5.5배였다. 올 상반기에도 총대장균군 수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2006년 2월 이후 사근동 지점의 전체 평균 대장균군 숫자는 정릉천·고덕천·성내천 등 서울시내 일반 하천과 별 차이가 없었다.

이번 조사결과는 한강물을 정화해 흘려보내기 때문에 깨끗할 것이라는 시민의 통념과 반대된다. 이처럼 청계천의 세균오염이 심한 것은 비가 많이 오면 오염된 하수가 하수관을 넘어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는 구조로 돼 있고, 하류로 갈수록 돌·바위에 세균이 들어붙어 자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시 하천관리과 이경주씨는 “하루 12만㎥의 한강 물을 끌어와 자외선 살균·소독을 한 뒤 청계천에 방류하고 있다”며 “세균이 많이 검출될 때도 있지만 청계천에는 다른 생물도 서식하고 있어 염소 소독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각막염·피부염증 등 병원성 미생물에 의한 질병감염이 우려된다”며 “어린이들은 하천 물을 입으로 가져가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또 “안전위생을 위해 병원성 미생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