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 12월 31일 개장한 마식령 스키장에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평양에서 마식령까지 이어지는 도로에서 버스 교통사고가 나 사상자 수십명이 발생, 열악한 도로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6일 보도했다.
마식령 스키장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주요 건설 사업 중 최대 규모로 북한은 ‘마식령 속도’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낼 정도로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했지만 건설 과정에서도 산사태 등으로 인해 인명피해가 속출해 논란을 빚었다.
RFA에 따르면 일본의 대북인권 단체 ‘아시아인권’의 가토 켄 대표는 “이용률이 저조한 마식령 스키장으로 동원된 평양 주민을 태운 버스가 지난달 19일 강원도 법동군에서 사고가 나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사고가 나자 북한의 응급구조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아서 피해가 더 컸다”고 말했다.
가토 대표는 정통한 정부소식통을 인용해 “사고 버스 탑승자들은 평양의 공장이나 상점에서 일하는 사람들로 ‘당국에 대한 높은 충성심에 대한 보상’이라며 마식령 스키장에 데려갔다”며 “북한 당국은 이들을 마식령 스키장의 선전선동에 이용하려다 오히려 해를 끼쳤다”고 말했다.
앞서 연합뉴스는 최근 입수한 정보에 토대로 북한 당국이 김정은의 치적을 과시하기 위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마식령 스키장 야영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식령 스키장은 김정은의 지시로 각종 논란 속에서 10개월 만에 건설됐지만 식량난에 시달리는 대다수 북한 주민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며 “북한은 또 러시아 등으로부터 마식령 스키장에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RFA는 전했다.
북한은 당초 마식령 스키장 이용객이 하루 5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최근 스키장을 다녀온 외국인 관광객들은 하루 200여명 정도로 매우 한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스키장의 안전시설에 대한 지적과 응급처치의 어려움도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외국인 관광객을 이끌고 마식령 스키장을 방문했던 중국 베이징의 북한관광 전문 ‘고려여행사’는 홈페이지에 스키를 잘 타는 사람도 특별히 조심할 것을 당부하면서 이곳에서 스키를 타려는 모든 관광객에게 별도의 보험을 들 것을 강력히 주장했다.
가토 대표는 “고려여행사의 북한 스키 관광객에 대한 이같은 권고 사항은 매우 이례적으로 평양 공항에 내려 마식령까지 이동하는 도로의 안전과 스키장 내에서의 응급의료시설 등이 보장돼야 한다”며 “대형 의료사고가 날 경우 환자를 인근 원산이 아니라 180여km 떨어진 평양까지 이송해야 하는 상태에서 관광객이 감수하는 위험이 너무 크다”고 밝혔다. (조선닷컴)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