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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산은이사 특검] 産銀돈 4천억은 정부가 갚아야 …

‘대북 비밀송금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송두환(宋斗煥) 특검팀은 21일 산업은행의 현대상선에 대한 4000억원 대출 당시 현대그룹 담당 임원이었던 오규원(吳圭元) 전 산업은행 이사를 소환, “2000년 9월 김충식(金忠植) 전 현대상선 사장을 만나 4000억원을 갚으라고 요구했을 때 김 전 사장이 ‘그 돈은 우리도 만져보지 못했으니 정부가 갚아야 한다’는 대답을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특검팀은 오씨가 이 같은 사실을 엄낙용(嚴洛鎔) 전 산업은행 총재에게 보고했으며, 엄 전 총재가 직접 김 전 사장에게 진위를 확인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당시 여신심사위원장이던 정철조(鄭哲朝) 전 산은 부총재를 소환, “4000억원 대출은 여신심사위원회를 거치지 않았으며 박상배(朴相培) 당시 산은 본부장의 전결로 이뤄졌다”는 증언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엄 전 총재와 박 전 본부장을 금명간 소환, 대출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대출 만기일을 계속 연장해 준 경위와 대출 외압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이날 금융권 관계자 2명을 불러 2000년 6월 현대상선이 4000억원을 긴급 대출받아야 할 만큼 유동성 위기를 겪었는지를 조사했다. 박 전 본부장을 비롯한 당시 산은 대출 관계자들은 “현대상선은 산업은행이 이틀 만에 4000억원의 대출을 승인해야 할 만큼 자금사정이 안 좋았다”고 주장해 왔다. 특검팀은 그러나 ‘자금난’이라던 현대상선이 대출금 4000억원 중 1000억원을 현대건설의 CP(기업어음) 매입에 사용했던 점에 주목, 이 돈이 대북송금에 사용됐는지 여부를 추적 중이다.

(崔宰赫기자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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