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딸 둘을 두고 있는 50대 중반을 넘긴 남자 가장입니다. 고등학교에서 사회과를 담당하고 있는 교사입니다. 큰 딸이 몇 번의 휴학을 하고 지금 마지막 4학년 2학기를 이수 중에 있는데 남들 다 보내는 어학연수 한번 못 보내고 그래서 딸을 보면 부끄러운 아빠인 것 같고 미안하고 못난 아빠임을 자각하며 지내고 있는데 이 번에 외교부 장관 딸의 사건을 보면서 우리 정부 부처의 의사결정시스템이 이 정도일 줄은 미처 몰랐고 외교부 장관이 차관시절에 이미 자기 딸을 계약직으로 특채했고 이번에는 정규직으로 특채했다는 소식을 접하고서는 나는 참으로 못난 아빠임을 작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도대체 장관들은 국민이 그들 안중에라도 있는 것인지.....지금이 전제군주가 지배하는 세상으로 아는지.......
절망합니다.
이명박대통령처럼 어렵고 힘든 가정환경속에서 인재가 나오는 가능성이 사라지고 계층이 비정상적 편법으로 고착화되는 세상임을 보고서 수유리 골짜기에서 그래도 희망을 품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오히려 안쓰럽게 느껴지고..... 그래도 내일도 교단에서 저는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꿈을 전하고 비전을 노래하고 싶습니다
이런 시스템이라면 외무고시 제도를 개편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부모 잘 만나 외국에서 장기 체류한 아이들만 유리한 제도일 수 있고 계층의 고착화만을 가져오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외교부 장관은 아침 출근길에서는 기자들에게 '장관의 딸이라서 더 공정하게 선발했다'고 당당하게 말하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대통령의 조사 지시에 전전긍긍하여 딸을 사퇴시키는 모습속에서 그의 비굴함과 교만은 역겨운 감정을 떠나서 오히려 측은하기까지 합니다. 우리에게는 지도자의 복이 없는 민족임을 새삼 깨닫습니다.
저는 오늘도 어제 모의고사 치르고 낙심하여 풀이 죽은 학생들에게 희망과 용기와 꿈과 비전을 심을려고 노력하였으나 내일도 아이들에게 희망을 노래할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2010.9. 3. 일과를 마치고 학교에서 은상철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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