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대통령 각하 전상서
요즘의 시국을 보고 있자니, 문득 당신 생각이 간절해지더군요. 당신이 서거하시고 나서, 신군부가 당신의 부정축재를 찾아보려고 청와대를 샅샅이 뒤진 끝에, 겨우 금고 하나를 찾아, 그 금고를 열어봤더니, 금고에는 현금이 10억원밖에는 아무것도 안나왔다더군요(물론 그 돈은 축재의 돈이 아닌 청와대 판공비로 밝혀졌지만). 그래서 사람들은 그 돈을 유가족의 생활비에 보테 쓰라고 주었다고 합니다. 청와대 전용 이발사의 말에 의하면 당신이 입고 있던 런닝구가 하도 오래 되어 누렇게 변색되고 낡아서 구멍이 송송 뚫렸다고 하더군요. 그 이발사는 그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난다고 합디다. 무더운 여름에도 에어컨을 켜지 않고, 선풍기와 부채로 더위를 식혔다는 대목에서는 목이 메어집니다. 더욱 당신의 가치가 빛나는 것은 당신이 가시고 나서, 사람들이 청와대 대통령 전용 화장실의 변기 뚜껑을 열었을 때, 그 안에 빨간 벽돌 몇장이 담겨져 있는 것이 세상에 알려진 사실이었습니다. 당신은 철저하게 인간적인 면모를 지니신 위대한 민족의 지도자였습니다. 그러한 민족의 영웅을 잃은 대한민국은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신은 살아생전에, 민주화를 주장하는 사이비 비판가들에게 "조국이 자립경제를 이루고 나면 민주화가 자연스럽게 꽃을 필테니 그 때까지만 참자"고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현재의 모든 짐은 내가 다 안고 갈테니, 내가 죽거든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라고 사이비비판가들에게 일갈하셨습니다. 당신은 진정한 민주주의자였습니다. 민주주의의 본질을 꿰뚫는 혜안이 있었기에, 누구보다도 실천가능한 방법을 추구하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사이비 민주주의자들은 당신의 그러한 약점을 미끼로 정치적인 출세에 눈이 멀어 당신을 괴롭혔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대한 이용해서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 이기적인 정치적 출세에만 혈안이 되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생각해보니, 과거 당신은 오로지 한민족의 미래를 위해서 모든 고난과 비난을 한몸에 받은 반면에, 그 당시 당신을 비난만 하던 사이비 민주주의자들은 당신이 이룩해놓은 풍요의 열매를 편안하게 앉아서 향유하면서 당신을 조롱하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통탄할 노릇입니까? 세상에 이런 불공평이 어디 있습니까? 그러나 한낱 필부에 지나지 않는 제가 감히 당신의 그 높은 뜻을 어찌 다 헤아리겠습니까마는 이제는 당신이 말씀하신 그 말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다. 당신은 자신의 명예보다도 자신을 희생시켜서 우리민족의 번영을 추구하면 그것으로 그만이었습니다. 무슨 댓가를 바란 것도 아니었고, 공명심을 추구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양의 가죽을 뒤집어쓴 이리떼들이 내뱉는 온갖 더러운 오물을 당신 혼자 몸으로 막아냈던 것이었습니다.
진실이라는 것은 억지로 꾸며서 되는 것도 아니고, 권모술수를 동원하여 그럴듯하게 포장한다고 해서 성립되는 것도 아닙니다. 진실이란 깊은 심심산중의 계곡에서 흘러나오는 샘물처럼 순수한 결정체 그 자체입니다. 진실의 본질이 그러함에도, 우매한 사람들은 거짓으로 선정을 베풀고, 거짓으로 평화를 부르짖고, 거짓으로 인권을 논한다고 합니다. 거짓과 음모를 꾸며서,돈으로 명예를 사고, 돈으로 가짜 평화를 사려하고, 기만적인 방법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역사를 거짓으로 꾸미고 있습니다. 과거 당신을 비판하던 사이비 민주주의자들, 사이비 인권운동가들이 지금 그런 행태를 벌이고 있으니, 세상에 이러한 아이러니가 또 어디 있습니까?
몇년전에 여론조사에서, 한국의 어느 대학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한국의 수재들만 모였다는, 또한 당신이 살아계실 때 비판에 선봉을 섰던,데모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그때 그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가장 존경하는 분이 바로 당신이라더군요. 그 많은 선택 가능한 사람 중에서 당신을 존경한다는 비율이 무려 70%나 차지했습니다. 참으로 희한한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소인배들은 역사에 화려하게 기록되기를 욕망하여 교활한 방법으로 자신을 미화하고 치장하는데 국력을 소모하였지만, 오직, 민족의 미래만을 생각했던 당신은 그 흔한 화장 한 번 안했어도, 역사는 당신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인이라고 추켜세우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인간의 이성은 ´선험적 예지능력´이라는 게 있어서 진실과 거짓을 정확하게 구별할 수가 있는가 봅니다. 그런데도 우매한 사람들은 그런 간단한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당신이 서거하실 무렵, 일본의 유명한 정치가는 1000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영웅을 잃었다고 애석해했습니다. 국가와 인종을 초월한 눈썰미는 당신의 가치를 인정하였던 것입니다. 그 사람은 당신과 아무런 인연이 없었는데도 말입니다.
당신의 예언대로, 우리나라는 지금, 경제력 규모면에서 세계 13위를 마크하고 있으며, 풍요롭고 윤택한 경제생활 덕분에 국민들의 의식수준은 성숙해졌으며, 그러한 국민들의 역량을 바탕으로, 과거 영국의 정치인이 한국전쟁의 참상을 보고 나서 말했다는 그 유명한 말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가 된다는 것은 쓰레기 더미위에서 장미꽃이 피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한국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민주주의 사회가 됐습니다. 경제력과 국민들 의식수준이 받쳐주지 못하는 사회는 결코 민주주의를 도출해낼 수 없다는 가설이 다시 한 번 입증되었던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당신은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위대한 천재성을 허울 좋은 말뿐이 아닌 실천과 행동으로써 드러내었던 것입니다.
저는 비록 일개 범부에 불과하지만, 제 마음에는 항상 우리나라가 부국강병을 이루어서, 과거 우리 조상들이 저질렀던 과오를 더 이상 범하지 않고, 힘이 없어서 민족의 자존심이 무참히 구겨지는 치욕을 더 이상 후손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세계 일류국가에서 당당히 살아보는 것이 꿈입니다. 그것이 어찌 저 하나만의 꿈이겠습니까? 7000만 우리민족 모두의 꿈이 아니겠습니까? 늦은 밤 당신이 더욱 간절히 그리워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부디 내세에서도 우리민족의 미래를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당신은 진정한 영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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