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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사칭 이메일로 공기업 자료요구 사건
청와대 행정관이라며 공기업에 자료를 요구한 ‘청와대 사칭’ 이메일 사건은 대학 총학생회장 출신인 컨설팅 이사가 자신의 ‘운동권 경력’을 내세우며 저지른 사기사건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4일 청와대 측근처럼 행세하며 공기업 간부들로부터 기업체 자료를 챙긴 혐의로 G컨설팅 이사 김모(37)씨와, 김씨에게 주요자료를 건낸 재경부 산하 기술신용기금 이사 전모(5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배모씨에 대해 해당 부처에 징계 의뢰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월 15일 서울 모 호텔에서 전씨를 만나, ‘나는 청와대 비서실 비선조직인데, 기술신용보증기금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정책자료를 내 이메일로 제출해 달라’고 한 뒤 이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는 이틀 후인 17일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배씨를 찾아가, ‘김씨가 공기업 임원의 인사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청와대 직원’이라고 거짓 소개한 후 배씨가 공기업 자료를 김씨에게 전달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80년대 서울 모대학 총학생회장과 전대협 중앙위원 출신으로 ‘민주화 운동권 출신’을 자처하며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이른바 ‘386세대 인사’들과 친밀한 사이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공기업 임원들에 대한 임기보장을 미끼로 관련 정보를 빼내려고 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경찰에서 “올해 초 회사에 입사했는데 실적이 없어 일을 저지르게 됐다”며 “입수한 기업 관련 자료는 기업합병 컨설팅 자료로 활용하려 했다”고 말했다. 전씨는 경찰에서 “김씨가 대단한 인물인지 알고 자료를 보냈다”고 말했다. 김씨는 ‘BH’(Blue House)를 자신의 이름에 붙여 이메일 주소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安晳培기자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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