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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인권상황 ' 유엔에 첫 상정
EU, 규탄 결의안 제출...16일 찬반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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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

유럽연합(EU)은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제59차 유엔 인권위원회에 북한 인권 상황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유엔 인권위의 57년 역사상 북한 인권에 관한 결의안이 상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U는 3쪽 분량의 6개 항 결의안에서 “북한에서 벌어지는 체계적이고도 광범위하며 심각한 인권 침해에 관한 보고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북한의 인권 침해에는 고문과 그 밖에 잔혹하고 비인간적이거나 비열한 처벌과 대우, 공개 처형, 정치적 이유에 따른 사형, 상당수의 강제 수용소와 수용자의 강제 노동, 수용자의 권리 존중이 무시되는 것들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 결의안은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도 “인도주의적 이유 때문에 이웃 국가(중국 및 러시아)로 나간 주민들을 (송환시켜) 반역죄로 구금하고, 비인간적 대우를 하거나 사형시키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결의안은 북한 영아들의 영양 부족과 여성의 기본권 침해도 지적했다. 또한 이 결의안은 북한 정권을 향해 “국제 인권단체가 북한의 인권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접근하는 것을 허용하라”며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모든 국제협약의 의무 사항을 준수하고, 북한이 고문 방지 국제협약에 가입하라”고 요구했다.

인권위의 53개 회원국은 16일 이 결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갖는다. EU 대표단은 미국·일본·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 대표들과 비공개로 결의안 초안 작업을 벌였고, 특히 미국은 후원자로 결의안에 서명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16일 표결 직전까지 후원 국가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유엔 인권위원회 미국 대표부의 진 커크패트릭(Kirkpatrick) 대표는 이미 지난주에 북한을 가리켜 “지구상의 지옥”이라며 “시민들의 모든 인권이 이보다 더 가혹하게 학대받는 나라를 상상하기 어렵다”고 규탄한 적이 있다.

일본은 EU의 대북 결의안이 “외국인 납치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기 때문에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은 북한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내다봤다. 북한 대표부 직원인 김성철은 “우리는 이 결의안을 거세게 거부한다”라며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결의안이 한반도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제네바에 와 있는 국제 인권단체들은 EU의 대북 결의안을 환영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단체 ‘인권 감시(Human Rights Watch)’는 “유엔 인권위가 북한의 인권 위반처럼 심각한 사안을 다룰 때가 됐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성명 채택이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된 지 하루 만에 대북 인권 규탄 결의안이 제출됐다는 사실을 중시했다. 북한에 대한 유엔의 개입이 북한을 더 고립시킬 수 있다는 중국과 러시아의 우려와 관련, 영국 BBC 뉴스 인터넷판은 “EU와 미국은 북한에 비판적인 인권 결의안을 상정함에 있어서, 그런 걱정에 공감하지 않는 듯하다”고 보도했다.

( 파리=朴海鉉특파원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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