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화로 미친 소녀
우상화로 미친소녀
이민복 2003-04-10 16:59:46, 조회 : 61, 추천 : 0
작성자 : 이민복
내가 알고 있는 한 사람은 북한사회에서는 함부로 말못할 사연이 있다.
심정을 말할 수 있는 사람만 만나면(특히 단둘이 만날 때) 절규를 한다.
그 사연은 다음과 같다.
조카 되는 소녀가 있다.
소녀는 우상화 교육하에서 대개 그러하듯이 김일성. 김정일 수령에 대한 충성심이 높았다.
이러한 충성은 <정성사업>에서 나타나게 장려한다.
<정성사업>이란 누구보다 학교에 먼저 나가 교실마다 있는 김 부자 초상화를 닦는 것이다.
<정성사업>이 얼마나 중요한 가는 한 인민군이 불타는 집 속에서 초상화를 건지고 죽자
영웅칭호를 수여할 정도다.
어른에게도 충성심의 척도라고 할 이 <정성사업>을 어린 학생들은 더욱 티 없는 마음으로 한다.
또 <정성사업>으로 뭐라 말할 수 없을 기쁨을 느낀다.
마치 자기를 키워주신 부모님에게 좋은 일을 하여 기쁨을 드린 것처럼.
아니 그 이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이 소녀도 그랬다.
그러나 냉정한 현실은 정반대 자로 전락시켰다.
그만 김 부자 초상화를 박살낸 것이다.
교실 높은 곳의 초상화를 닦자고 책걸상을 쌓아 그 위에 올랐는데 삐꺽되는 책걸상 불량으로 초상화를 잡은 채 떨어진 것이다.
상처 난 자기 몸보다 초상화가 더 걱정인데 박살이 났으니 그 심정은 어떠했으랴.
어쩔 바를 몰라 피 흐르는 상처도 잊고 울고있는데 학생들이 하나 둘 입교하여 이 광경을 본다.
그런데 하나같이 닦닥질 한다. 어떻게 어버이 수령님의 초상화를 박살 낼 수 있는 가이다.
선생님도 들어와 야단을 친다.
집에 가니 부모님도 욕을 한다. 세상 끝까지도 그를 위해 줄 곳은 없다.
심한 죄책감에 포로가 된 소녀는 그만 정신이상 상태에 빠졌다.
잘 놀다가 도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만 보면 무릅을 딱 ‚–고 주저앉는다.
맹수 앞에 갑자기 마주친 토끼와 같은 신세다.
누가 와 안아가지 않는 한 그 자리에서 죽은듯이 머리 폭 숙이고 꼼짝하지 않는다.
누구보다 소녀의 부모가 가슴을 친다.
수령 충정이 뭐 길래 딸애의 편을 조금도 안 들어주었단 말인가. 뒤늦게 후회한들 무슨 소용있으랴.
지각있는 곁의 친지는 더욱 눈물이 난다 한다.
이를 상기할 때 필자도 눈물난다.
우상화가 뭐 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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