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철이 기동수사대에 몇 시쯤 옵니까?”(기자) “나한테 그런 거 물어보지 말라 그랬잖아!”(수사대장) “그게 소리 지를 일입니까?”(기자) “나보다 나이도 스무살이나 어린 것들이 말이야….”(수사대장) “일로 만난 사이에 유치하게….”(기자) “주머니에서 손 빼고 얘기해! 대장님이 싫어하시잖아! ×만한 새끼가 죽을라고 환장했냐!”(옆에 있던 정모 형사)
지난 25일 오전 9시30분 서울 마포구 기동수사대(서울경찰청 소속)를 나오는 강대원 수사대장 등 유영철 사건 수사진이 취재진에 던진 폭언이다.
지난 20일에는 경찰은 기자들의 수사대장실 출입을 원천 봉쇄했다. 대장 ‘접견’을 위해 사무실로 들어가려던 기자들이 의경에게 얻어맞고 땅바닥에 나뒹구는 일도 벌어졌다.
이에 앞서 19일에는 수사대가 오후 2시로 예정한 브리핑을 일방적으로 어겼다. 취재진 대표가 “무작정 기다리게 하지 말고 브리핑 시간을 약속해 달라”고 요구하자 강 대장은 “당신, 수사 방해하는 거야?”라며 소리 질러 취재진을 아연케 했다.
경찰은 기자들의 취재 과정에서 수사상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자 거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유영철이 20명을 살해했다는 발표, 살해당한 여성 11명이 출장 마사지 여성이라는 발표가 경찰의 속단이었음이 확인됐다. 특히 피살자 수는 기자들이 유영철에게 직접 물어 21명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취재의 길을 열어줄수록 실수가 노출되자 경찰이 흥분 상태를 보인 것이다.
최기문 경찰청장은 26일 “수사과정 전반을 감찰해 문제점은 철저하게 짚고 넘어가겠다”며 “피해자 어머니를 발로 찬 경찰관은 엄중 문책하겠다”고 했다.
한편 유영철은 감옥에 가서도 살인 행각을 계속하겠다고 말해 경찰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강희락 서울청 수사국장은 “유영철이 조사에서 ‘감옥에서 조폭이나 경제사범을 한두 명 더 죽이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겠다’고 말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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