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사학법 갈등으로 또다시 내홍"
한동안 잠잠하던 여당이 사학법 재개정 문제를 놓고 또 다시 분란에 휩싸이고 있다. 당내에서 재개정 필요성이 점점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근태 의장이 6일 재개정 불가입장을 거듭 밝혀 강·온건파간 대립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 의장은 당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사학법에 대한 당의 기본 입장은 불변”이라며 재개정 불가론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일부 의원들의 (재개정 찬성) 의견이 언론에 조금씩 나오는데 당론은 분명하다”며 “신중해 달라”고 자제를 요청했다
사학법 재개정 논란과 관련해 입장표명을 자제해온 김 의장이 공개발언을 통해 재개정 반대의사를 분명히 한 것은 당과 자신의 개혁적 정체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의장은 최근 재계와의 뉴딜 추진으로 자신의 주지지층으로부터 “우향우로 돌아선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재개정을 주장하는 의원들은 “김 의장의 입장은 서민경제 회복과 동떨어졌다”며 못마땅해 하고 있다. 비대위원이자 당내 중도파 좌장격인 유재건 의원은 “사학법 때문에 민생경제와 관련된 법안들이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정당의 서비스가 아닌 것 같다”며 “재개정 여부에 대한 당내 토론이 마련된다면 (재개정 필요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사개진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혁규 안영근 박상돈 오제세 이시종 안병엽 의원 등과 원내 정책위 소속 일부 의원들도 재개정을 지지하고 있어 사학법 문제로 이번 정기국회가 또 다시 공전될 경우 지도부 책임론이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 의장이 노무현 대통령 해외순방 기간 전격적으로 재개정 반대입장을 밝힌 것은 청와대와 각을 세우려는 시도라는 일부의 시각도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 4월 여야 원내대표와의 조찬회동에서 사학법과 관련해 여당의 대승적 양보를 요청했고,지난달 23일 당·정·청 회담에서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도 김 의장에게 재개정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 의장은 과거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에도 노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일 때 국민연금과 관련해 대통령의 의사에 반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갈등을 빚었다.
김 의장 발언 이후 재개정 불가론을 주장해온 당내 강경파 의원들은 10월 중순 국정감사 이전에 재개정 불가 여론을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들은 천주교 등 일부 종교사학들에 현 개정안에 따라 정관을 개정토록 설득하고,지난 6월 사학관련 중간감사 결과를 발표한 감사원에도 최종감사 결과 발표를 서둘러 줄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아울러 현재 헌법소원이 제기된 현 개정안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빠른 시일 내에 위헌 여부를 결정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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