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지만원
Subject
김용갑 의원 자진 퇴진의 의미
김용갑 의원이 1.3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퇴진의 이유를 이렇게 밝혔습니다. "좌파 정권이 퇴진하고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의 이명박 정부가 나라를 이끌게 돼 안심하고 물러갈 수 있게 됐다. 보수원조 김용갑은 제 소임을 마치고 정치무대에서 사라지려고 한다. 나는 12년 동안 국회 활동을 통해 국가 안보와 국가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선봉에서 싸웠다. 어느 날은 의정 단상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외치다가 쓰러지기도 했고, 김대중 정부를 조선노당당 2중대로 규탄하는 등 좌파정권 비판에 앞장서 왔다. 정치권에서 눈치 보지 않고 소신대로 하고 싶은 말을 다할 수 있었다"
우선 대한민국 국회에서 유일무이하게 국가의 정체성을 지켜내려 했던 김의원의 자진 퇴진을 아쉬워합니다. 그러나 이는 국회의원 한 사람이 퇴진하는 간단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의 체질이 획기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시대적 대세를 예고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겉으로는 이제 좌익정권이 물러나고 우익 정권이 들어섰으니 마음 놓고 편히 노후를 보내겠다는 의도로 보이지만 필자의 생각은 조금 복잡합니다.
아마도 그는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을 수 없을 거라고 미리 판단했을 것입니다. 인명진 목사가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으로 들어서자 말자 가장 먼저 퇴출 위기를 맞았던 사람이 바로 김용갑 의원이었습니다.
저는 한나라당이 운동권 출신들로 가득 채워질 것이라고 미리 예측한 바 있었습니다. 김용갑 의원은 운동권 출신들의 정서에 어울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공천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직감했을 것이고, 설사 공천을 받아 당선이 된다 해도 골동품으로 경시당하거나 고립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음 직 합니다.
좌익들과 싸우던 대부분의 우익들은 한나라당을 전폭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 지지는 한나라당을 운동권 출신들로 채우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사회여론이 다원화되지 않고 당선자라는 하나의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다른 소리를 낸다는 것은 왕따를 자초하는 일입니다.
앞으로 한나라당은 운동권 출신들의 정서와 어긋나는 사람들이 대거 탈락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궁둥이 무겁게 앉아 있다가 퇴출당하느니, 모양을 갖추어 미리 나간다는 것이 김용갑 의원의 선택인 것으로 보입니다. 김용갑 의원의 결단으로부터 한나라당 의원들은 각자 판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는 박근혜측 사람들의 정치생명에 매우 의미심장한 역사가 될 모양입니다.
운동권 출신들로 채워질 한나라당은 어디로 갈까요?
한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이회창 신당이 굳게 자리를 잡는한, 운동권 성향의 한나라당은 보수-우익의 지지를 얻기 위해 급진적인 좌경화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인 것입니다.
저는 한번 해병은 연원한 해병이라는 말을 신뢰하는 편입니다. 행여 운동권 출신들이 운동권 철학에 따라 국가를 이끌면 어떻게 하나 하는 우려를 했기 때문에 예의에 벗어나는 표현까지 동원해 가면서 인명진 목사-김진홍목사-이재오 의원 등은 물론 그들이 이끄는 운동권 출신들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김대중과 노무현 시대에 이 나라에는 '효율'이라는 개념이 실종되었고, 근검 절약이라는 주제가 사라졌습니다. 효울은 경제의 핵심이고, 근검-절약은 국민성의 핵심입니다. 그러나 최근 인수위에 대한 뉴스들을 보면서 인수위 철학의 밝은 편린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교욱부와 재경부를 대폭 줄이고, 방만하게 널려있는 각종 기금을 정리하고, 교육을 자율화시키고, 국정홍보처를 폐쇄하고, 폐쇄된 기자실을 원상복구하는 등의 기사를 보고 매우 반가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혹시 제가 너무 지나치게 의심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효율을 중시하고, 작은 정부와 큰시장을 위해 뛰는 한, 저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노후를 편하게 지낼 것입니다. 김용갑 의원이나 저나 그리고 거리에서 싸우던 우익들은 이제 좌익과 싸우는 투쟁을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투쟁을 하지 않으면 노심초사 운동을 지원하던 국민들이 지원을 중단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우익운동이 사라져 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익들은 아직 할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김대중을 포함한 좌익의 범죄들을 청산하고, 민주화운동 보상금에 비해 형편없이 천대받는 정통 군경의 대우를 바로 잡아야 할 것입니다. 국가의 부름을 받고 나가 싸운 사람들은 천대를 받고 국가 권력에 대항하여 싸운 소위 민주화 사람들은 충신의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한총련, 민노총의 폭력도 근절돼야 하고, 강제로 강탈당한 사학들도 본래의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합니다. 이런 것은 누가 거져 해주지 않을 것입니다. 김대중의 5억원에 대해 누군가가 고소-고발을 해야 할 것입니다. 할일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것입니다.
우리 시스템클럽과 국민의함성은 글을 통해 이러한 일에 동참할 것이며, 효율을 높이기 의한 여러 방법론 들에 대해 대화를 계속나눌 것입니다.
2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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