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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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앞바다에 수장시키겠다고 협박했다는 김유찬의 대사는 딱 어디서 들은 적이 있는 기사 같지 않은가 ? 그것은 (자신들 목숨을 위해서도) 김대중을 수장시키려 한 적 없다는 용금호 선원들 -- 김대중의 그 발언은 졸지에 용금호 선원들을 살인미수자로 만들었다. -- 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자기 몸에 돌을 매달아 -- 눈까지 밀봉된 김대중이 무슨 재주로 자기를 돌을 매달 것인지 아니면 쇠를 매달 것인지 여부를 알아채었다는 것인지 -- 수장하려 했다던 김대중 발언과 똑 같이 들린다. 게다가 애초 그자가 양심선언했다는 장소까지 김대중의 국민회의당사內 이었으니.
김유찬에 대한 기사를 일자별로 나열해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보인다. 그것은 대체 무슨 동기로 이 사람이 이러는가에 대한 적절한 해명이 오로지 단 하나 [양심]에 있다는 것 및, 그 전후를 배경한 당시 정가상황이다. 아시듯 1996년은 1997년 김대중을 당선시키게 한 대선을 위한 밑배경이 그려지는 해였다.
김유찬은 1996년9월11일 국민회의 기자실에서 양심선언 이란 미명하에 기자회견을 하고 7억여원의 이명박 선거비용을 폭로한다. 당시의 양심은 김대중의 국민회의에서만 살아 있는 것이었던지, 아뭏든 신한국당에서 뛰던 선거원이 적수였던 국민회의로 찾아간 배경부터가 수상하다.
둘째, 기사에는 김유찬이 일개 선거운동원이었다고 나온다. 기사를 더 찾아보면 김유찬은 원래 선거 전 겨우 6 개월기간 이명박의 6급비서관으로 있었다고 되어 있다. 또 일설에는 5급비서관으로 당선후 채용이 되지 않자 불만을 품고 폭로했다는 말도 있다.
참조:
정기국회 開院문턱 새 파문 예고-이명박의원 선거비용 폭로 [중앙일보] 1996.09.11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6월까지 李의원의 6급비서관을 지내며 총선 당시 선거유세.홍보분야에서 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는 李의원의 선거운동을 도운 자원봉사자와 유세 사회자등의 명단.주소를 공개했다.金씨는 33명의 전화홍보실...
그 다음, 이 김유찬의 9.11 양심선언 이전에 선관위에 의해 다수 당선자들에 대한 선거자금 조사 이슈가 큰 정치적 문제화 하고 있던 배경을 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동년 4월 선관위 관련 기사다. 총선 당선자 중 거의 절반가량이 불법운동의 혐의로 수사-내사 당하고 있었다.
참조:
당선자 백8명 수사-내사; 불법운동 수사-내사; 노기태 리기문 조종석 김일윤씨등 포함;
조선일보 1996.04.18 발행 / 종합 1면
대검 공안부(부장 최병구)는 17일 15대 총선과 관련、 내사 또는 수사를 받고 있는 당선자가 총선일 직후 97명에서 1백8명으로 늘었다고 밝...
또 국민회의는 김유찬 사건보다 3개월이나 이전이던 1996년6월초 신한국당 홍준표를 겨냥해 불법 선거비용을 썼다고 비방,폭로전을 터뜨렸다.
참조:
"자료 조작…명예훼손 고발" 홍; " 무죄강변… 진실은폐 말길" 야; 「홍준표 」논란;
조선일보 1996.06.04 발행 / 정치 7면
신한국당 홍준표(홍준표)의원은 3일 자신이 총선기간중 선거비용으로 14억4천9백만원을 지출했다는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주장과 관련、 양당 관계자 등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과 무고-통합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민사상 손해배상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1996.06.04 / 정치 / 7 면 기사제목: 자료 조작…명예훼손 고발" 홍준표
위 기사에는 자민련까지 같이 가세하여 폭로한 것 같이 되어 있다.
1997년은 수십년만의 좌파정권으로 국민회의 김대중을 결국 당선시켜놓은 해이다. 이명박 사건이 터질 것을 예고하듯 그 서막같은 홍준표 의원의 선거자금 폭로전이 국민회의 뿐 아니라 자민련까지 합세하여 나왔는데, 김유찬의 양심선언의 장소도 하필 국민회의 기자실 이었다는 것을 본다면 김유찬선언은 일종, 홍준표에 뒤이은 이명박을 타깃한 국민회의 및 자민련(DJP대연합)의 공격이라 하겠다.
그 당시, 선거자금이란 동일 사안에서 이명박의원의 처리와는 달리, 다른 의원들은 거의가 무혐의로 종결되었지만,
참조:
[검찰] 홍준표-김학원의원 불기소처분 [현재창] 1996/10/01
서울지검 동부지청 형사4부(권태호부장검사)는 1일 지난 4.11총선 과 관련, 금품살포 등 선거법위반 혐의로 고발된 (서울 송파갑).의원(서울 성동을)을 불기...
하지만, 이명박의원의 경우는 단 6개월 데리고 있었을 뿐인 김유찬이란 선거운동원의 [양심선언]으로 인해 옷을 벗게 된 것이다. 이로 말미암아 종로 선거구는 국민회의 이종찬에게로 돌아간다. 그리고 종로선거구는 한국정치사상 줄곧 정치1번지라 불리던 가장 중요한 거점이나 같았다.
참조:
이명박의원, 정치1번지에서 이종찬후보 꺾어 [현재창] 1996/04/12
...처음 출마한 의원(전국구)이 서울의 정치 1번지종로에서 4선의 종로 터줏대감 의원을 꺾었다. 의원은 서울의 정치 1번지에...
1996년5월의 월간조선을 보면 1996년4월에 있은 총선 및 그 이후 양상이야말로, 1997년 대선을 결정지은 최대 변수라는 것을 알게 된다.
[4.11 총선결과에 가장 주목되는 정치인은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이다. ..국민회의는 [부진]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야당거점]이라는 서울에서의 패배...이종찬, 조순형 등 중진을 비롯한 현역의원들 대거 탈락, 김총재 자신의 전국구 낙선 등은 김총재로선 예상할수 없었던 일이다...일부 당직자들은 (김대중이) "넋이 나갈 것 같았다." "쓰러지시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다." 고까지 했다. - 월간조선 1996.5. - 김대중의 충격과 반격]
김대중이 "쓰러질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1996년4월 총선결과에. 그렇다면 그가 가장 놀랐을 결과는 무엇이었을까 ? 응당, 정치1번지인 종로구였던 것이다.
1997년 대선을 바라보던 김대중으로서 1996년 그 텃밭을 일굴 총선에서 게다가 역대 야당표밭이라 일컬어지던 정치1번지를 신임 이명박에게 뺏겼다는 것은 차기 대선 마저도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위기감을 깨닫게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명박의 상대후보는 이종찬이었음에도, 또 이종찬은 이미 종로에서 4선이나 한 탄탄한 기반을 가진 인물임에도 신예 이명박에게 선거구를 상실했다. 이것은 김대중의 대선가도에 치명적인 붉은 불이 켜진 것이나 같았을 것이고 1996.5. 월간조선은 그것을 보도한 것이다.
이제 김대중으로서 해야 할 일은, 차기 대선을 다시 잃는 사태가 오지 않기 위해 자신이 해야할 모든 만반을 하는 일 외에는 없지 않겠는가.
그런 점에서 신정치 1번지로 부상했던 송파갑의 홍준표를 겨냥한 14억선거자금 폭로전 및 구정치 1번지였던 종로의 탈환전이 김유찬 폭로전으로 이어졌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관전자들로서는 응당 드는 것이다.
게다가 더 고찰할 것은, 이명박이 이미 1995년 당내에서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 종로가 이번에 특히 더 시선을 모으는 이유는 자민련의 김후보를 제외한 3명이 모두 차기 대권 입지자들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같은해 4월에 나온 더욱 흥미로운 기사가 있다.
신한국당 김윤환(金潤煥)대표는 26일 아침 기자들에게 차기 대통령후보 선출방식에 대해 『경선에 앞서 당내 합의도출을 통한후보단일화를 먼저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운을 뗐다.
金대표의 「후보단일화」론은 경선출마에 상당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이한동(李漢東)국회부의장,최근에 「50대 기수론」을 주창하고 나선 이명박(李明博)의원등의 「자유경선론」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중앙일보 1996년 04월 27일 [3면] - 기사제목: 입만 열면 大權民生은 뒷전-大選논의 조기과열에 우려
신한국당 지도층 및 김영삼의 차기 대권후보 선출에 대한 의중에 이명박이 정면으로 맞섰다는 기사이다.
같은 무렵 나온 주간조선 기사도 흥미롭다.
[ 전략 ...종로가 이번에 특히 더 시선을 모으는 이유는 자민련의 김후보를 제외한 3명이 모두 차기 대권 입지자들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후보 당내 경선에 나서 돌풍을 일으켰던 이명 박의원, 11대 이후 야당 후보들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며 4선 관록을 쌓아 왔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야당 후보로 나선 의원, 지난 해 부산시장 후보로 나서 「 대통령 이후」를 외쳐 바람을 일으켰던 전의 원, 이들 각당의 대표주자가 벌이는 한판 승부는 전국적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후략
- 주간조선 1996년3월20일자 기사제목: 전국 초관심 선거구 10곳 "한표"는 어디로? ]
이명박이 이 때부터 차기 대권 입지자로 주목받고 있음을 알리는 기사다.
김유찬의 폭로에는 이런 대목도 있다.
[『우리는 시대를 이끌어왔던 한 신화적 인물의 추락을 보고있다… 역 시 인간은 많은 이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을 때보다 겸손해져야 한다』 - 주간조선 1996.10.10. 김유찬,"아는것 다 털어놓으면 이명박의원 정말 다친다" ]
이명박이 그 때까지 신화적 인물이었는데 자기가 추락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는 발언이다.
이런 이명박을 수십년간 대권에 혈안이 된 상태이던 김대중으로서 눈에 가시 처럼 들어오지 않았을 리 없는 것이다. 게다가 자기 선거구에서 4선 경력의 전임자를 제치고 종로구에서 당당히 화려하게 당선되었으니 김대중으로선 온갖 수를 써서라도 자신의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짙어진 이명박을 끌어내어야 할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다 알듯이 이명박은 그 때 완전히 추락한 것 같았지만, 다시 일어섰으며 이전보다 화려하게 부상하기에 이르렀다.
김유찬과 이명박에 대해 자료를 찾으면서 본인이 직감하게 된 것은 김유찬의 뒤에 누가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왜 하필 정치 1번지인 종로구에서 그것이 발생했는가. 선거운동원 수백명을 고용하는 터에 그 중에 어떤 인물이 숨어있을지 후보자로서는 일일이 알기 힘들 것이다.
어쨌든 김유찬에 의한 양심선언으로 이명박은 추락하고 정치1번지 종로표밭은 다시 국민회의에게로 돌아갔다. 그것이 김대중의 대권당선에 큰 도움이 되었으리란 것은 두 말할 필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당시 대통령이던 김영삼의 뜻에 정면으로 대어들던 [50대 기수론]과 [자유경선론]의 신진주자 이명박에 대한 미운털도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그리 보는 이유는 이명박 추락사건 이후 100여명이나 된다던 불법선거 혐의자들에 대한 수사가 별무 혐의로 다 조용해진 때문이다.
이명박은 희생양이었다. 복막전이 난무하던 정치계에 갓 입문했던 애송이가 불법선거판을 가라앉히기 위한 희생양으로 발탁되어 가장 쓴 물을 맛본 것이다.
참조: 어느 고위관계자의 발언 " 이명박의원 참 안 됐다." 1996.9.25. 조선일보 기사
김대중 정권 탄생을 위한 ... 또 다시 그런 일을 만들어서는 안되겠다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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