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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大生인수' 청와대 개입說 일리있어"
이종구 금감원 감사 "盧대통령 장관시절 재경부에 청탁"

▲ 이종구 금융감독원 감사

재경부 출신으로 오는 4월 한나라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할 계획인 이종구 금융감독원 감사가 27일 출간한 ‘원칙이 개혁이다’란 저서를 통해 “한화가 대한생명을 인수하는 데는 누구나 공감할 몇 가지 결격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화는 지난 2002년 10월 정부로부터 대한생명 지분 51%를 사들이는 계약을 맺고, 대한생명 경영권을 인수했었다.

그는 한화의 결격사유로 퇴출된 한화종금과 충청은행의 대주주로서 부실 경영에 책임이 있고 계열사 간 분식회계를 적발당해 금감원 징계까지 받은 점 등을 지적했다.

이 감사는 특히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작년 국정감사에서 한화의 대생 인수에 청와대와 정치권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정황적으로 정 의원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며 정 의원의 주장을 옹호했다.

정 의원은 당시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이 윤진식 재경부 차관에게 ‘한화의 대생 인수가 매듭되도록 조치하고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하도록 김승연 한화회장이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전화 요청했다”면서 정치권 개입설을 제기했었다.

이에 대해 한화측은 “충청은행은 한화 지분이 16%에 불과해 한화가 주도적으로 경영했다고 볼 수 없고, 분식회계는 회계 기준의 해석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한화의 대생 인수 자격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화는 또 “어느 누구도 검증한 바 없는 정형근 의원의 주장을 (이 감사가) 사실처럼 해석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 감사는 또 자신이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이던 시절 노무현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이 저녁을 산 일을 떠올렸다. 이 감사는 이 자리에 대해 “수협 구조조정을 위해 공적자금 투입이 필요했던 해양부가 공적자금 투입이 어렵다는 재경부에 일종의 무마와 청탁을 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묘사했다.

이 감사는 “당시 노 장관은 재경부 장관에 부탁하고 국회의원에 설명하며 정치적으로 해결했다”며 “원칙과 도덕성을 내세우는 노무현 대통령의 또 다른 면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또 당사자들과 직접 담판짓는 노무현 대통령식 협상법에 대해 이 감사는 “사사건건 대통령이 나서 갈등을 해결하려는 것은 마지막 히든(숨겨진) 카드를 미리 써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영진기자 [email protected] )

입력 : 2004.01.27 18:43 38' / 수정 : 2004.01.28 03:51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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