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에 문제 있다
김동길 교수 2003.04.10 과거에 큰 신문사 사장을 지낸 바 있는 내 친구와 무슨 일로 전화 통화를 하는 가운데 자기는 요새 한국어로 된 신문, 라디오, 텔레비젼의 기사나 방송은 전혀 보지도 않고 듣지도 않는다고 하였다. 하나에서 열까지 이북의 보도나 방송을 대하는 것 같아서 매우 불쾌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물론 반미 친북이 밑바닥에 쫙 깔려있는 한국의 언론이고 보니 이라크 전쟁을 보도하는데 있어서도 미국이 패배하기를 바라는 뜻이 역력하다. 사담 후세인이 얼마나 잔인무도하게 그 나라 백성들을 때리고 굶기고 밟았느냐는 전혀 문제 삼지 아니하고 다만 미군에 의한 폭격으로 팔다리를 잃은 부녀자들이나 아이들의 참혹한 광경만 보도하니 우리나라 여론도 그런 차원에서 형성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나와 통화한 내 친구는 주로 미국의 CNN이나 일본의 NHK 방송만을 시청한다고 하던데 영어도 일어도 모르는 절대 다수의 한국인들, 특히 젊은층은 불그스레한 보도만을 접하면서 각자 나름대로의 의견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언론을 그 정도 장악한 북은 무력에 의하지 않더라도 한반도의 적화통일은 가능하다고 믿게 되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지 난감하기 짝이 없다.
반미 친북이 결국 적화통일의 하나의 방안이었음을 이제야 깨닫게 된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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