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 하는 게 개인적으로 훨씬 이익 되는 우파운동인데, 어느 젊은이의 코가 꿰이겠는가.

우파를 활성화 시키고자 하는데 있어서 여러 가지 난관이 있다.

그중 차세대 양성과 세대간 계승에 있어서 “고용”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좌익들은 왜 저렇게 일사불란한 체계가 갖추어져 있을까?

과거를 캐보면 별 되먹지도 않은 것들이 어떻게 감히 저런 자리를 잘 꿰어 차고 조직적으로 잘 동원될까?

그것은 바로 그들의 소통수단이 “고용”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좌익운동권 출신의 30대를 야당 국회의원 보좌관 등으로 채용하는 사례를 많이 본다.

그러면 일단 제도권 내 좌익과 재야좌익 간에 소통이 이루어져 단결과 동원에도 막대한 기여를 하게 된다.

한진중공업 사태 같은 일에 야당이 나서서 재야좌익 측의 보도가치 올려준다거나, 야당의 한미-FTA 반대에 재야좌익이 동조시위 하는 식으로 그들은 한통속으로 묶여있는데, 그것은 바로 소통 때문이요, 그 소통은 고용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사실, 좌익운동원을 보좌관 등에 채용할 경우, 생계가 해결되는데다 생계를 위하여서라도 그에 걸 맞는 역할을 수행하려고 할 것이기에 야당과 재야좌익의 연대는 더욱 공고해지는 것이며 뭐니뭐니해도 고용관계이기에 뭘 시키더라도 따라야 하는 관계가 성립하는데서 더욱 직통적인 체계가 선다.

굳이 국회의원 보좌관이 아니더라도 좌익언론, 좌익단체 같은 곳에서 대충 ‘일 아닌 일’ 같은 것 맡으라며 밥자리를 만들어주고, 거기서도 좌익끼리 서로 끌어당겨주니 좌익운동권의 미래는 밝을 수밖에 없다.

“스펙보다는 투지”를 더 대우해주는 이러한 고용체계 때문에 그들은 차세대 양성과 세대간 계승에 있어서 우익보다 훨씬 유리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야당 국회의원에 좌익운동권 출신이 많은 것도 그들 간의 세대교체로 보면 될 것이다.

이에 비하여 우익은 어떠한가.

국회의원 보좌관 자리 주는 것은 고사하고, 한나라당 의원 보좌관의 경우 예전에 돌출되었던 민노당 소속과 전공노 문제에 대하여 아직도 어떻게 결말을 보았는지 확실한 소식이 없다.

벌써 여기서 한나라당과 재야우파 간의 소통은 차단된다.

굳이 국회의원 보좌관 자리가 아니더라도 제도권 내의 다른 자리도 마찬가지다.

좌익의 예봉을 피하기 위하여 “공정”을 구실로 눈가림하며 주로 스펙 위주로 채용하는 편이다.

그나마 겨우 예외적으로 위신 세운다며 엽관인사 한다는 게 고작 ‘고소영’, ‘강부자’ 수준이다.

즉, 우파운동 해가지고는 절대로 제도권 내에 못 들어간다는 소리다.

한나라당 보좌관과 제도권뿐만 아니라 우파 언론도 매 한가지다.

편협을 배격한다는 이유로 조선ㆍ중앙도 사설진에다 좌익지분의 밥그릇을 할애해주고 있다.

그나마 “문화일보”가 우파 사설진으로 채워진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재야우파도 매 한가지다.

우파 운동 하지 않은 전직 스펙 위주로 CEO 자리를 모시려고 난리다.

이런 CEO는 소속 재야우파에다 찬조는커녕 회비조차 안 내는 것은 기본이요, 실패해도 자기가 희생하는 식의 손해 보는 것 없을 정도로 시어머니 자리부터 확보하며, 성공하면 바로 그 CEO에게 공로가 귀속되는데다 그 성공의 과실을 소속 재야우익과 공유하기 보단 그 CEO의 동일스펙 집단과 공유해버리는 것이다.

결국 재야우파 회원들은 실컷 남 좋은 일에만 이용당해주고 자신은 거덜 나는 꼴이다.

그런 스펙파 우파 CEO 노인들이 젊은이의 적극적 활동을 당부한다. 말은 옳다.

하지만 정작 그의 자식들은 우리 사회에서 좋은 자리 차지하며 열심히 스펙을 쌓고 있는지 모르나, 좌파와 충돌가능성이 전혀 없는 대형 애국집회에 그런 우파 CEO의 자녀들이 숫자라도 채워주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우파운동에는 코빼기도 안 보인다. (류근일은 제외)

뭐 그런 CEO가 재야우파 사람들 앞에서 “나라를 위해...진정한 애국심으로...”라고?

그럼 우리는 남 좋은 일 해주고 그냥 굶으란 소린가!

결국 남의 자식 희생으로 자기 집안 챙기는 꼴 밖에 더 되는가.

예전에 여의도 광장에서 국보법 철폐를 두고 좌우익이 마주보며 천막농성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좌익진영에는 두루마기 수염들이 방문하여 찬조금 내놓고 술과 음식을 차려주고 갔다.

좌익들은 대부분 젊은 미혼자들 위주인지라 한마디로 시위 자체가 즐거운 캠핑이었다.

그에 반하여 당시 우파 캠프엔 난방용 연료는 고사하고 주변에서 전기조차 대주는 데가 없어 발전기를 돌려가며 조명을 했는데, 그 연료비가 너무 많이 들어 금전적 불안감 때문에 언제 그만두나 식이었다.

게다가 우파들은 대부분 직장이나 생업을 팽개쳐두고 나왔기 때문에 향후의 생계도 막막하였음에도 기껏 격려하러 오는 사람이라곤 전직이 뭐니 하는 대단한 스펙들이었는데, 이들은 검정세단 몰고 찾아와선 그냥 악수만 하고 돈은 한 푼도 안 주고 갔다.

그때 무한전진과 멸공산악회를 비롯한 우파 사람들의 고생을 보면 분노와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다.

그래서 얼마 전에 우익신당 창당에 대하여 굉장히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는데, 이 역시 대부분 이러한 스펙주의 틀을 거의 벗어나지 못한데다가 그나마 마음에 들었던 곳도 돈 문제 때문에 그만 두었다.

그렇다면, 우파의 조직 활성화 방안은 뭐란 말인가. 오늘 생각나는 것은 딱 하나다.

스펙파 CEO 지향에서 “30대 우파운동가 고용”으로 시선을 바꾸라는 것이다.

나보다 젊은 우파들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생계문제로 우파운동 그만두고 갔는데, 대부분 스펙이 부족하여 밥자리가 시원찮은지 밑바닥 생활로 연명하는 모양이다. 이게 10년 동안 애국우파운동에 “젊음”을 바친 댓가다.

그나마 스펙 있는 자는 혼자 조용히 자리를 꿰어 차고 연락이 없으며, 밥자리 잡은 사람은 밥자리 놓치는 공포 때문에 이제는 우파운동 관두고 늙어서 은퇴하고 나면 우파운동 하러 오겠단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우파는 30~40대가 거의 비어있다고 봐야 한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지금 한참 일어나는 20대 우파 대학생들의 미래 생계를 보장하지 못하는 데서 맥이 끊어질 수밖에 없고, 우파는 노인대학 궐기대회로 끝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말인데, 국회의원 보좌관이든, 제도권내 비정규직이든, 그게 아니면 우파 재단(정몽준의 5000억) 같은 곳이든 간에 30대 우파활동가를 “고용”하라는 거다.

30대가 우파운동 쪽에서 밥자리 잡는 것을 보아야 이와 소통이 쉬운 20대가 희망을 느껴서 같이 날뛰게 되어 젊은이들의 SNS도 장악할 수 있는 것이지, 무슨 막연한 계몽 가지고 어느 젊은이가 SNS를 통하여 자신의 생계도 보장해주지 않는 우파적 흐름을 리드하겠나.

시위 참가비 같은 좌익의 반칙을 욕하기 전에 우익에 대한 투자부터 생각해보라는 거다.

막연히 가난한 백성 돕는다고 돈 뿌리고 열정 쏟아봐야 표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말하면 “한자리 달라는 거냐?”하며 자격지심을 자극하며 모멸감 주려고 조롱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아니. 여러 자리 달라는 거다. 어쩔래?”라고 반문하고 싶다.

제도권과 재야 간에 고용관계로 서로 코가 꿰인 좌파와 정부여당과 재야 간에 전혀 밥자리로 코 꿰인 게 없는 막연한 남남관계인 우파라면, 활동력과 동원력에 따른 승부는 이미 결판난 거다.

그렇다면, 필자도 내세울만한 스펙이 없기에 괜히 바보짓하다 끝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도 우파 활동 그만두고 생업에 매진하여 충분한 스펙을 갖추고 나서 애들 장성하거든 집안일 제쳐두고 나 혼자만 청렴하게 빈 주머니로 목숨 바치러 가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

그때 가서 남의 자식들 앞에서 “목숨 바쳐 조국을 구하자”고 열변을 토하면서.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