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211 일요일
탈출기 // 북한의 누이에게 미안, 미안
오늘 저녁 식사 메뉴는 팥밥에 두부찌개, 건태조림이었다. 맛있게 잘 먹었지만 먹는 도중에 북한의 어느 하늘 아래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모르는 누이 분금이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수저를 놓을 때까지 계속 미안했다. 다른 때에 비해 오늘 유난히 미안한 마음이 더 강했던 원인은 아마도 북한인권국제대회 관련 두 가지 행사에 참석했고 또 신문보도 기사를 열심히 읽은 탓인 것 같다.
누이 분금(粉金)이는 살아있다면 이제 60세 할머니겠지만, 아마도 80대 할머니 정도의 초췌한 모습일 것이다.
이런 내 마음이 실제로는 분금에게 아무 도움도 안 되겠지만, 난방이 잘 된 방에서 잠자는 안락한 내 처지는 더욱 미안했다. 분금이가 살았디면, 심중팔구 우리 집 베란다의 온도 정도 되는 찬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잘 것이다.
1946년생이니까 명년에 환갑이 되는데, 도대체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알아야 내 쪽에서 어떤 감정이나마 일관성있게 지닐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김정일 도당과 노무현 김대중 패거리들은 이런 이산가족들의 슬픔을 터럭 끝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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