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땅에서 북한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은 꽤 여러곳이 있습니다. 우리 한국 사람들이 가장 쉽게 가서 볼 수 있는 곳이 중국의 도문이란 도시에서 바라보는 북녁 땅입니다. 맞은편의 지명이 회령입니다. 다리를 사이에 두고 있으며 산등성이엔 구호가 적혀있고 가끔 다리 위를 왕래하는 사람들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주로 북한에 있는 인척들에게 양식을 전해주려고 다녀오는 중국 동포들입니다. 백두산을 관광하려면 중국 연길을 경유해야 하는데 도문은 연길에서 자동차로 약40~50분 정도의 거리에 있습니다. 백두산 관광을 위해 연길시를 찾는 사람들은 한번쯤 다녀가는 곳입니다. 한때 실향민들이 북녘 땅이라도 보고 싶다며 찾던 곳이기도 합니다. 다리에는 두가지의 색으로 구분되어 있어 그 중간이 국경임을 표시합니다. 그곳을 흐르는 강이 두만강인데 물은 거의 없습니다. 겨울엔 얼음위로 경비병 몰래 왕래가 잦았던 곳입니다. (남과 북의 아이들이 얼음치기로 놀기도 했다고 합니다)
두번째로 중국의 단동 지역에서 바라보는 북한의 신의주 땅입니다. 여기는 압록강이 흐르고 강 전체가 중국의 영토입니다. 그러니까 신의주 육지만 북한 땅입니다. 따라서 관광객을 태운 모터 보트는 육지만 오르지 않으면 국경의 침범이 아니므로 신의주 항구의 부두까지 가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강냉이를 비롯한 원조 물자가 가장 많이 북한으로 유입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예전엔 신의주의 불빛이 더 화려했으나 지금은 중국 단동의 화려한 불빛에 비교가 안됩니다. 밤에 신의주를 바라보면 마치 정전상태와 진배없습니다. 신의주 역에는 동냥하는 아이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참고로 중국의 북경(베이징)에서 평양으로 가는 열차가 단동을 거쳐서 신의주를 경유하여 평양으로 갑니다. 평양의 일반 관리들이 중국 출장에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열차입니다.
그외 몇 지역이 있지만 일반 사람들이 가보기엔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중국의 훈춘 지역을 지나서 교두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은 중국의 동포들이나 외국인들이 나진 지역과 선봉 지역을 방문하기 위해 통과하는 곳입니다. 이곳도 다리를 사이에 두고 국경이 나뉘어 집니다. 북한쪽 지명이 원정이란 곳이고 유명한 장마당이 서는 곳이기도 합니다. 원정에서 세관 조사와 입국 심사를 받으면 새별(아오지 탄광 : 이곳은 러시아의 핫산 지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습니다)을 지나서 선봉화력 발전소를 경유하여 나진에 이르게 됩니다. 일반인들이 관광을 위해 찾는 곳은 아닙니다. 예로부터 변방무역의 본거지이기도 합니다. (북한은 이지역을 황금의 삼각주라고 부릅니다.)
탈북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루트가 두만강 유역입니다. 물이 깊지도 않고 중국의 동포들이 가장 많이 모여살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중국에서 겪는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심지어는 인신 매매단에게 붙들려 중국인들에게 헐값으로 팔려 가기도 합니다. 중국 동포들 중에는 탈북자들을 숨겨주고 잘 보살피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중국 공안 당국에 신고를 해서 북으로 다시 끌려가게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탈북자의 수기를 지어낸 것이라고 합니다. 탈북자의 모습이 살이쪄서 퉁퉁하다며 굶는 다는게 다 거짓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인터넷에서 어느 교사가 국정원의 중견 간부에게 들었다는 글을 읽은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이들은 오직 굶주림 때문에 죽음을 무릅쓰고 사선을 넘어온 사람들입니다. 사실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이념으로 넘어오는 사람들은 적습니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북한을 탈출하여 한국으로 오는 사람들은 아주 특별한 사람들에 속합니다. 이들은 대부분 남쪽에 있는 가족들이 안내자를 고용하여 사전에 달러도 보내주고 하여 오랫동안 탈출을 계획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탈북자의 생활과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그래도 가장 정확하게 알려주는 사람이 독일의 의사 플레첸입니다. 그분의 말이 진실에 아주 가깝습니다. 북한엔 인권이란 없습니다. 자유 또한 없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과업 일정에 따라 매일 똑 같은 생활의 반복이며 여행의 자유 또한 생각해 볼 수도 없습니다. 일일이 신고를 하여야 하며 출발지에 신고를 하면 도착지에도 신고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배급에 차질이 없습니다. 마치 우리나라 군인들이 파견을 가게되면 일보 정리를 하듯 그들은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곳은 분명 낙원이 아닙니다. 생지옥입니다.
간혹 우리나라에 있는 무슨 무슨 대표다 하고 평양을 다녀온 사람들은 북한의 실상을 볼 수 없습니다. 심지어 남포 공단에 근무하는 우리나라 상사의 근로자들도 평양을 가본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평양에서 남포 간에는 묘향산이 있는 희천시까지 고속도로가 연결되어 있어 교통이 아주 좋은 편에 속합니다. 그런데도 이들에겐 통행의 자유는 지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북한에 가서 대회다 축제다 하며 참가하고 온 사람들은 전시관 속에 있는 북한을 보고 올 뿐입니다. 이들이 북한 주민들의 참상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러고도 주체사상의 위대함을 알 수 있을까요? 공연히 분위기에 젖어서 떠드는 그야말로 헛소리들입니다.
탈북자와 북한의 인권에 대한 얘기를 하려니 서두가 길어집니다. 어쨌든 황장엽 선생님과 지금도 중국에서 숨어 지내는 탈북자들은 김대중의 햇볕 정책의 피해자들이고 그 햇볕 정책으로 인해 그들은 중국 공안에 적발되어 북한으로 넘겨지고 결국은 처형에까지 이릅니다. 우리 한국 대사관과 영사관에선 이들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괜히 북한의 심기를 건드릴까 노심초사 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들도 반역자의 대열에 올려놓아야 합니다. 햇볕은 김정일 혼자 따뜻하게 쐬었습니다. 이들은 남이 아니고 우리의 동포입니다.
인권을 부르짖고 평화를 부르짖고 반전을 부르짖었던 인권단체나 시민단체는 이제 북한에 있는 우리의 동포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탈북자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할 일들을 독일인 의사 플레첸이 하고있습니다. 그외 많은 외국의 뜻있는 사람들이 마치 자신들의 일인 양 어려운 일들을 맡고 있습니다. 우리는 창피한 줄 알아야 합니다. 이라크는 거리도 너무 멉니다. 북한과 중국은 아주 가깝습니다. 국적을 포기한다던 사람들 국적 포기하지말고 그럴 용기와 그만한 평화와 인권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총알이 쏟아지는 이라크로 갈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중국으로 가서 단 한명의 탈북자라도 찾아서 자유 대한의 품으로 데리고 오십시요! 당신들은 위대한 한국인으로 길이 남을 것입니다.
2003.04.10.
솔방울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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