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18일 "지난 10년에 대해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하는 데 이는 중국의 한 지식인이 문화혁명 10년을 '없었던 세월'이라고 지칭했던 것을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 전국장로회연합회 수련회 특강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잃어버린 10년으로 불리게 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보다 우리사회가 극심한 분열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정 의원측이 전했다.

그는 "사회가 발전하면서 직면하게 되는 양극화도 심각한 데 우리는 양극화를 의도적으로 조장해온 10년을 살아왔다. 정치도 그랬고 경제정책에서도 그랬다"면서 "통일과 안보에서도 분열이 의도적으로 조장됐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양극화를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인상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10년간 정치권에서 일어난 가장 심각한 일은 정치언어가 병들었다는 사실"이라며 "언어란 것은 때와 장소, 경우를 분간해야 한다. 권력이 아무 때나 아무데서나 어떤 경우에서나 하고 싶은 말을 마음대로 하면 상식을 깨뜨리고 공동체 질서를 훼손하고 법 질서도 지탱하기 어렵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 발언이 누군가를 겨냥해 미움을 깔고 있다든지 교묘한 논리로 자기주장을 끊임 없이 미화한다든지 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며 "10년간 우리는 이상한 정치언어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합리적 판단을 잃어가고 있다. 정부, 국회, 어떤 때는 사법부의 발언조차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그 놈의 헌법', '별놈의 보수', '기회주의가 득세한 나라', '변호사들이 만든 서류라는 것은 대개 사람 속여 먹으려고 말로 장난치는 것' 등 모든 말들이 현 정부에서 쏟아져나온 이상한 언어"라며 노무현 대통령의 화법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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