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동영 /8/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
작은머슴 정동영씨는 김정일이가 반길 가능성이 높은 수백 명을 데리고 평양으로 갈 예정이라고 한다. 그가 걸어갈 수 있는 길은 일단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는 있지만, 선택의 자유가 주어질 것 같지는 않다.
A-1. 김일성 시체 앞에 가서 땅에 이마를 박으면서 재배를 하고는, 다음과 같이 읊조릴 수도 있겠다.
" 오호, 위대하신 태양이시여!
당신만이 참다운 민족주의자이시며, 또한 100% 초과달성한 민주주의를 실천한, 동서고금 역사에 두 번 나타나기 어려운 위대한 지도자이시나이다."
B-1. 김정일 상대로
"아버님 김일성씨는 6.25 남침으로 동족을 수없이 죽였으므로 그 점을 사과하시오. 그러면 남한 국민들이 당신을 용서해 줄 것이오. 미국도 너그럽게 봐 줄 터이고."
정동영씨는 위 두 가지 중 그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어중간한 태도를 보여 주면 북쪽에서 멍들던가 남쪽에 와서 멍들 것이다. 회색분자는 남에서도 북에서도 싫어하니까.
A-2. 평양시내의 고급 호텔에서 어항 속 붕어처럼 주는 대로 산해진미나 얻어먹고 오느라고 북한 동포들의 신음 소리를 전혀 못 듣고 오거나
B-2. 평양 시내를 벗어나, 황폐한 들판에서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불쌍한 동포를 한 명 이상 만나서
"여기가 과연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맞소?"
하고 탄식하고는
그 동포와 함께 통곡하고 몰래 얼굴을 닦고 올 것이다.
만화 같은 이야기지만,
위의 A, B 둘 중 어느 하나로 통일된 가락의 노래를 정동영씨는 부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정동영씨에게는 이번 평양방문이 노무현씨의 작은머슴이 된 것을 후회하는 전환점을 마련하는 비극이 될는지도 모른다. 얼마 안 있으면 김정일 정권이 비누거품처럼 사라질 터이니까1.
만일 이 사람이 대국(大局)을 보는 안목이 없어서 A 가락의 노래를 부르면서 서울 평양 사이를 문익환 스타일로 다녀오게 된 것을 대단한 행운으로 안다면,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는 사람이라고 보아야겠다.
왜냐 하면,
[역사의 수레]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역사의 수레바퀴에 깔려] 죽을 사주팔자가 될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즉, 김정일의 반성과 사죄를 받아야 할 좋은 기회를 놓진 역사의 죄인들이 될 터이니까. 김대중씨 다음으로.
"통일은 천천히 돼도 좋다"고 말한 큰머슴 노무현씨는 이 정도로 바보는 아닌 것 같다. 그래서 김정일이를 만나는 일을 미루는 것 같다.
정동영씨가 금년 6월 15일 이후에도 계속 한반도 주변 바다의 싱싱한 물고기들처럼 헤엄치면서 살 것인가, 아니면 북한 산야의 말라비틀어진 초목들 비슷한 처지가 될 것인가는 어찌 보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 같기도 하다. 저 동네 친구들 거의가 머리가 굳어졌으니까.
따라서 정동영씨에게는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 따위의 연극배우 스타일의 제스처도 필요 없을 것 같다.
그냥 가라.
그 가벼운 미소를 절제하지 말고.
자신이 걸어야 할 유일한 길은 북쪽으로만 뚫린 길인 줄 알고 그냥 가라. 억지로 호랑이 걸음 흉내를 내지도 말고. //050531불//
159982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