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붕괴 속에 교사들의 여전한 교재비리"
교사와 도서 총판업자 간에 검은돈이 오가는 교재 비리 커넥션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경찰이 20일 검인정 교과서와 참고서 등을 교재로 채택해 주는 대가로 뇌물을 주고받은 도서 총판업자 3명과 일선 13개 공·사립고교 교사 30명을 적발해 불구속 입건 한 것은 해묵은 그 비리 커넥션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시켜 준다.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난 이들의 뇌 물수수 규모만 최근 4년여 동안 44회에 걸쳐 2700만원에 달할 만 큼 장기간에 걸쳐 비리가 자행돼왔는데도 학교와 교육정책 당국 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는 것인가, 아니면 알고도 눈을 감아왔 다는 것인가.
교사들이 채택료나 리베이트 명목으로 받는 책 판매대금의 일정 비율은 당연히 학생이나 학부모가 치르지 않아도 될 비용을 추가 로 부담하는 것이다. 채택료만 없어도 책값을 30∼40% 정도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경찰의 설명도 이를 뒷받침한다. 채택료가 관 행처럼 오간 것은 교사들의 도덕불감증이 고질화돼 있음을 입증 한다. 심지어 리베이트의 분배를 둘러싸고 교사들간에 실랑이까 지 벌어졌다고 하니, 일부이긴 할지라도 그토록 추한 교사들이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 교재 비리 커 넥션은 학생이나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더 지게 하는 점도 문 제지만, 교재가 교육적 판단에 따라 채택되지 않고 채택료 여부 나그 다과에 따라 결정될 개연성이 크다는 점에서 더 심각한 문제 다.
공교육의 부실로 중·고교 교실이 사실상 붕괴됐다는 지적이 나 온 것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공교육보다는 사 교육에 더 의존하고, 교사보다는 학원강사를 더 신뢰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직 사회 에 비리관행이 여전히 판친다면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는 참담할 수밖에 없다. 교육당국은 감사시스템 등을 통해 그 비리 커넥션 을 교육현장에서 영원히 추방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문화일보 교육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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