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농식품부 공무원이 '쇠고기 양심선언'
"쇠고기 협상 졸속·굴욕 협상..재협상해야"
대운하·괴산군수 이은 '공무원 양심선언'..파장 클 듯
현재 민공노 농식품부 지부장.."징계 감수한 발언"
미국산 쇠고기 협상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 공무원이 "이번 협상은 졸속·굴욕 협상이었으며 국민의 건강권을 훼손한 협상이어서 즉각 재협상해야한다"는 양심선을 하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농식품부 직원의 이번 `쇠고기 양심선언`은, 지난 23일 지식경제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연구원 김이태 책임연구원의 `대운하 양심선언`과 26일 괴산군수의 `정운천 농식품부장관 지지선언` 양심선언에 이은 것으로, 최근 정부 정책과 관련해 공직사회 내부의 양심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농식품부 기획재정담당관실에 근무중인 이진 주무관(6급)은 지난 26일 노조 본부 홈페이지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은 국민의 건강권을 위해 즉각 재협상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 주무관은 현재 전국민주공무원노조 농식품부 지부장을 맡고 있다.
이 주무관은 성명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직원(공무원)이자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중앙행정기관본부 농림수산식품부지부 지부장으로서, 최근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과 관련하여 말씀 드리고자 한다"며 "농식품부 공무원으로서 (촛불시위대) 앞에 나가 사죄하고 싶은 마음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참담한 마음과 함께 이제는 더 이상 침묵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으로 판단되어 제 입장을 밝힌다"면서 "지난 미국산 쇠고기 수입관련 협상은 한마디로 졸속적이고 굴욕적인 협상이며 국민의 건강권을 지나치게 훼손한 협상이다, 왜 졸속적이고 굴욕적인 협상인지, 왜 국민의 건강권을 지나치게 훼손한 협상인지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말씀드리겠다"고 이어갔다.
이 주무관은 "무능하고 무소신한 그리고 자기만의 영달만을 고민한 장관과 대표가 단 하룻밤 만에 미국측 요구를 전격 수용하는 것으로 결정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면서 "농식품부 장관이 그토록 되풀이 했던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규정과 과학적 기준, 안전성이라는 말에 이제는 신물이 난다"고 정운천 장관과 정부의 자세를 비판했다.
그는 또 대만과 일본, 멕시코, 말레이시아 등 외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과 우리 정부의 협상 자세를 비교하며 "OIE에서 정하는 통제국가 등급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장관은 알기나 하는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는 고시를 무기한 연기하고 재협상에 임할 것을 밝히고 미국과 즉각 재협의해야 한다,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만을 일방적으로 홍보할 것이 아니라 우려 지점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와 국내차원의 안전대책을 밝혀야 하고, 중고생과 아줌마로 대표되는 촛불문화제의 개최를 적극 보장하는 등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주무관은 지난 1999년 농림부에 들어와 농지과, 투자심사담당관실, 농산경영과, 농업협상과 등 다양한 부서를 거쳤다. 올해 초 정부 조직 개편 이후 기획재정담당관실에 지원 근무 중이었다.
농식품부 지부장을 맡은지는 2년째로 올해 4월 재선출 됨에 따라 연임하고 있다. 현재 이 지부장은 외부와 연락을 끊고 잠적한 상황이다.
민주공무원노조 중앙행정기관본부 관계자는 이 주무관의 이번 양심선언과 관련해 "(한-미 협상에) 국민들 뜻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애초 협상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에 대해 농식품부 직원으로서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며 "공직사회 안에서 내부 비판하기가 어려운데, 이번 사건으로 징계를 받을 위험을 본인이 감수하면서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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