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근의 여론조사인 입소스 여론 조사를 보면 참으로 가관이다.
10명 중 7명의 응답자(72.8%)가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20.8%에 그쳤다고 한다. 또 2002년 대선 당시 95%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보낸 호남 지역에서조차 대통령이 31.6%만이 ‘잘하고 있다’고 답했고, 60.5%가 ‘잘못하고 있다’고 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열린우리당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에서도 잘한다고 하는 응답률이 반을 넘지 못한다. (49.3%).
대통령은 될지 안 될지 재단해보지도 않고, 이루기 위한 어떤 복안도 없이 입으로만 나불나불 대는 말 장난 정치를 하고 있으니 국민들이 이제는 대통령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지 않을 지경에 이르렀다. 아니 조소와 경멸의 대상이 되었다.
수구 세력과 결사 항전하겠다는 말, 수도 옮긴다는 말, 국보법 폐지한다는 말에 열광했던 국민들이 하나둘 양치기 소년 정치인에 속았다는 걸 깨달아가고 있다.
이런 거짓말이 들통 나는 걸 숨기려고 또 황당하게 한나라당과 공동 정부 구성하겠다고 한 소리 했다. 삼척동자의 눈에도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걸 뻔이 보이는 거짓말이다. 앞서의 거짓말 정치에 식상한 국민의 눈과 마음을 돌리고자 삼척동자도 안 속을 거짓말을 한달 내내 하였으니 국민들의 조롱과 경멸은 극에 달할 수밖에 없다. 세상에 이런 뻔뻔스러운 양치기 소년이 또 있을지 의문이다.
국군의 날, 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할 뜻을 내비쳤다. 외교적 협상이 필요한 중차대한 사안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저것도 해 보는 소리라는 걸 잘 안다. 그것이 이루어지기전까지는 국민들은 지껄이고 싶으면 지껄여라 하고 관심을 두지 않는다. KBS 9시 뉴스조차 그 대신에 이명박의 청계천 복원 개통 현장으로 데스크를 옮겨 이틀씩이나 보도한다.
이제 열심히 일하는 마을 주민에 관심을 끌고자 한번 큰 소리 질러보는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 정치에 국민이 등 돌렸고, 핵심적 지지 지역이 돌아서고, 집권당 지지자조차 반수 이상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 있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이 양치기 소년 대통령에게는 너무나 많은 사안을 가지고 거짓말 정치를 해왔기에 더 이상 거짓말할 건덕지도 없다는 데 있다. 한나라당과 합치겠다, 대통령 그만 두겠다 그 이상으로 국민의 눈을 돌리게 할 거짓말 거리가 있겠는가? 북한과 올해 내로 합치겠다, 또는 무엇 무엇이 안 이루어지면 자결하겠다? 그런 정도의 거짓말 거리가 아니면, 이젠 아무 효과도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구차하게 국민들의 손가락질 받으며 한계에 다다른 거짓말 정치로 2년 임기 더 버티려 하기보다는 용단을 내리기를 촉구한다. 대통령의 중도 사임 명분은 충분하다. 수도 이전 실패하고, 국보법 폐지 실패하고, 한나라당과 연합정부 구성 실패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하야를 선언하면 된다. 적어도 그렇게 한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5년 동안 되지도 않을 거짓말로 사기 치며 5년을 때운 구차한 대통령이란 소리는 듣지 않는다. 자신이 국민에게 약속한 바를 수구 세력의 반발로 무산되자 대통령직도 헌신짝처럼 내던진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 그런 평가는 그 누구보다도 대통령이 좋아하는 바다.
ps) 이 글은 한 보름 전에 올렸던 글입니다. 아직도 이 글의 취지는 견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대통령이 최근에 천정배 장관의 수사 지휘권 행사에 대해 정체성에 맞는 확고한 원칙에 따라 결단성 있고 정의로운 직무를 수행함에 따라 당분간 중도 사퇴하라는 입장은 유보합니다. 그러나, 또 다시 수구 반동 세력들의 정치 공세가 두려워, 지역주의 타파라는 위장술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정권 같이 운영하자고 연정 제안을 한다면, 또 다시 이 입장으로 돌아갈 것입니다.